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이스 2 스페셜 (1994)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87년에 니혼 팔콤에서 만든 액션 RPG 게임을 1994년에 한국 만트라에서 한글화하여 MS-DOS용으로 발매한 게임. 이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이스 2의 PC 한글판이지만 원작 게임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니라, 아예 한국판으로 새로 만들어서 이스 2 스페셜이란 제목을 붙였다.

팔콤에서 판권과 함께 자료를 받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스텝롤에 코토 마사유키에게 조언을 받았다고 적혀 있지만 게임 소스를 직접 받은 건 아니고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100% 국산 게임이다.

오프닝은 MSX판 이스 2 원작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비해 초반부 스토리를 보면 OVA로 나온 이스 천공의 신전을 따라가고 있다.

기본 게임 사용키는 상하좌우 이동 이외에 Ctrl 키는 선택. Alt 키는 칼질 및 취소. F1키는 장비창, F2키는 아이템창, F3키는 스테이터스창, F4키는 로드, F5키는 세이브(신의 일기장 소유시), F6키는 프레임/속도/소리 등의 환경창을 열 수 있다.

횡 스크롤 액션이 된 이스 3 때는 칼질이 가능한 반면 탑 뷰 시점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던 이스 1, 2는 일명 몸통 박치기라고 해서 무조건 몬스터와 부딪쳐 데미지를 입혀야 했다.

반면 본작에서는 Alt키로 칼을 휘두르는 모션이 추가되서 돌격 이외에 직접 공격 수단이 생겼다.

이게 사실 큰 변화로 이스 원작보다 공격 시스템이 더 나아진 점이다. 본작을 통해 이스를 처음 접한 사람이 이스 원작을 하면 ‘어, 왜 칼질이 안 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이 부분 때문에 이건 이스가 아니야! 라고 당시 이스 팬들의 원성을 자아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팔콤 본가 후대의 이스는 그런 모션이 추가되어 어찌 보면 시대를 앞서갔다고 볼 수도 있다.

일본판과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건 한국판 전용 이벤트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그게 바로 ‘단군의 탑’과 ‘만트라 개발실’이다.

물론 이게 좋은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이 이벤트를 보고 있으면 ‘아, 이건 진짜 한국 게임 맞구나’란 생각이 들게 하면서 정말 제작진이 이스 시리즈를 제대로 안 해보고 만든 티가 많이 난다.

나중에 회사가 부도나서 사라지기 전에 이스 이터널 1, 2를 한글화해서 정식 발매한 걸 생각하면 확실히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적어도 이 게임을 만들 시기에는 정말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알고서 제작에 뛰어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단군의 탑, 만트라 개발실 같은 걸 넣을 리가 없지)

단군의 탑 이벤트 발생 조건은 첫 번째 던전인 폐광에서 오리하르콘의 검을 얻지 않고서 제사장 카라스를 쓰러트린 상태에서 사다의 검이 부러져 비무장 상태가 된 뒤, 셀세타의 꽃, 로다의 열매, 월광초를 구해 리리아를 깨운 다음 장로에게 문도리아 퀘스트를 받아서 박쥐 보스를 격파한 후, 디스아 평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면 그곳으로 들어가 건너편으로 나와 평원 북동쪽 나무 뒤로 들어가면 숨겨진 던전 단군의 탑이 나온다.

단군의 탑은 10층 내외의 던전인데 길을 헤맬 필요가 전혀 없이 그냥 무조건 위로 올라가면 장땡인데 출몰하는 몬스터 평균 레벨이 70대가 넘어가기 때문에 잘 피해 다녀야 한다.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음산하게 어레인지한 BGM이 흐르는 가운데 처녀 귀신같은 한국 몹을 피해서 올라가다 보면 도사를 만날 수 있는데 금도끼 은도끼 드립을 치더니 단군의 검, 단군의 갑옷, 단군의 방패를 준 뒤 신토불이를 외치며 사라진다.

단군 시리즈 장비는 작중 최강의 장비다. 이스 2 원작에서 최강의 장비인 크레리아 시리즈를 능가한다.

초반에 얻으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되긴 하는데 얻는 과정이 노가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귀찮으면 안 보고 그냥 넘어가도 된다.

근데 솔직히 이 이벤트는 진짜 손발이 오그라드는 센스라서 이스 2 팬이라면 졸도할지도 모르고, 이스 시리즈 팬이 아닌 사람이 봐도 헉-소리가 절로 날 것이다.

그 아돌이 단군의 탑을 돌파하고 금칼, 은칼 드립 후 단군의 무구를 장비해 싸운다니, 팔콤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만트라 개발실은 살몬 신전 수로 중부에 가서 물 빠진 수로 바닥의 남서쪽으로 내려갔을 때 찾을 수 있는 배틀 소드 있던 곳 바로 위 하수도 구멍 2개 있는 벽에 들어가면 된다.

단군의 탑처럼 전용 아이템을 주는 건 아니지만 NPC로 등장한 제작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코믹한 이벤트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이스를 따라가고 있는데 게임 볼륨을 더 키워서 6개의 탑, 3개의 마을을 새로 추가하고 던전도 잔뜩 집어넣어 플레이 타임이 몇 배로 늘었다.

게임의 볼륨을 늘리는 것 자체야 좋은 거지만 원작과 좀 많이 엇나가는 부분이 있는 건 문제다.

