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 형사 처용 (2014) 2017년 드라마




2014년에 OCN에서 방영을 시작해 전 10화로 완결된 드라마. 오지호, 오지은, 시크릿의 전효성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본래 강력계 형사로 귀신을 보는 능력을 타고난 처용이 과거에 귀신에 씌인 살인 용의자를 쫓던 중 파트너를 잃고 좌천당해 파출소에서 방범대원으로 근무하다가, 다시 형사로 복귀하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삼국 유사에 나오는 인물이자 처용가의 주인공인 처용을 모티브로 삼았다.

문자 그대로 귀신 보는 형사의 이야기로 소재를 놓고 보면 미국 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가 생각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본작은 형사물 80%에 심령물 20% 비율로 섞인 퓨전 형사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처용이 귀신을 볼 수 있고, 제 2의 파트너인 한나영이 여고생 귀신으로 서울 지방 경찰청을 떠돌면서 제 1 파트너 하선우의 몸에 빙의해 수사에 도움을 준다는 것 이외에는 심령물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

작중 처용이 귀신 퇴치용 단검을 휴대했고 처용의 피가 귀신한테 성수 데미지를 입히는 것 같은 묘사가 나오긴 하는데 본작의 주적은 악령이 아니라 인간이라서 그런 설정을 쓸 만한 곳이 거의 없다.

귀신이 일으킨 범행이 아니라, 인간이 일으킨 범행에 희생된 귀신을 보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서 대다수의 귀신이 다 피해자로 나와서 그런 것이다.

오컬트 색체가 굉장히 옅어서 굳이 귀신을 본다는 설정을 넣었어야 했는지 좀 의문이 들 정도다. (사실 귀신 보는 주인공이 미스테리 사건 해결해 나가는 설정도 그렇게 참신한 건 아니고 말이다)

생각 이상으로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중요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냥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다. 이 정도로 나올 뿐이다.

귀신이 나오고, 귀신을 본다는 태그만 보고서 납량특집 호러 드라마를 상상한다면 그 기대를 말끔히 배신하고도 남을 것이다.

게다가 작중 처용은 귀신을 볼 수 있지만 귀신과 대화를 나누는 씬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에 대화만 가능했어도 쉽게 풀 만한 사건을 헤매는 경향이 있다.

귀신이 적극적으로 실마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어떤 때는 그냥 잠깐 얼굴을 내비친 것 이외에 전혀 안 나와서 처용 입장에서는 사실 거의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 처용의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빙의체 활약을 선보이는 선우와 빙의를 통해 처용도 어쩌지 못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나영이다.

작중에 처용은 분명 육체적 스펙이 높아서 싸움도 잘하고 겉으로는 츤츤거리지만 속마음은 따듯한 츤데레로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있긴 한데 그것과 별개로 발로 뛰어다니는 노력에 비해 탐문 수사 결과가 시원치 않아서 좀 잉여스럽게 보이는데 그걸 나영이 나서서 캐리해 주고 있다.

1화만 봤을 때는 대체 이 캐릭터는 왜 나온 건지 의문이 들었는데 화 수가 지날수록 크게 활약하고 비중도 커져서 사실 선우는 페이크 히로인이고, 나영이 진 히로인에 가깝게 나온다.

그렇게 남녀 주인공의 활약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니 형사물로서는 적당히 볼 만 하다.

다만, 스토리 진행 패턴이 너무 단순화돼서 쉽게 질리는 문제가 있다.

사건 발생->처용 눈에 피해자 귀신 보임->처용의 단독 행동->사건 잘 안 풀림->나영이 선우 몸에 빙의->나영 단독 행동->나영 위기/처용 등장->범인 밝혀내고 사건 해결.

이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여기서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위기라면 나영이 선우 몸에 빙의되어 있다가 갑자기 풀린다거나, 혹은 단독 행동하다가 악당의 표적이 되는 것 정도가 있는데 그것도 처음에 보면 긴장감이 좀 있지만 계속 같은 내용을 보다 보면 긴장감이 극도로 떨어진다.

그리고 처용, 선우, 나영. 이 메인 캐릭터 3인방을 제외한 나머지는 캐릭터도 그렇고 배우도 그렇고 인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게 좀 아쉽다.

뭔가 설정상 약방의 감초 캐릭터가 하나 있긴 하지만 잉여도가 좀 지나쳐서 정이 안 가기도 하고, 작중 처용이 츤데레 아웃사이더 상남자다 보니까 주변 인물과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아서 수사팀원끼리 유대감을 쌓는 것도 아니라서 그렇다.

결정적으로 주역 3인방 이외에 나머지 인원 전부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발목만 잡고 있으니 그 존재 이유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타이틀 그대로 처용의 이야기지, 처용이 속한 수사과 팀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소수의 인원에게만 포커스가 집중되니 본편 스토리가 원 패턴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거다.

결론은 비추천. 귀신 보는 형사란 소재가 무색하게 심령물의 색체가 옅어서 그 부분의 기대를 배신하긴 해도 형사물로서는 왕도적 전개를 따르며 무난하게 구성되어 있으나, 소수의 캐릭터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스토리 진행을 한 가지 패턴만 계속 반복해서 너무 빨리 질리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시즌 2가 기획 초기 단계로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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