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프린세스 드림(美女终结者.1993)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대만의 ‘천당조’에서 만든 성인 게임을, 1994년에 한국의 게임 박스에서 정식으로 수입해 한글화한 게임. 원제는 ‘미녀종결자(美女终结者)’. 한국판 제목은 ‘프린세스 드림’이다.

내용은 여섯 명의 미녀를 공략하는 이야기다.

그 말 밖에 줄거리를 따로 설명할 수 없다. 스토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여섯 명의 남자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이건 기본 스킨의 차이만 있지 속내용은 다 똑같다.

이름, 혈액형, 별자리(생일)을 자유 선택할 수 있는데 게임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그나마 혈액형, 별자리는 둘째치고 이름은 한글 가나다라마사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대만 게임을 번역한 것이라 특정한 단어만 지원이 가능해 원하는 이름을 짓는 게 힘들다.

대만판은 엄연히 미녀종결자라는 글자가 대문짝 만하게 적힌 타이틀 화면이 있지만 국내판에는 없다. 타이틀 화면을 삭제하고 캐릭터 스킨, 이름/혈액형/생일을 정하기 무섭게 바로 메인 메뉴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예 프린세스 드림이란 제목도 그냥 게임 박스 패키지랑 광고 때만 나올 뿐, 게임 본편에는 전혀 안 나온다.

메인 메뉴에서 ‘비긴’은 게임 시작. ‘컨티뉴’는 로드, 바이블은 여성을 사귀는 법 조언. ‘데이터 디스크’는 실제 플로피 디스켓에 세이브 데이터를 복사하는 것. ‘시스템’은 사운드와 효과음 온/오프. ‘스터프’는 스텝 이름을 볼 수 있다.

바이블에서는 여성과 사귀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나오는데 이건 그냥 립서비스로 넣은 거지, 게임 본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물론 그게 실제 연애에 대해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워크맨을 즐겨듣는 여성은 자기중심형이다!’라고 하든가, ‘여자의 말만 따르면 분명 실패한다. 여자는 귀엽지만 무서운 동물이다, 이중성격자다!’라고 앞에서 그러다가 몇 페이지 뒤에 이어진 조언이 ‘때로는 애정의 노예가 돼서 여자와 의견 대립을 하지 마라, 반대의견을 갖지 마라!’ 이러니까 어느 장단에 손뼉을 맞춰야 될지 모르겠다.

‘어떻게 지적인 여자를 찾는가?’라는 조언에서는 여자가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째는 자기를 알아주는 남자를 사모하며 둘째는 자기를 무시하는 남자를 좋아한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현실에서 그 이야기를 적용하면 싸대기 맞기 충분할 것 같다.

게임 본편으로 넘어가자면 일단 이 게임은.. 18세 이상 이용가의 성인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게임 방식이나 스타일이 에로 게임과는 좀 달라도 한참 달라다.

어드벤처 장르가 아니라 퍼즐 장르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명 오미령, 서지은, 김혜경, 박경희, 최은선, 이선자 등 여섯 명의 여자 중 한 명을 골라 공략하는 것이 기본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예절’, ‘음악’, ‘사격’, ‘각’, ‘공부’, ‘의무’, ‘현금’, ‘애정’ 등 8가지 능력치를 전부 꽉 채워야 클리어할 수 있다.

F1부터 F6까지의 실행 커맨드가 있다.

F1 책 커맨드는 예절, 음악, 사격, 각, 공부, 의무 등 주요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미니 게임을 할 수 있다.

예절은 공략 대상의 그럼 퍼즐 맞추기, 음악은 화면에 나온 계란을 보고 새끼 새가 계란을 깨고 나온 순서를 기억해 놨다가 순서에 맞게 클릭하는 것, 사격은 방향키 좌우를 연타해 육상선수 인형을 골인 지점까지 이동시키는 것, 각은 화면상에 보이는 박스가 총 몇 개인지 맞추는 것, 공부는 퀴즈, 의무는 같은 그림 맞추기다.

해당 미니 게임을 빨리 클리어 할수록 능력치가 높게 상승한다.

F2 하트 커맨드는 선물과 데이트를 해서 애정 포인트를 상승시킬 수 있다. 예물, 생화, 금카드, 복장, 데이트, 악세사리, 현금, 영화구경, 관광, 가라오케, 커피숍, 나들이, 사우나, 집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고 가격이 쌀수록 별다른 조건 없이 애정 포인트를 상승시킬 수 있다. 다만, 소폭 상승하는 것이며 대폭 상승시키려면 특정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측 하단에 시간과 날짜, 돈 위에 빨간색 칸이 다섯 개 있는데 그게 게임 상에서는 통칭 ‘안타’라고 해서 일종의 공략 진행 정도를 표시하는 것인데 비싼 선물은 그 단계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F3 알통 커맨드는 아르바이트로 특정 능력치의 상승/하락과 함께 돈을 벌 수 있다. 봉사원, 가정교사, 거지, 보험원, 청소부, 서비스, 운반공 등이 있는데 봉사원은 돈은 벌 수 없지만 예절 수치만 올려주고, 다른 일은 전부 돈은 벌 수 있되 특정 능력치가 감소한다.

