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리오(Embryo.1976) SF 영화




1976년에 랄프 넬슨 감독이 만든 SF 호러 영화.

내용은 유전공학 과학자 폴 홀리스톤 박사가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가다가 임신 중인 개를 차로 치어서 자기 실험실에 옮겨 어미개가 살 수 없을 것 같아 새끼라도 구하려고 개발 중에 있던 성장 호르몬을 투여했는데, 그 개가 급속도록 빠르게 성장하면서 높은 지능을 가진 걸 목격하고 인간의 태아에 응용을 해 빅토리아 스펜서란 이름을 지어 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은 본작의 실험체인 빅토리아는 보통 인간의 태아인데 성장 호르몬을 맞아 급속도록 빨리 자라서 금방 성인이 되었기에 인조인간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 돌연변이 인간에 가깝게 나오지만 생긴 게 특별히 이상하거나 혹은 엄청난 힘을 가진 건 아니다.

오히려 외모는 미인으로 당시 섹시 여배우로 손꼽히던 바바라 카레라가 빅토리아 배역을 맡아서 지금 봐도 대단한 미모를 뽐내고 있다.

단, 지능은 엄청 높아서 처음에는 급성장의 부작용으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학습을 해서 박사 수준의 지식을 쌓기도 한다.

언뜻 보면 프랑켄슈타인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런 것 치고 기괴한 느낌은 별로 없다. 작중에 묘사되는 실험에서 성장 호르몬 투약은 링겔을 꽂아서 하고, 태아 상태에서 아기로, 아기에서 어린 아이로, 어린 아이에서 성인으로 급성장하는 모습만 장면을 뚝뚝 끊어 보여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시한 편이다.

애초에 메인 소재인 성장 호르몬이 곧 성장 촉진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태아가 순식간에 어른이 되면 그 시점에 더 이상 실험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져 소재의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실험 파트가 지루한 건 실험 과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의 초고속 성장이라는 엄청난 실험을 하는 것 치고는 광란에 빠진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느낌은 전혀 없어서 분위기 조성에 실패했다. 그냥 멀쩡한 집 있고 실험은 취미인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다.

기본적인 흐름이 폴이 독백을 하면서 연구 결과를 기록하는 것처럼 진행하는 것인데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만약 배경 음악이라도 넣지 않았다면 집에서 혼자 찍은 홈비디오로 보일 정도다.

급성장의 부작용으로 잔인성이 높아진다는 설정은 프랑켄슈타인에서 사형수의 뇌를 써서 크리쳐(인조인간)이 잔인해졌다는 설정을 연상시키는데 그런 것 치고 사상자도 별로 안 나온다.

급성장한 만큼 급노화가 진행되어 멘탈 붕괴를 일으켜 폭주한 빅토리아가 살아남기 위해 태아 혈청을 구하려고 주변 사람들을 해치는 건 정말 극후반부에 나오는데 희생자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빅토리아 같은 경우 설정만 놓고 보면 충분히 잔혹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한, 그런 캐릭터로 묘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이 같은 일면을 강조하면서 실험체로서 파멸하는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좀 싱겁다.

앞에서는 알몸에 네글리제 하나 걸치고 나와 박사와 동침을 하고, 뒤에서는 어린 아이들과 뛰어놀면서 순수한 모습을 보여서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그게 태아에서 어른으로 한 순간에 급성장한 캐릭터로서 갖게 된 비극적인 정체성 같다.

사실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건 폴이나 빅토리아 같은 인간들이 아니라 그들이 기르는 개다. 개도 급성장해서 높은 지능에 반비례하듯 잔인하게 묘사된다.

본작에서 개의 활약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개가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씬이다.

주인인 폴과 함께 차를 타고 외출했다가 폴이 자리를 비운 사이 차 문을 열고 밖에 나가서 있다가 자기보다 한참 작은 개가 와서 마구 짖자 냉큼 물어 죽인 뒤 근처 풀숲에 묻어버린 다음 폴의 차로 돌아와 뒷좌석에 탄 뒤 태연하게 문을 걸어 닫는 치밀한 모습을 보여준다. (완전 개우주연상감이다)

인간보다 개한테 차라리 초점을 맞춰서 ‘악마 같은 개의 공포!’ 이런 영화를 만들었으면 공포 영화로선 좀 더 볼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쿠조’, ‘맥스 3000’, ‘화이트 독’ 같이 개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도 많은데 나온 년도를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이 한참 선배다.

결론은 비추천. 소재와 줄거리만 보면 현대판 프랑켄슈타인 같은 느낌도 드는데 실제로는 설정만 거창하지 본편 내용은 너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어서 영화로서의 재미는 매우 떨어지는 작품이다.



덧글

  • 잠본이 2014/09/15 01:48 # 답글

    어릴때 주말의 명화에서 해줄땐 그래도 은근히 무섭더군요. 지금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우주연상감에서 대폭소(...)
  • 잠뿌리 2014/09/18 10:56 # 답글

    잠본이/ 개가 정말 연기를 잘했습니다.
  • 먹통XKim 2014/09/19 02:02 # 답글

    저는 꽤 재미있게 보긴 했죠

    그리고 우스운 거 하나 가르쳐드릴까요?

    이거 VHS비디오 출시 제목이 골때립니다

    "터미네이터 우먼"

    C & C비디오란 곳에서 이 제목으로 냈어요.겉표지보면 무슨 sF액션물이더군요
  • 잠뿌리 2014/10/06 20:07 # 답글

    먹통XKim/ 한국 비디오 출시명이 정말 센스가 나쁜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터미네이터 우먼이란 제목의 영화가 있는데 그것도 같이 들어왔으면 중복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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