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킥 (2013) 2020년 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51647&page=8

2013년에 강냉이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73화로 완결한 태권도 만화.

내용은 중학교 때 알아주던 싸움꾼인 홍석준이 김준 고등학교에 입학해 태권도부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화는 전작인 폭풍의 전학생도 그리 좋다고 할 순 없었지만 후속작인 이 작품은 그때보다 오히려 더 나빠진 부분까지 보인다.

매 컷 작화도 좀 날림으로 그린 느낌을 주는데 배경은 그보다 더 심해서 선만 그려 넣은 수준이다. 이건 그림체가 간결하다는 말로 실드 칠 수가 없다. 그냥 무성의한 거다.

심지어 각 화의 분량마저도 적은데 가만히 보면 ‘2~3컷 < 여백 < 2~3컷’ 이런 식으로 컷을 나누어 놓고 스토리 전개를 밀도 높게 압축한 게 아니라 한 화에 끝내도 될 분량을 여러 화로 늘려 놓아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실하다.

스토리로 넘어가면 싸움 잘하는 일진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게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정말 진부한 소재다. 딱 90년대 만화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로 21세기인 지금 보기에는 너무나 낡았다.

진부한 소재를 쓴다고 해도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스토리가 재미있으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 홍석준은 태권도 초짜지만 키가 크고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어 그 강건한 나오는 힘과 근성으로 모든 걸 커버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이 설정은 전형적인 스포츠물의 주인공 타입인데 무엇 하나 새로운 요소가 없어서 정말 개성이 떨어진다.

작중에서 태권도를 하게 된 계기와 태권도를 해서 이뤄야 할 목표 설정도 뭔가 허술하다.

본래 이 작품은 홍석준이 정승룡한테 어린 시절부터 발려서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붙어준다는 말을 듣고 고교생이 된 뒤 태권도부를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헌데 정승룡의 여동생 정주연이 나오고 홍석준이 그녀를 좋아해서 태권도부 가입 권유를 단번에 받아들이는 바람에 정승룡과의 갈등 관계가 공중분해 됐다.

그 이후 태권도부 고문 선생의 면접 때 난데없이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이 나와서 그게 곧 태권도를 하는 이유가 되어 버린다.

그러다 더 나중에 가면 현직 청소년 국가대표인 라이벌이 등장하자 대립각을 세우며 라이벌 타도의 목표로 또 바뀐다.

스토리 전개는 변화무쌍해도 주인공의 목표나 동기 의식은 변치 말아야 되는데 이 작품은 후자 쪽이 마구 바뀐다.

스토리를 미리 짜놓은 게 아니라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즉홍적으로 그려낸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그 때문에 스토리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스토리의 중심을 잡지 못했으니 이야기가 전혀 진전되지 않는다. 남은 건 태권도 수련과 겨루기인데 여기서부터는 날림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의 평점이 9점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한 게 바로 산속에서 벌어진 합숙 훈련 에피소드 부터인데 27화에서 33화까지, 산속에서 달리기만 하다가 허리에 고무줄 매고 발차기 한 번 한 게 훈련의 끝이다.

태권도 초심자들 데리고 도장이 아닌 산속 훈련을 하고 고무줄 달아서 발차기 시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현직 태권도 사범이라는 독자가 댓글을 달았을 정도로 고증 오류의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밀도의 문제인 것이다.

34화부터 45화까지 무려 12화 분량을 차지한 진성고와의 겨루기도 대사, 나레이션, 관전자의 설명만 실컷 나오다가 정작 시합 자체는 발차기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긴장감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다.

시합 그 자체보다는 시합에 임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강한지 그걸 설명하는 거에 정신이 팔려 있다. 그 부분이 태권도 만화보다는 격투 만화 느낌을 줘서 태권도 정신은 어디다 팔아먹었냐는 비난조의 댓글이 우수수 달린 거다.

그런데 사실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주인공이 속한 태권도부에 목표가 없다는 거다. 전국 대회에 나가겠다던가, 반드시 꺾어야 할 라이벌 고교가 있다던가. 그런 게 일절 없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한 고문 선생의 사적인 감정에 의해 폐부 위기에 시달리고 있으니 뭔가 몰입해서 볼 만한 구석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태권도부 폐부 위기를 극복하는 해결 방법이 좀 납득이 안 가는데, 거기에 얽힌 누군가(경호)에 대한 떡밥을 던져놓고선 전혀 회수하지 않은 채 뚝딱 처리하고는 이후로 태권도부의 비중이 대폭 떨어져 주인공과 따로 놀고 있으니 그동안 해온 부 활동 이야기가 다 무의미해졌다.

홍석준이 그동안 겨루기에서 이긴 것은 재능이 있고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데 기본기가 부족해서 한계가 있다는 갈등이 생기면서 태권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스토리가 본 궤도에 올라가는구나!’라는 느낌을 주지만.. 그게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것이고 제대로 된 성장 과정은 아예 스킵하고 최종화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곧바로 3년 후 엔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무리가 소드마스터 야마토급이다.

이 작품에 유일한 의의가 있다면, 웹툰 본편보다 댓글이 더 재미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이 비난하고 욕을 하다 지쳐서 온갖 뻘소리를 다 써놓은 게 베스트 댓글로 올라가서 오늘은 또 어떤 드립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매 화 보게 되는 거다.

이른바 댓글 게시판의 자유화다.

물론 이건 좋지 않은 사례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야 있겠지만, 본래 그러라고 있는 댓글 게시판이 아니니까 말이다.

결론은 비추천. 흔해 빠진 소재에 몰개성한 캐릭터, 작화와 스토리 둘 다 날림에 연재분의 평균 분량마저 적은데다가 급전개로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조차 거두지 못한 망작이다.

작중에서 홍석준이 기본기가 부족해서 발전의 한계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 작가 본인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기본기가 약한 작가에게 얼마나 빨리 한계가 찾아오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돌베 작가의 샌프란시스코 화랑관과 비교해서 더 까였다. 두 작품 다 태권도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은 액션물이 아니라 일상물이라 장르가 전혀 다르지만, 태권도 묘사와 고증을 잘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강냉이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로 태권도 5단의 실력자라고 한다.



덧글

  • 기사 2014/10/14 00:12 # 답글

    샌프란시스코 화랑관보다가 이걸 보니....욕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
  • 잠뿌리 2014/10/18 10:50 # 답글

    기사/ 샌프란시스코 화랑관과 여러모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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