여섯 개의 탑은 여섯 명의 신관에 대응되는 것인데, 본작을 처음 시작하면 아돌이 여섯 권의 책을 가지고 있어서 여섯 개의 탑을 돌아다니며 여섯 명의 신관에게 각각 책을 돌려주러 다녀야 하기 때문에 똥개 훈련이 따로 없어서 플레이 타임이 늘어났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게 됐다.

추가된 3개의 마을이 드워프, 엘프, 도둑의 마을인데 이스 원작에서는 나오지 않은 곳이라서 좀 생뚱맞다.

게다가 던전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맵 배치가 뭐 같아서 장시간 헤매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아이템 중 ‘신의 일기장’을 얻지 않은 이상 세이브는 마을 여관에서 밖에 할 수 없는 관계로 본의 아니게 난이도가 올라갔다.

전투야 경험치 노가다해서 레벨 올리면 그만이지만 던전 난이도는 그게 안 되니 이 부분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작중 인물의 이름도 발음을 한국식으로 표기한 게 아니라 번안한 듯한 느낌으로 표기해서 좀 그렇다. 예를 들어 소피아를 소휘아, 달크 팩트를 다크 팩트, 프레아를 후레아로 적어 놓으니 뭔가 대만 게임 느낌 난다.

사실 콘솔로 나온 이스 북미판에서는 달크 팩트가 다크 팩트로 나오긴 하는데.. 이스 2 스페셜에서는 신관들의 성을 전부 다크 시리즈로 통일하는 오류를 범했다.

음악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 이스 2 원작에는 나오지 않은 오리지날곡도 많이 들어가 있는데 곡수도 많고 전체 퀄리티도 높은 편이다.

물론 이스 시리즈도 음악 좋기로 유명한 게임이다 보니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스 한국판 오리지날 음악의 기준에서 보면 기대 이상의 퀼리티였다.

본작의 완성도를 가장 떨어트리는 건 사실 버그다. 치명적인 버그가 있어 살몬 신전에 들어갈 수 없어서 당시 패키지 게임 중에서 드물게 PC통신에서 전용 패치를 받아서 설치해야 했다. 즉, 집에 모뎀이 없어서 PC통신을 하지 못하는 유저는 정품 패키지를 구매해도 엔딩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근데 이게 훗날 밝혀진 제작진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따르면 거듭된 출시 연기에도 불구하고 기한 내에 게임을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최종 던전인 살몬 신전을 생략하고 게임을 완성해 발매한 것이고, 그 뒤에 살몬 신전 데이터를 패치라면서 배포한 것인데 설상가상으로 패치 전과 후의 세이브 호환도 안 됐으니 이 부분만큼은 그 어떤 말로도 쉴드를 칠 수 없다.

결론은 미묘. 이스 2의 이식작이라기 보다는 한국 현지판에 가까운 작품인데 원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작 이스 팬이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만하겠지만.. 이스 시리즈 본가 작품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추억 보정 효과를 주고 한국 게임 시장 초창기 작품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되었다는 걸 고려하면 그 당시 한국 게임 기준으로 볼 때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작은 된다.

이스 시리즈는 명작이지만 한국에서는 이스 이터널이 나오기 전까지 정식 발매한 적이 없었던 관계로 이 게임을 통해 이스를 처음 접한 사람이 많아서 재미있게 했던 사람도 많았으리라 본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광고 일러스트는 당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명진이 맡아서 그렸다. 그러나 게임 속에 나오는 일러스트와 오프닝 비주얼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아서 광고와 게임 속 그림체는 전혀 다르다.

덧붙여 오프닝 때 나오는 스텝롤에 시스템 프로그래밍 4명 중 前 그라비티 개발 이사 김학규의 이름이 눈에 띤다.



덧글

  • 미르미돈 2014/06/10 09:55 # 답글

    괴랄하긴 하지만 이 작품이 흥행한 덕에 게임북이 출간되는등 이스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작품이죠. 아직도 게임 초반 신의 일기장을 얻기 위한 노가다와 원작보다 방대한 맵, 특히 살몬신전에서 길을 잃고 해맨 기억이 나는 작품입니다.
  • 듀얼콜렉터 2014/06/10 10:42 # 답글

    이 작품이 발매될 당시에 미국에 있었는지라 접할 기회는 없었네요, 그래도 이스는 PC엔진판으로 즐겨서 그때부터 광팬이 됐었죠 ^^;
  • CARPEDIEM 2014/06/11 01:45 # 답글

    신전까지 갔다가 막혀서 게임 접은 사람 여기 하나. -┏)ず~
  • LONG10 2014/06/11 20:02 # 답글

    http://www.winbee.org/5093156

    이런저런 비화는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그럼 이만......
  • 잠뿌리 2014/06/19 13:09 # 답글

    미르미돈/ 저도 이 작품을 통해 이스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전까지 MSX판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게임이라서 관심이 적었습니다.

    듀얼콜렉터/ PC엔진판 이스가 참 비주얼도 멋지고 완성도도 높았지요.

    CARPEDIEM/ 저도 게임 발매 초창기 때 신전에서 막혀서 엔딩 보는 걸 포기했습니다.

    LONG10/ 개발자들도 참 고생이 많았네요. 개발 환경이 정말 열악했던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4340
2489
9753511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