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패밀리: 구출 대작전 (The great ghost rescue.2011) 2014년 개봉 영화




1975년에 영국의 아동 소설 작가 에바 잇본스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2011년에 얀 사뮤엘 감독이 만든 영국산 판타지 가족 영화. 한국에서는 2014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1919년에 크래기 포드 고아원 옥상에서 친구랑 장난을 치다가 떨어져 죽은 험프리가 유령이 되어 고아원 지하에 살던 유령들과 한 가족이 되었는데 그로부터 92년이 지난 2011년 현대의 영국에서 고아원 건물이 헐려 갈 곳을 잃고 거리로 나와 온갖 잡유령을 끌고 떠돌아다니다가 런던 의회로 처들여가 유령들의 살 곳을 달라고 주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험프리는 유령으로서의 자각이 좀 없어서 별로 개성은 없지만 험프리의 유령 가족은 개성만점이다. 스코틀랜드 전사로 양발이 잘려 죽어 발이 없는 아빠 유령 해미쉬, 두 명의 자매와 함께 참수 당해 몸은 하나인데 머리 3개를 번갈아 쓰던 엄마 유령 메이블, 마녀로 몰려 물에 빠져 죽어 물귀신이 된 누나 유령 위니프리드, 서커스에서 인간 탄환쇼를 하다가 불붙은 해골 머리 귀신이 된 조지 등으로 한 명 한 명 설정만 놓고 보면 그렇게 개성적일 수가 없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많아서 각 유령들이 개성을 발휘할 장면이 별로 없는데다가, 이야기 전개는 이상할 정도로 빨라서 밀도가 너무 낮다.

도입부에서 험프리가 추락사해 유령이 되어 해미쉬 일가로 들어갔다가 92년이 지난 현대 영국으로 배경이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15분 남짓이다.

거기다 험프리 일가가 쫓겨난 후 거리의 유령들을 규합하는 과정은 그냥 길가다가 만난 유령이 하나 둘씩 따라와 어느새 집단 규모를 이루는데 그게 불과 1분도 채 안 걸리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

뭔가 중요한 부분을 죄다 스킵하고 넘어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반부에 런던 시민들이 유령의 존재를 파악하고 인간과 유령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초광속 스킵을 해서 휙휙 지나간다.

공존의 시작 후 몇 분 안 지나 결국 인간과 유령은 함께 지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와 유령들을 도시에서 내몰아 시골의 고성으로 이주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초광속 스킵을 하니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사건의 흑막이 나타나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그것도 사실 복선 같지 않은 복선 하나 넣고선 뭔가 쓸데없이 거창한 동기와 배경 설정을 넣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유령즙을 짜내어 마시면 불로불사한다는 발상 자체는 그럴 듯한데 그게 처음부터 밑밥을 던져 놓고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아, 그래서 그렇구나.’하고 보는 사람를 납득시켜야지, 이건 뭐 ESC나 컨트롤키 눌러서 드라마 모드 다 스킵하고 결과만 보여준 격이니 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유령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유령의 특징이라고는 사실 유령즙 이외에 ‘우’라는 유령 고유의 파워 밖에 없다. (스카이림의 용언 같은 걸 생각하면 된다. 후스로다!)

기본적으로 본작의 유령은 유령 같지가 않다. 벌건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일반 시민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유령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유령의 행동. 사고방식도 인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사실 전반적인 내용이 유령 대소동이라기보다는, 그냥 유령의 탈을 쓴 홈리스들의 투쟁기로 밖에 안 보인다.

본작에 나오는 고스트 헌터도 그냥 말만 그렇지. 실제로는 뭔가 굉장히 없어 보인다.

하는 일이라고는 단순히 기계 장치를 이용해 유령을 빨아들여 사로잡는 것 밖에 없는데 그것마저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1인칭 시점으로 위협을 가할 뿐이고, 작중에서 서너 번 정도 아주 짧은 시간에 잠깐잠깐 나오는 관계로 사건의 흑막을 위해 던진 밑밥 역할 밖에 못 하고 있다.

사실 그 고스트 헌터의 존재 자체가 이 실사 영화판의 오리지날 설정이다. (원작에서는 유령을 위협하는 게 성직자로 나온다. 원작 소설은 1975년에 나와서 그런 것이다)

전기 장치로 유령을 사로잡는 영혼 트랩 개념이라서 고스트버스터즈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캐릭터는 개성적이고 현실과 유령계의 경계를 허문 배경 자체는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유령과 인간의 차이가 별로 없고 내용 축약이 심한데 전개까지 너무 빨라서 스토리의 밀도가 낮아져 몰입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러닝 타임이 약 90여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는데 그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한 게 화근이 된 것 같다. 차라리 TV 외화 드라마로 나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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