F4 십자가 커맨드는 카드 아이템 구입이다. ‘지시카’는 예절, 각, 공부 항목에서 도전 횟수를 두 번씩 늘려주는 것. 작농카는 퍼즐 게임에서 일정한 횟수로 답을 알려주는 것. 군사카는 회사의 부도를 막고, 발랑카는 히든 카드 3번 사용 가능, 대복점과 대복권은 화재를 막을 수 있다.

언뜻 보면 느긋하게 미니 게임을 하면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랜덤으로 재난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회사가 부도나서 자금이 오링난다던지, 연적이 등장해 초 단위로 애정 수치가 급감하는 일이 생긴다. (회사는 군사카, 연적은 선물/데이트에서 금 카드 같은 걸 구입해 퇴치할 수 있다)

성인 게임으로서의 수위는 약한 편. 처음에는 사복을 입고 있다가 5안타를 치면 탈의해서 속옷 차림이 된 뒤, 달랑 CG 한 컷 나오고 땡이다. 오히려 가슴 노출은 공략 캐릭터가 아니라 아이템 발랑카들 구입할 때 엑스트라 캐릭터의 상체 노출 샤워씬으로 한번 나올 뿐이다.

그나마도 오미령과 서지은은 캐릭터 디자인이 분명 다른데 공략 달성 후 나오는 CG가 동일해서 결과적으로 게임상에 나오는 CG라고 할 만한 건 달랑 다섯 장 밖에 안 된다.

캐릭터 대사 같은 경우 음란함의 ‘음’자도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회화 이벤트 자체가 없다. 그냥 선물/데이트를 할 때 여자의 리액션이 나올 뿐인데 이게 어떤 수준이냐면 ‘엄마가 당신 선물 받지 말랬어요’, ‘선물은 돌려주겠어요’ 이런 수준이다. 그러니 야설에 나올 법한 대사를 기대하면 뒤통수가 시릴 것이다.

그림이든, 대사든 이게 어딜 봐서 성인 게임인지 의문이 들 정도인데 1993년이란 시기를 감안하고 봐도 동시기의 일본 PC9801용 에로 게임과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이쪽이 커피맛 우유면 동시기의 일본 에로 게임은 TOP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94년 당시 한국에서 젠타의 기사(드래곤 나이트 3), 메탈 & 레이스(인형사)와 함께 정식 수입해 한글화한 DOS용 3대 성인 게임으로 게임 잡지에서 줄기차게 광고를 했었다.

작중 공략 캐릭터 중 제한 시간이 가장 짧아서 공략이 힘든 금발 미녀 이선자의 한 컷 CG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물론 그건 전부 낚시다.

그 광고한 게임 잡지가 1994년에 창간한 게임 매거진인 게 기억나는데 거기에 덜컥 낚여서 이 게임에 대한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지금 현재 30대 아저씨가 되서 되돌아보면 참 부끄럽기 짝이 없다. (뭔가 이거 안 좋은 의미로 추억 보정 효과가 있다)

게임 본편의 엔딩은 따로 없고 그냥 한번 여자를 공략하면 그 다음에 또 다른 여자를 선택해 공략하는 것인데.. 한 번 공략했을 때의 모든 능력치가 리셋되어 버린다.

여자 공략에 성공하면 세이브를 할 수 있는데 이걸 다시 로드해도 공략 성공 직후로 되돌아가 속옷 CG 한 번 보고 땡이다.

일본 에로 게임의 오마케 모드 같은 걸 따로 지원하지 않아서 세이브/로드로 대처한 것인데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결론은 비추천. 과대광고로 낚시를 한 것에 비해 에로 수위도 한참 낮고 본편 게임이 어드벤처가 아니라 미니 게임 모음집이라서 성인게임이란 키워드에 단 1%라도 기대했다면 100% 실망으로 돌아오는 괴상망측한 게임이다.

90년대 당시 도대체 국내 배급사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게임을 들여와 한글화해서 출시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졸작이나 망작보다 괴작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일본에서 PC9801 시절부터 에로 게임을 하고 자란 세대가 이 게임을 접하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만 보면 정말 천당조가 이상한 회사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90년대 당시 팔콤의 영웅전설, 로만시아, 브랜디쉬부터 시작해 FUGA SYSTEM의 아마란스 시리즈, 데드 포스 등등 일본 RPG 게임을 주로 수입한 곳이다.

90년대 당시 한국에서는 일본 게임을 정식으로 수입해올 수가 없어서 천당조에서 수입한 일본 게임의 대만판을 2차 수입을 했다. 그래서 일본어가 아닌 중국어를 번역했기 때문에 90년대 당시 한국판 수입 게임의 번역 퀼리티가 괴악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마란스 3, 데드 포스(신세기 흥망사) 한글판을 예로 들 수 있다)




덧글

  • 먹통XKim 2016/08/08 20:07 # 답글

    아마란스 3에 나오던 괴물도산이라는 해괴한 번역이 잊혀지지 않네요...

    괴물죽음.전멸도 아닌 도산?
  • 잠뿌리 2016/08/09 22:08 #

    90년대 한국 수입 게임은 대만 번역을 한글로 번역하면서 그런 문제가 자주 발생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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