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괴담 (2014) 2014년 개봉 영화




2014년에 오인천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로 인해 주위에 괴롭힘을 받던 인수가 퇴마사 삼촌 선일이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가 살게 됐는데 기억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자기 또래의 소녀 귀신을 만나 친해지던 중, 학교에서 일진들이 하나 둘씩 실종되는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타이틀인 ‘소녀괴담’은 페이크 제목에 가까울 정도로 작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징하는 것도 없다. 줄거리만 보면 무슨 학교에서 핏빛 마스크 괴담이 퍼진다 어쩐다 이러는데 실제 본편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인수가 마스크 쓴 귀신을 언뜻 보는 것만 나오고 교내에는 마스크 귀신 괴담 같은 전혀 돌지 않으며, 무엇보다 그 마스크 귀신이란 게 보통 관객이 생각하는 그것과 전혀 다르다.

마스크 귀신하면 일본의 도시 괴담인 입 찢어진 여자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각색된 ‘빨간 마스크’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 작품의 마스크 귀신은 그냥 귀신이 어떤 사정에 의해 마스크를 쓴 것일 뿐이다.

그런데 직접적인 사인은 전혀 다르고 죽기 직전에 입이 찢어진 것도 아닌데 귀신으로 나왔을 때는 마스크가 피로 물들어 있어서 너무 노골적으로 빨간 마스크를 의식하고 만들었다.

‘마스크 귀신하면 빨간 마스크 생각하고 무서워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공포 분장의 소품 정도란 생각만 하고 집어넣은 것 같다.

마스크의 존재는 인성으로 하여금 귀신의 정체를 알 수 없게 만드는 페인트 아이템으로 나오는데.. 사실 이걸 별다른 추리도, 조사도 없이 너무나 갑자기.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수준으로 ‘음, 실은 상황이 이렇게 된 거고 귀신의 정체는 이거야!’라고 혼자 깨닫고 혼자 이해하는 급전개로 나가기 때문에 이럴 거면 도대체 왜 넣은 건지 모르겠다.

주인공 인수는 대단히 매력이 떨어지고 몰입도 안 되는 잉여한 캐릭터다. 왜 그러냐면 애는 도대체 인생의 목표가 뭔지도 모르겠고 뚜렷한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며,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도 못 본 척 방관했는데 나중에 가서는 갑자기 나쁜 년놈들까지 구해주려고 제발로 뛰어다닌다.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이기도 하지만, 아무런 동기도 이유도 없이 그렇게 나서니 생각과 행동에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나쁜놈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어서 그걸 안 직후 분노의 백어택을 시도해서 ‘니들 정말 나쁜 놈!’ 이러며 절규하던 애가 몇 분 뒤에 그 나쁜 놈들이 SOS 신호를 보내 부리나케 달려가서 구해주려고 하는 거 보고 있으면 주인공으로서의 선악 정체성이 의문스럽다.

귀신을 본다는 설정도 넣으나 마나한 것으로 나오는 게 프롤로그에서는 귀신을 보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기 때문에 귀신이 자꾸 따라와서 고생하는 걸로 나오지만 그 설정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거기다 히로인과의 만남 이후로는 처녀 귀신을 제외하면 다른 귀신을 보는 일도, 엮이는 일도 없어서 영안 설정을 활용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 영안 능력이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식스센스나 디 아이랑 비교하면 그 작품들에 대한 실례란 생각이 들 정도다.

히로인인 소녀귀신은 인수와 보이 미츠 걸 구도로 만나 애정을 쌓으며 하이틴 로맨스의 여주인공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실은 작중에 벌어진 사건과 관계가 깊다.

사실 그 존재 자체가 이질감의 핵심에 서 있다. 한쪽에서는 하이틴 로맨스를 찍고 다른 쪽에서는 학교 왕따물을 찍는데 양쪽 다 출현해서 그렇다.

이건 편집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성의 문제다. 애초에 함께 넣지 말았어야 할 걸 어거지로 구겨 넣어서 퓨전 요리가 아닌 정체불명의 X가 되어버린 것 같다.

