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패치] 에스트 폴리스 전기(エストポリス伝記.1993) 2019년 한글 패치 게임











1993년에 네버랜드 컴퍼니가 개발, 타이토가 슈퍼 패미콤용으로 발매한 롤플레잉 게임. 네버랜드 컴퍼니는 일본 텔레넷의 개발팀 중 하나로 유명한 울프팀 출신 팀원이 만든 개발사다.

본래 3부작으로 기획된 게임으로 에스트 폴리스 전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하늘을 떠다니는 허공도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나타나 공포, 파괴, 혼란, 살육을 담당하는 사광신들이 세계를 어지럽히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맥심, 세레나, 가이, 아티 등 네 명의 용사 일행이 사투 끝에 그들을 물리쳤지만 맥심, 세레나는 허공도와 함께 추락하고 가이, 아티만 간신히 탈출한 뒤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는데, 그로부터 99년 후.. 사광신이 다시 현세에 부활하자 영웅 맥심의 후손으로 아레키아의 검사인 주인공이 소꿉친구인 루피아, 롤베니아의 대장 아그로스, 하프 엘프 쥬리나와 함께 힘을 합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게임은 당시 일본에서 손꼽히는 RPG인 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스퀘어의 파이날판타지, 로맨싱 사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스테이터스 및 장비 창, 아이템 표기, 아이템 소지 제한 수 등을 놓고 보면 파이날판타지가 생각나고, 리더를 중심으로 해서 파티원이 우르르 따라 다니고 전투 때는 적 몬스터의 정면샷이 큼지막하게 나와서 싸우는 건 영락없는 드래곤 퀘스트다. (몬스터 아래쪽에 캐릭터 상태창이 작게 표시되는 부분에 캐릭터 스킨이 뜨는 게 차이점이다)

하지만 드래곤 퀘스트처럼 일일이 커맨드 창을 열어 명령을 실행할 필요는 없고, 기본 조작 방식은 파이널 판타지처럼 실행, 취소 버튼 2개만 사용하면 된다.

게임 내 대사는 화면 어느 부분에 큰 윈도우창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말풍선의 형식으로 표시되는 건 로맨싱 사가 스타일이다.

파이널 판타지의 테이스트가 가장 큰 부분은 작중에 나오는 만능배 활시온의 존재인데 배, 잠수함, 비행선의 태그트리를 타서 업그레이드 되는 것도 그렇고, 버튼을 눌러 바다에 띄워 배로 쓰거나, 하늘로 날아올라 날아다니고 착지도 바다 위와 지상에서는 특정한 지역에서만 가능한 시스템을 채용한 게 딱 비공정이다.

전투 같은 경우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해서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다.

전투 돌입 후 공격 타겟을 지정할 때, 같은 종류의 적이 하나 이상 나오면 자동 지정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젤리 몬스터 4마리와 조우했다면.. 4마리 중 어느 1마리를 지정해서 공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젤리 몬스터 2마리, 고블린 1마리. 이렇게 나오면 처음 누구를 칠지 그 타겟만 지정 할 수 있지 같은 몬스터의 타겟 지정은 여전히 안 되기 때문에 화력을 집중할 수 없다.

게다가 타겟이 제거되어 공격 목표를 잃으면 공격이 실패한다. 보통, 그런 경우는 남은 몬스터를 자동으로 공격하게 해줘야 하는데 본작에서는 그걸 구현하지 않았다.

같은 종의 몬스터는 타겟 지정이 수동으로 안 되는데.. 타겟이 제거된 경우 남은 적을 향해서 공격이 자동 지정되지 않으니 뭔가 이거 시스템의 논리적으로 앞뒤가 바뀐 것 같다.

인카운터율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는데 작중 홀리 워터를 사용하면 약한 몬스터와의 전투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게 단순히 인카운터율을 조금만 줄여주는 거지, 인카운터가 아예 안 일어나는 건 아니다.

레벨을 많이 올린 상태에서 홀리 워터를 사용한 뒤 초기 마을로 돌아가 주변을 어슬렁거려도 전투가 잘만 벌어진다.

게임 화면은 파이널 판타지 같은데 세이브 기능은 또 드래곤 퀘스트라 마을 내 교회에서 밖에 할 수 없다는 것도 불편한 점 중 하나다.

그 밖에 죽은 파티원을 부활시키는 것과 저주를 풀어주는 것도 교회에서 하는 일인데 여관을 이용해 회복하는 것과는 또 별개의 것으로 나온다.

그나마 좀 플레이를 편하게 해주는 건 필드상에서 ‘스윙’ 아이템을 사용하면 한 번 들른 마을이면 어디든지 간에 한 번에 순간이동이 가능한 것과 던전에서 ‘데자’ 마법을 사용하면 한 번에 바깥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할시온까지 함께 워프되기 때문에 매우 편하다.

본작의 던전은 게임 화면도 그렇고 배경도 파이널 판타지를 생각나게 하는데 그래서 복잡하고 어려운 건 없다. 길을 크게 헤맬 필요가 없고 트랩이라고 할 것도 사실 독 지대 밖에 없는데 이것도 닿으면 중독되는 게 아니라 그냥 HP가 떨어지는 데미지 존의 역할 밖에 안 한다.

