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딜런 독: 더 머더러즈 (Dylan Dog: The Murderers.1992) 2020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2년에 이탈리아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아 시뮬몬도에서 만들어 코모도어 64, 아미가, MS-DOS용으로 발매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딜런 독이 어느 부호의 초대를 받고 저택에 찾아갔는데 실은 부호의 정체가 악마고 저택 내에는 살인자과 시체들이 가득해 딜런 독 혼자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방법은 화살표 방향키와 숫자 방향키가 동일한데 좌우 이동, 상-점프, 하-앉기, 대각선 아래-뛰기/계단 내려가기, 대각선 위-멀리 뛰기/계단 올라가기, SHIFT+정면=공격, SHIFT+후면=회피, (문 앞에서) SHFIT/ENTER+상=문 열고 들어가기, 스페이스바-스테이터스창 열기, ESC는 게임 리셋이다.

횡 스크롤 시점으로 진행되는 어드벤처 게임이고 달리기, 멀리 뛰기 등을 지원하는 걸 보면 브로드번드사의 ‘페르시아의 왕자’를 생각나게 하지만 실제로는 그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작성이 나쁘다.

보통, 코나미의 ‘악마성 드라큘라(캐슬 바니아)’의 예만 들어 봐도 대각선 위 방향을 누르고 있으면 앞으로 전진하다가 계단이 나오면 자동으로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데.. 이 게임은 그걸 지원하지 않는다.

계단을 올라가려면 무조건 계단 바로 앞에서 대각선 위나 아래를 눌러야 오르내릴 수 있다. 전진하거나 달려가는 도중에는 절대 올라갈 수 없다. 조금이라도 그 포인트에 어긋나면 휙 지나가버린다.

제자리 점프 이외에 기본 점프가 멀리 뛰기 방식인데 눈앞에 발 디딜 공간이 징검다리처럼 있으면 거기에 맞춰 자동으로 근거리 점프를 해서 폴짝폴짝 뛰어 올라갈 수 있는데 동작이 너무 굼떠서 답답하다. 악마성 드라큘라처럼 속시원하게 점프할 수 없는 것이다.

달리다가 뛰면 페르시아의 왕자처럼 보다 멀러 뛸 수 있는데 이것도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달리면 이동 속도는 빠르지만 중간에 멈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눈앞에 적이라도 나타나면 그걸 돌파할 수 없고 가로 막혀서 템포가 뚝뚝 끊긴다.

인간적으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느려 터져서 성질 급한 사람들이 하면 뒷목 잡고 쓰러질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그런 이동적인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전투에 있다.

전투는 SHFIT키를 누른 채로 정면/후면을 눌러 공격/가드를 할 수 있는데 타격감이 전혀 없거니와, 근거리 공격은 리치도 짧고 느려 터졌다. 적도 느려 터진 건 마찬가지긴 말이다.

처음에는 근거리 무기가 주먹 밖에 없는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단검, 장검 같은 걸 얻을 수 있다. 그게 초반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원거리 무기로 권총이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지고 있고일직선상에 적이 있으면 거리에 상관없이 한 번에 쏘아 맞출 수 있다. 매우 편리하긴 한데 잔탄 제한이 있어서 9발 밖에 쏠 수 없는 상황에 탄창이나 총알 같은 리로드 아이템이 전혀 안 나와서 완전 희망고문이 따로 없다.

그나마 주먹이나 권총은 일직선상의 적만 공격 가능한 관계로 원숭이나 쥐 같이 타점이 낮은 적은 공격할 수단이 전혀 없다. 그나마 원숭이는 점프할 때 타점이 맞는 순간 공격할 수 있는데 쥐는 스치지도 않는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입수할 때도 그냥은 안 된다. 아이템 근처에 가면 깜빡깜빡거리는데 그때 스페이스바를 눌러 스테이터스창을 켠 다음, 인벤토리의 빈 슬롯에 데고 SHFIT를 눌러야 아이템 입수가 가능하다. (장비 같은 경우 해당 아이템 슬롯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스테이터스창을 끄면 된다)

생명력은 스테이터스창의 좌측 중간에 묘비로 표시된다. 적에게 공격당하거나 함정에 빠져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묘비가 서서히 위로 올라오는데 이게 끝까지 다 올라오면 게임 오버 당한다.

세이브는커녕 컨티뉴조차 없어서 한 번 죽으면 다 끝난다.

물에 빠지거나, 낭떠러지 함정에 빠져도 다시 기어 올라오거나 딜런 독의 조수인 그루초가 나타나 로프를 내려주는 이벤트가 발생해 구조되긴 하는데 생명력 회복 수단이 없어서 난이도가 급상승했다.

심지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 경과에 따라 생명력이 조금씩 줄어들기까지 하니 정말 지독하다. 이것과 또 별개로 제한 시간도 있는데 스테이터스 화면 좌측 상단에 뜬 숫자가 바로 남은 시간이다.

클리어 조건은 키 아이템을 얻어서 잠긴 문을 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스테이터스 화면 하단 부분에 따로 표시된다.

주로 스테이지 어딘가에 총 한 방에 안 죽고 두 방은 맞아야 죽는 적이 있는데 보통 그런 적이 보스몹 개념에 가까워서 이벤트가 발생해 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근데 이게 개념상 보스몹인 건지 스킨이나 행동 패턴은 일반 몹하고 똑같아서 맷집이 좋다는 걸 빼면 분간할 방법이 없다.

배경 스테이지 묘사가 꽤나 그로테스크해서 처참한 시체나 잘려 나간 팔 다리가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물론 옛날 게임이다 보니 지금 관점에서 보면 조잡하게 보이지만 말이다.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꽝인 점은 텍스트가 전혀 안 나온다는 거다. 인트로와 프롤로그는 물론이고 게임 진행 중에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만나도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으니 과연 이 게임이 어드벤처 요소를 가진 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대사가 나와야 할 부분을 코믹북 스타일의 그림 컷 몇 개로 떼우니 굉장히 유저에게 불친절하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건 게임 인트로 장면에서 딜런 독이 정면으로 걸어갈 때 등뒤에서 괴물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것이다.

그것만 보면 게임 본편이 기대되지만 정작 알맹이가 이러니 양두구육이다. (인트로가 게임을 실행하면 처음부터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인트로, 본편 실행 파일이 따로 나뉘어져 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결론은 비추천. 배경 묘사가 그로테스크해서 공포물 분위기는 충분히 자아내며 그래픽도 괜찮은 편이지만.. 최악의 조작성과 느려 터진 진행 속도, 불편한 게임 인터페이스 등등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서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친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제작사 시뮬몬도는 이 작품이 나온 해와 같은 1992년에 ‘딜런 독 ~스루 더 룩킹 글래스~’라는 게임도 출시했는데 이쪽은 액션 요소가 없는 순수 어드벤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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