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왕 (2014) 2014년 개봉 영화




2014년에 우문기 감독이 만든 청춘 코믹 스포츠 영화. 광화문 시네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군대에서 갓 제대한 복학생 홍만섭이 학교에 족구장이 사라진 걸 보고 족구장 건립 청원을 하지만 주변에 무시를 당하고 몇 안 되는 친구들과 함께 족구를 하면서 지내던 중 캠퍼스퀸 안나를 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안나의 남자 친구인 前 국대 축구 선수 강민과 시비가 붙어 족구 승부를 벌였다가 단번에 이기자 캠퍼스에 족구 열풍이 불고 캠퍼스 족구 대회가 다시 열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휴먼 드라마+로맨스+코미디+스포츠물의 특성을 고스란히 갖췄기 때문에 어떤 한 가지 장르에 올인하지 않는다. 세 가지 장르에 균일하게 분량을 배분하고 있다.

휴먼 드라마의 측면에서 보면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다소 분위기가 암울한데.. 여기에 족구를 통한 스포츠 요소와 복학생과 캠퍼스퀸의 로맨스를 더해서 코미디로 버무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차 분위기가 바꾸니 정말 맛깔스럽다.

학업과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헤 가로 막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지나 버린 청춘 앞에서, 20대 관객에게는 ‘당신의 청춘은 안녕하시냐’는 안부, 30대에게는 ‘당신의 청춘은 어땠나요?’의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한국 독립/인디 영화나 청춘 영화는 어둡고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지 못 하고 파극에 치닫는 내용이 많아서 이 작품은 반대로 그런 현실을 극복하며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스포츠물의 관점에서 보면 작중에 나온 족구 대회에서 준결승과 결승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는 스킵하고 후다닥 지나가지만 정말 중요한 시합은 팀원과 상대팀을 충분히 조명하서 밀도 높게 묘사하고 있다.

분명 만섭이 식품경영학과 족구팀의 에이스지만 같은 팀원인 창호와 미래도 공기 신세로 전락하지는 않고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갈등을 맺고 그것을 해결하며 성장한다.

족구 경기 자체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만들었다.

더블팀 공격이라든가, 팀 내 잉여 전력의 대활약, 팀원 부상으로 기권 위기에 처했을 때 혜성 같이 나타난 지원군 등등 스포츠물의 왕도를 따라가고 있다.

특수효과도 너무 오버하지 않고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다. 정말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만한 부분에만 딱 집어 넣어서 사실 작중에 나오는 비율을 보면 족구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프롤로그와 클라이막스씬)

캐릭터 운영도 상당히 잘한 편이다. 작중에 나와서 허투루 쓰이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고, 처음에 어그로를 끌어서 비호감인 캐릭터조차 잘 활용하기 때문에 ‘이 녀석도 실은..’ 레퍼토리의 모범적인 사용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배우들은 거의 다 신인 배우들인데 연기력의 평균치가 낮지는 않았다. 신인 배우들이다 보니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일반인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데 그게 오히려 이 작품과 잘 어울렸고 신선한 느낌을 줬다.

히로인 안나 역의 황승언이 연기력이 떨어져서 연기력 평균치를 깎아 먹기는 했지만, 캠퍼스퀸 설정에 맞게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존재감은 있었다.

엔딩 같은 경우도 언뜻 보면 만섭 혼자 배드엔딩이고 주변 사람들만 해피엔딩인 것 같지만.. 작중에 만섭이 안나와 함께 준비한 비디오 영화 발표랑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매우 깔끔한 결말이었다.

이 부분은 그 비디오가 뭔지 아는 사람만 공감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건데, 그렇다고 희귀한 영화는 아니고 오히려 제목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결론은 추천작. 암울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유쾌한 스토리와 스포츠물의 왕도적인 전개를 지향하면서 신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의 평균치가 많이 떨어지지 않고 각본상의 캐릭터 운용도 잘 했기 때문에 큰웃음 빅감동은 아니더라도 소소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청춘 영화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사실 광화문 시네마의 첫 번째 작품인 ‘1999, 면회’에서 페이크 쿠키 영상으로 나왔는데 진짜 영화화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뒤 수도세를 둘러 싼 스릴러 ‘범죄의 여왕’ 페이크 쿠키 영상이 나오는데 그게 광화문 시네마의 세 번째 작품이 될 것 같다.



덧글

  • bullgorm 2014/10/17 19:28 # 답글

    수도세를 소재로 한 스릴러라.. 김부선씨 주연 낙점이려나요?
  • 2014/10/18 01: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뿌리 2014/10/18 11:00 # 답글

    bullgorm/ 어쩐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청년이 엄마한테 전화걸어서 수돗세 좀 내달라고 하는데 너무 많이 나와서 엄마가 직접 처리하겠다며 짙은 립스틱 바르고 출동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비공개/ 암울한 분위기 맞는데요. 주인공 만섭은 복학생인데 학자금 대출도 못 받아서 학교에서 짤릴 위기에 처했고, 복학하고 보니 족구장은 사라졌는데 족구장 만들어 달라고 하니 주변에서 경멸의 시선으로 보는 데다가, 룸메이트는 돈 없고 빽 없으면 공무원 시험 공부나 하라고 갈구는 상황이니까요. 그런 현실의 벽 앞에서 청춘을 저당잡히고 강의 듣고 시험 준비하고 알바만 하는 무료한 생활을 하는 게 20대 캠퍼스 청춘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지요. 암울한 분위기란 정의를 어떻게 내리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본작에서는 20대 청춘의 암울함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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