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귀자 [油鬼子] (Oily Maniac.1976)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76년에 쇼 브라더스사에서 하몽화 감독이 만든 슈퍼히어로물.

내용은 코코넛 농장의 토지 소유권을 두고 후친젠의 음모에 빠져 샹의 숙부인 아바가 살인을 저질러 사형 선고를 받는데, 사형 당하기 직전 아바 숙부가 샹에게 자신의 딸 유예를 부탁하고 샹의 아버지로부터 전해 받아 자신의 등에 새긴 흑마술을 가르쳐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의 타이틀 ‘유귀자’는 본래 말레이시아 신화에 나오는 요괴 '오랑 미냑'으로 영화 시작 전에 말레이시아 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신화 원전에 따르면, 한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흑마술을 배우고 싶어서 흑마술사를 찾아가 배움을 청하지만 마법 습득에 실패하거 그 부작용으로 전신에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몰골이 되어 사람들로부터 오일 미냑(기름 남자)로 불렸다.

그 이후 전신이 검은 색이라 밤에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기름 손으로 잠긴 문을 쉽게 열고 자신의 모습을 안 보이게 숨기거나, 벽에 달라붙어 이동하는 초능력을 얻어서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젊은 여성을 강간하는 악행을 저질렀다.

오랑 미냑이 평범한 인간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40명의 미혼 여성을 강간해야 하며, 여자들이 오랑 미냑을 보면 눈이 멀어서 저항을 하지 못해 강간되는 것이라고 한다.

오랑 미냑에게 습격당하지 않기 위해선 침대에 바나나 꽃과 니시키이모 잎을 놓고, 오랑미냑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여성용 사롱(말레이시아 민속 의상)을 뒤집어씌운 뒤 엄지 손가락을 씹으면 완전히 죽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본작에 나오는 기름 요괴는 말레이시아 전설에 나오는 검은 기름 요괴 ‘오랑 미냑’이다. 알몸인 인간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한 요괴라고 전해지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여러 편의 관련 영화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본작은 신화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작중에 샹의 아버지가 실은 말레이시아어를 배운 흑마술사로 아바 숙부의 등에 새긴 주술 지도를 따라서 샹이 스스로의 몸에 검은 기름을 붓고 오랑 미냑으로 변신해 악당들을 소탕하는 요괴 활극물로 만들었다.

작중 샹은 다리가 마비되어 목발을 짚고 다니며 주위로부터 병신 취급을 받고, 사랑하던 유예는 이미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주고 있어서 일도 사랑도 뭐 하나 되는 게 없는데 오랑 미냑으로 변신해 숙부의 원수와 악당들을 소탕한다.

본래 신화 원전을 베이스로 한 오랑 미냑의 관련 아트를 보면 대부분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인간으로 묘사되고 있는 반면, 본작에서는 거의 요괴에 가깝게 나온다. 특촬물 전대물에나 나올 법한 인간형 괴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

기름을 뒤집어써서 변신을 하고 변신 직후 괴성을 지르며, 초도약으로 고공 점프를 하고 맨 주먹으로 사람을 쳐 죽이거나 목을 조르는가 하면, 입에서 기름을 내뿜기도 한다.

자신의 모습을 지워서 검은 기름 자국만 남겨 이동해서 그 어떤 곳도 다 침투할 수 있고, 목을 비롯해 신체가 잘려도 다시 재생하는 등등 맷집까지 막강해서 강력한 면모를 보여주지만.. 총격에는 약하고 전신이 기름이다 보니 불붙으면 그대로 끝장나서 좀 안습이다.

유귀자의 특성과 능력은 나름대로 잘 살린 편인데 역시나 분장이 70년대 영화 티를 벗지 못해서 요즘 사람들이 보면 좀 유치하고 조잡하게 보일 수도 있다.

평소에는 다리병신이라고 자학하는 주인공이 그런 점 때문에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은 채 기름 인간이 되어 악당을 소탕하고 원수를 처단하는 전개가 통쾌한 구석이 있다.

주인공의 원수가 분명히 있는 상황이라 복수할 명분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 악당 소탕은 좀 뜬금없이 나온 것 같지만 그래도 권선징악의 관점에서 보면 볼 만 했다.

생긴 것과 설정만 요괴지 백스토리와 캐릭터를 보면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이라서 왕도적인 재미가 있다.

다만, 역시나 변신 요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엔딩까지도 전형을 따르는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웠다.

그리고 아쉬운 걸 넘어서 넣지 않았으면 했던 부분이 선정전적인 장면들이다.

법정에서 가짜 피해자 변호하는데 가슴 어느 쪽을 만졌냐고 황당한 심문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슴 성형 실패로 망가진 가슴 노출에, 강간을 암시하는 씬에서 옷을 찢으니 공교롭게도 가슴만 노출되는 것 등등 유난히 가슴을 강조하고 있다.

근데 이게 스토리 전개상 꼭 나와야 할 것도 아니라서 관객 몰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장면을 넣은 티가 너무 많이 나서 영화 자체의 수준을 떨어지게 만든다.

결론은 평작. 유귀자 특수 분장 디자인이 특촬물 괴수 느낌 나서 요즘 관점에서 보면 유치하고 조잡하게 보이고 쓸데없이 선정적인 장면들을 넣어서 영화 자체를 좀 싸구려로 보이게 만들었지만, 신화 속 요괴를 슈퍼히어로물로 대입해서 만든 게 지금 봐도 신선하게 다가오고 권선징악을 충실히 지킨 전개가 통쾌한 작품이다.



덧글

  • 배길수 2014/10/10 18:11 # 답글

    산유국의 위엄이 느껴지는군요. 석유요괴 민담이 존재한다니 ㅠㅠ
  • 잠뿌리 2014/10/18 10:44 # 답글

    배길수/ 워낙 희귀해서 어지간한 요괴 사전이나 백과에도 실리지 않은 산유국 종특 요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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