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3D (The Tunnel.2014) 2014년 개봉 영화




2014년에 박규택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제벌 2세인 기철의 권유로 영민, 유경, 세희, 은주 등 다섯 명의 청춘남녀들이 광산이 있던 자리에 최고급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라 그곳에 미리 놀러 갔다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김씨를 우연한 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하고 그 시체를 20년 간 출입이 금지된 광산 터널에 유기하기 위해 일행 전원이 그곳에 갔다가 갇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국내 최초 풀 3D 공포를 표방하고 있어서 3D 효과를 의식하고 만든 장면이 몇 개 있다. 주로 귀신이 정면 시점에서 다가올 때로 눈구멍 뚫린 귀신, 거울에서 튀어 나오는 김씨의 얼굴 등등 몇몇 씬이 기억에 남긴 하지만 그게 결코 무섭게 잘 만들어서 그런 건 아니다.

본편 내용상 둘 다 정말 뜬금없이 나오는 장면인 데다가, 검은 저주 드립 때문에 그런지 검은 액체에 유난히 집착하는 게 오히려 더 싸구려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사실 국내 최초 풀 3D 공포라는 말이 무색하게 3D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냥 몇몇 씬만 3D 효과를 줄 뿐,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3D 효과가 안 나온다. 처음부터 그걸 의식하고 만든 것도 아니다.

3D 효과 하나 넣기 위해서 광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에 중독되면 환각을 본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이게 3D 연출 몇 개 나올 때 이후로는 스토리 본편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터널에 갇혀 있다고는 해도 이게 페이크 다큐멘터리/파운드 풋티지 장르가 아니라서 카메라 시점은 1인칭이 아닌 3인칭인 데다가, 일행 다섯 중 혼자 떨어져 있는 애는 초속으로 순살 당하고 남은 애들은 2인 1조로 나뉘어 행동하니 혼자 남겨지는 공포 같은 건 없으며, 낯선 존재에게 쫓기는 공포 어쩌구 하는데 그게 나오기 전에 이미 다 상황이 끝나 버려서 정말 끝장나게 안 무섭다.

본작의 배경은 광명시의 협조를 받아 광명가학광산동굴 내부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 사실 터널 안에 갇혀 있다고 해도 그게 폐쇄 공포증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보기에는 장소가 너무나 넓다.

그냥 놀이공원에서 동굴처럼 꾸민 공포 체험관에 들어간 청춘남녀가 차례대로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건너는 것이라서 배경의 중요성이 너무 떨어진다.

스토리도 매우 부실하고 주요 배우들이 손병호를 제외하면 다 신인들이라서 평균 연기력이 정말 바닥을 기기 때문에 안 좋은 의미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스토리가 부실한 이유는, 사건이 벌어지는 동기를 반전을 통해 알려주는데 그 전까지 제대로 된 암시나 복선을 주지 않고 뜬금없이 터트리기 때문이다.

본작에서 유일한 중견 배우는 손병호로 연기력을 기대해 볼 만 했지만 작중에 맡은 배역은 김씨 캐릭터가 애매한 포지션으로 나와서 기대에 벗어났다.

보통, 위험한 지역 근처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지나가는 아저씨 역할인데.. 문제는 정신이 나갔다는 설정이 있어서 그런지 나오는 타이밍이 뜬금없고, 이상할 정도로 주인공 일행을 쫓아다니면서 위험을 경고한다는 거다.

작중에 주인공 일행은 처음부터 출입 금지된 동굴에 들어갈 계획이 없었는데 김씨를 사고로 죽이는 바람에 시체 유기를 위해 그곳에 간 것이라 사건의 발단 부분부터 굉장히 억지스럽다.

근데 사건의 진범은 따로 있고 사건의 진실을 기초해서 보면 김씨는 정말 왜 나왔는지 모를 생뚱맞은 캐릭터라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넣었는지 알 수가 없다.

거기다 청춘 호러를 표방하고 있는데 청춘남녀가 주인공 일행이라는 것 이외에 그 어디에 청춘 요소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본격적인 갈등이 드러나거나, 그 어떤 행동에 대한 동기가 나오기도 전에 너도 나도 빨리 죽어 나가기 바빠서 아무도 눈에 띠지 않는다. 심지어 리조트 여행을 주최한 기철도 그렇다. (도대체 이 어디에 청춘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걸까)

작중 인물 리타이어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까, 결국 최후의 생존자가 몇 명 안 되는 상황이라 사건의 진범이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그보다 한참 앞에 밝혀지고, 거기서부터 과거 이야기만 줄줄 늘어놓고 혼자 하소연하다가 끝나 버리기 때문에 마무리까지 깔끔하지 못했다.

결론은 비추천. 말만 앞서는 3D에 실제 광산이라는 거창한 배경을 활용하지도 못하고 스토리가 부실한 것도 모자라 배우들 연기력까지 떨어져 그 어떤 긴장감도, 공포도 못 주기 때문에 안 좋은 요소는 모두 갖추어 괴작을 넘어선 망작이다.

근 10년간 나온 한국 공포 영화중에 단연 최악, 최흉의 작품으로 손에 꼽을 만하다. 한국 공포 영화의 수준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잘 알려주는 작품이다. 과연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 공포 영화의 수준이 이것보다 더 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봉천동 귀신으로 유명한 호랑 작가가 홍보용 웹툰을 그렸다. 영화의 무대는 탄광 갱도 안인데 웹툰은 자동차 터널이 배경이고 터널 괴담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정말 뜬금없다.

근데 적어도 이 홍보용 웹툰이 영화보다는 낫다. 그리고 호랑 작가가 앞서 그렸던 오큘러스 홍보용 웹툰은 무성의한 느낌을 준 반면 이번 웹툰은 작화와 연출 둘 다 좀 더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비록 웹툰 내용이 영화 본편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덧붙여 더 터널이라는 동명의 영화로 2011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카를로 레데스마 감독이 만든 작품이 있는데 이건 추천작이다. 한국 영화 터널이 구현했어야 할 것들이 거기 모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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