게다가 ‘나는 실은 너의..’ 반전 같은 경우는 그 반전이 나오기 직전까지 작중에 그 어떤 복선이나 암시 하나 없이 갑툭튀한 설정이라서 작위적인 걸 넘어서 끼워맞추기의 절정에 이르렀다.

인수의 삼촌 선일은 김정태가 배역을 맡았는데도 불구하고 약방의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인수와 같이 귀신을 보는 영안의 소유자지만 귀신 보는 걸 무서워해서 히키코모리가 된 백수 삼촌으로 말로만 퇴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왜 이 캐릭터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냐면 첫째로 생각 이상으로 비중이 적어서 몇 번 나오지도 않는다는 거. 둘째로는 후반부에 제정신 차리고 사인참사검 가지고 퇴마 의식을 벌이긴 하지만 그것도 정말 뜬금없이 각성한 것이고, 그 전까지 보인 행보는 받아주는 이 없이 혼자 치는 재미없는 개그와 조카의 멘토도 되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가 하는 일은 그저 잔소리 하는 것 밖에 없다. 뭔가 갑자기 툭 튀어 나온 처녀 귀신과의 러브 라인도 원인, 과정이 없이 결과만 나와서 사귀는 것처럼 되어 버리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분명 삼촌은 귀신 보는 걸 무서워하는데 아무리 각성을 했다고 해도 자기 좋아하는 귀신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생략해 버리니 중요한 걸 빠트린 것 같다.

그 이외에 다른 캐릭터는 포스터에만 큼직하게 나오지 실제로 작중에서는 대부분 공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사건의 핵심인 학교 일진들이 그런데 두목격인 애들 두 명 빼고 나머지는

호러물로선 깜짝 깜짝 놀래키는 공포 분위기만 조성해 놓고선 표적이 된 아이들이 귀신에게 잡혀간 직후와 이후의 일을 보여주지 않아서 시시하기 짝이 없다.

클라이막스 때 몰살 루트 직전에 가서 무슨 엑스맨의 매그니토 마냥 자력 같은 염동력으로 학교 구조물 들어 올려 던지려고 한 씬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연출은 둘째치고 스토리의 개연성도 매우 떨어져서 귀신의 실체와 비실체, 본체, 빙의체가 마구 튀어 나와서 귀신의 정체가 완전히 드러나는 극후반부는 혼돈의 카오스다. (대체 시체는 왜 거기서 튀어 나오고, 귀신 폼으로 물리화도 가능한데 어째서 빙의를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하이틴 로맨스물로선 이질감이 너무나 커서 몰입이 안 된다. 인수와 소녀귀신의 로맨스로 10대들의 풋풋한 감성을 녹인 감성공포 어쩌구 하는데,일진들이 애들 괴롭히는 학교 폭력의 잔혹함을 정제하지 않고 그대로 집어넣으니 온도 차이가 너무 심해서 스토리가 중구난방처럼 보일 정도다.

애초에 작중의 벌어진 사건도 교내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 커플은 교외. 즉 학교 바깥에서 연애질하면서 지들끼리 잘 놀다가 교내가 시끌벅적해서 뭔일인지 관심을 보이면서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라 완전 주객전도된 것이라서 사건의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

왕따 당한 소녀가 자살해 귀신으로 나타나 애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 자체도 흔해 빠지다 못해 사골로 국물 우려먹는 수준의 식상한 소재라서 한계가 명확한데 스토리마저 탄탄하지 못하니 총체적인 난국이 따로 없다.

결론은 비추천. 올해 2014년에 나온 첫 한국 공포 영화지만 가장 먼저 실망하게 된 작품으로 감성호러를 표방하면서 호러와 하이틴 로맨스를 접목시키려고 했지만 각본이 부실해서 디테일함이 떨어져 결국 이도저도 아닌 맹탕 같은 작품이다.



덧글

  • 지나가던한량 2014/07/26 17:06 # 답글

    오! 인천의 저주인 것인가
  • 잠뿌리 2014/07/27 00:30 # 답글

    지나가던한량/ 그러고 보니 감독 이름의 전설의 괴작 오! 인천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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