이너 데몬스(Inner Demons.2014)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4년에 세스 그로스맨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16살의 나이에 벌써부터 마약에 중독된 커슨 모리스가 유명한 카톨릭계 미션 스쿨에 입학해 재활 클리닉에 다니면서 심리 치료를 받고 그 과정을 TV 리얼리티쇼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악마 들림 현상이 보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블레어 윗치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여주인공 커즌의 행적을 카메라로 쭉 담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연 커즌은 뽕쟁이인가, 아니면 진짜 악마에 씌인 건가? 그런 테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서 뽕쟁이 오컬트물를 표방하고 있다.

타이틀 커버 디자인이 약물 주사기로 다윗의 별을 이룬 것인데 본편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하지만 커버 디자인만 그렇지, 영화 본편의 내용은 상상 이상으로 지루하고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진다.

그것도 그럴 게 기본적으로 여주인공이 뽕쟁이란 설정을 가지고 있어 약물에 빠져 살다가 재활 치료 받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영화 전체의 약 2/3 가량이 오로지 그것 밖에 안 나와서 엄청 심심하다.

악마 들림 현상의 징조는 가뭄에 콩나듯 잠깐잠깐 나오는데 거울 보다가 뒤돌아서니 거울 속의 내가 악령처럼 변하는 흔해 빠진 연출을 제외하면, 오로지 배우의 연기력에만 의존하고 있어서 거의 대부분 눈깔을 뒤집고 까르르 웃고 알 수 없는 말을 주절주절거리는가 하면 거친 말을 내뱉거나, 토악질을 한다.

차근차근 밑밥을 깔아놓고 그걸 회수한 게 아니라서 그냥 느낌 가는 데로, 생각나는 데로 만들어 넣어서 절대 치밀한 구성이라고 할 수는 없다.

뒷내용이 충분히 예상이 갈 정도로 진부한 전개로 나가는데 그냥 뽕쟁이가 아니라 진짝 악령에 씌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는 본격 엑소시스트로 변한다.

근데 엑소시스트처럼 신부가 나와서 제령 의식을 시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게 아니라, 제작 보조를 맡은 청년 ‘제이슨’이 자력으로 제령 의식을 해서 좀 어설픈 느낌을 준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서 논픽션 분위기를 지향하는 건 알겠지만 포스트 엑소시스트라면 그에 따른 준비를 해야지, 아무런 준비도, 설계도 없이 즉홍적으로 만드니 연출력이 너무나 떨어져서 결국 아무 것도 안 되는 거다.

이게 처음 시도하는 거라면 또 모를까, 이미 이쪽 장르에서는 엑소시즘이 단골 소재라서 관련 작품이 상당히 많아서 연출력의 부재는 실드를 칠 수가 없다.

제령 의식을 받다가 악령으로 각성한 여주인공이 식칼 들고 사람들 도륙하고, 나중에 제정신 차리기 무섭게 몰살 루트로 진입하는데 그게 너무 작위적이다.

악령 자체도 제령 의식도 잘 안 통하는데 캠카메라 플래쉬 라이트 불빛보고 약해지고, 잠시 동안이나마 제정신을 차리게 된 것도 뜬금없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떼몰살 엔딩은 작위적인 설정의 정점을 찍기 때문에 그동안 구축해 온 논픽션 분위기가 한 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결론은 비추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엑소시스트 양산형 작품 중 하나로 진부한 소재와 늘어지는 전개, 심심한 내용, 연출력의 부재 등등 재미없는 영화의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10대 청소년의 약물 중독을 오컬트로 버무린 것이라서 그런 문제가 현실화된 북미 쪽이라면 현실감 있는 소재로 보여서 그것만으로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그런 문제가 별세계의 것처럼 느껴지는 문화권에서는 반대로 전혀 어필하지 못할 것이다.



덧글

  • 더카니지 2014/10/22 23:03 # 답글

    페이크 다큐에 악령이 너무 자주나오는거 같던데 크리쳐도 좀 나왔으면 하네요. 괴물 만들 특수효과비가 아까운건가??
  • 잠뿌리 2014/10/25 11:04 # 답글

    더카니지/ 괴물이 나오는 페이크 다큐도 있긴 한데 이 장르가 유행을 타서 당시 잘 나갔던 걸 따라가는 경향이 있죠. 악령 페이크 다큐는 파라노멀 액티비티와 라스트 엑소시즘의 양산형인 것 같습니다.
  • Esperos 2014/10/28 13:20 # 답글

    저 영화 표지는 주사기로 다윗의 별을 형상화한 게 아니라, '뒤집힌 오각별'을 나타낸 겁니다. 서양의 사타니스트들이 뒤집힌 오각별을 사탄의 상징으로 여기거든요. 뒤집힌 오각별 형태에 맞추어 염소 그림을 그린 것을 '멘데스의 염소'(Goat of Mendes)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사타니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는 상징이지요.
  • 잠뿌리 2014/11/03 16:50 # 답글

    Esperos/ 아. 멘데스의 염소라고 하는군요. 그 용어는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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