근데 특이한 게 탑 계열의 던전에서는 길 바깥쪽으로 나가면 1층으로 뚝 떨어지는 낭떠러지를 밑바닥에 깔고 간다는 점이다. 조금만 벗어나도 뚝 떨어져서 처음에는 좀 귀찮았는데 그렇게 떨어진다고 해도 데미지를 입는 것도 아니고, 데자 마법을 쓸 필요도 없이 한 번에 1층에 도착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편리했다.

게임 인터페이스는 전반적으로 불편한 편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구석은 있다. 바로 스토리다.

영웅의 후손들이 부활한 마신을 물리친다는 설정은 드래곤 퀘스트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사실 이 작품의 테마는 정의구현이 아니라 사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히로인에 대한 설정에 매우 신경을 썼고 작중에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주인공과 히로인인 루피아의 사랑에 스토리의 필력을 집중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북미판 제목은 아예 에스트 폴리스 전기가 아니라, 히로인의 이름을 딴 루피아다.

맥심 일행을 조작해 사광신을 쓰러트리는 99년 전의 이야기를 프롤로그로 삼아 이어지는 게임 본편은 루피아와의 만남에서 시작되고 재회로 마무리 된다. 처음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후반부에 밝혀지는 루피아의 비밀과 반전, 그리고 클라이막스씬의 애절한 연출과 1년 후 엔딩에서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99년 전 똑같은 자리에서 사광신을 쓰러트리고 슬픈 운명을 맞이한 맥심, 세레나가, 99년 후 주인공과 루피아에게 오버랩되면서 그 이후에 나온 엔딩에서 나오는 시나몬 티 연출은 감성에 크리티컬 히트를 날려서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전개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니 대단한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고전 RPG 게임의 매력이라고나 할까.

음악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활시온이 하늘을 날 때 나오는 음악이나 엔딩곡이 특히 좋다.

게임 내에서 몇 가지 인상적인 걸 손에 꼽자면, 마을 입구에 바로 여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마을과 3층짜리 초대형 상점 건물이 들어서자 주변 상점이 폐업을 고민하는 마을. 그리고 게임 내 상점에 되판 물건만 모여서 재판매하는 되팔이 상점 마을 등이다.

3개 마을에 걸쳐 3명의 처녀들에게 문어 다리를 걸친 바람둥이 항해사와 풍유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또 고대의 동굴이라고 해서 탐사 퀘스트를 받고서 동굴 지하층을 공략해 나가는 것이 있는데 레벨이 5 오를 때마다 공략 가능한 곳이 늘어나며, 해당 층의 동굴 안을 다 돌면서 특정 아이템을 입수해 나오는 것으로 퀘스트를 클리어해 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부분만 따로 독립된 게임이 되어 ‘에스트 폴리스 전기 고대의 동굴’이라고 해서 휴대폰용 앱 게임이 출시됐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싸이제로님이 한글화 하셨는데 아이템, 마법 명칭을 제외한 전 부분이 한글화됐다. (약 98%)

결론은 추천작.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고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 같은 느낌을 줘서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스토리가 워낙 좋고 캐릭터 밀도가 높아서 부족한 게임성을 상쇄시켜주기 때문에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작으로 손에 꼽을 만하다.

여담이지만 후속작인 에스트 폴리스 전기 2는 에스트 폴리스 전기 1의 프롤로그에 나온 99년 전의 영웅인 맥심 일행이 사광신과 싸운 ‘허공도전역’이 메인 스토리로 나온다.

덧붙여 처음부터 3부작으로 기획단 게임 시리즈였지만 본편은 슈퍼 패미콤용으로 2작까지만 나오고 이후 외전인 되살아나는 전설은 게임보이 컬러용, 침묵의 유적은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으로 나왔으며 닌텐도 DS로 2작이 리메이크되기도 했지만 3작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

본래 에스트 폴리스 전기 3는 1998년말에 PS1용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는데 당시 저작권을 소유한 일본 플렉스가 파산해 개발이 중지됐고, 그게 타이토로 옮겨졌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타이토가 개발 재개에 난색을 표하다가 에스트 폴리스 전기 외전 침묵의 유적을 독자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본편 게임을 만든 네버랜드 컴퍼니표 에스트 폴리스 전기 3는 영영 나올 가능성이 없어졌다.



덧글

  • 블랙하트 2014/06/16 14:34 # 답글

    언젠가 2편도 한글화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편은 엔딩이 참 슬프면서도 감동적인데... (DS 리메이크판에서는 다른 엔딩이 생겼지만)
  • 글로리ㅡ3ㅢv 2014/06/17 10:06 # 답글

    커피는 맥심이죠!
  • 듀얼콜렉터 2014/06/18 05:03 # 답글

    1~2편을 고딩때 영문판으로 구입했는데 1편만 엔딩까지 보고 2편은 못 잡아봤던 기억이 있네요. 1편은 정말 말씀하신대로 인터페이스는 불편했지만 루피아에 대한 진실과 반전이 정말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엔딩도 정말 맘에 드는 해피엔딩이었구요.
  • 잠뿌리 2014/06/19 13:33 # 답글

    블랙하트/ 1편의 프롤로그가 2편의 엔딩 내용을 암시해서 슬프지요.

    글로리ㅡ3ㅢv/ 예전에 한국 게임 잡지에서는 맥심도 아닌 마키심으로 번역되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듀얼콜렉터/북미판 제목이 루피아로 개명되었는데 그게 충분히 이해가 갈 만큼 루피아 중심의 스토리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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