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엘시드 ~Dark Knight Saga~ (1994) 2019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대만의 GDAN SOFT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한국에서는 1995년에 GAME BOX에서 한글화하여 정식 출시했다.

대만 원제는 ‘마무왕(摩武王)’인데 국내명은 어째서인지 ‘엘시드’가 됐고 부제인 다크 나이트 사가만 그대로 번안됐다. 게다가 고전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GDAN SOFT의 회사명도 적혀 있지 않고 GAME BOX 로고가 대신 들어가 있다.

내용은 대마왕 디즈리스의 심복이자 흑기사들의 령도자인 공작왕 리처드가 세계 정복을 마친 후 적수가 없어 무료함을 느끼다가 왕성 지하에서 성검 이자드를 발견해 디즈리스를 쓰러트리고 자신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다가 반대로 역관광 당해서 간신히 탈출했는데 모든 힘과 기억을 잃은 채로 수녀원 앞에 쓰러져 있다가 리사에게 발견된 뒤.. 마왕군의 추격군에 의해 리사가 죽자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4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4를 메인으로 해서 18금 게임 브랜드인 엘프의 드래곤 나이트 4를 추가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파이널 판타지 4의 세실과 드래곤 나이트 4의 에토를 믹스한 것이다. 처음에는 악의 편이었던 흑기사 리처드가 이후에 마음을 고쳐먹고 성기사 리처드로 각성하며, 과거의 자신에게 정체를 누설하면 마법이 풀려 미래로 돌아간다는 설정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다.

작중 최종 보스인 대마왕 디즈리스의 정체도 용사가 암흑육현자에게 조종당한 것으로 파이날 판타지 4에서 제무스의 사념에 지배당하는 골베자와 같다. (골베자와 다른 점은 주인공과 혈연관계가 아니란 것 정도다)

다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베끼기만 한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그 믹스레이드 과정에서 과거의 리처드와 미래의 리처드를 각각 흑기사와 성기사로 대입하면서 밀도를 높였다.

사실 파이널 판타지 4에서 세실이 성기사로 각성한 뒤에는 암흑 기사 세실과 싸운 뒤에는 더 이상 그쪽이 등장하지 않는데 본작에서는 마지막 전투까지 계속 나온다.

과거와 미래의 자신으로서 대립 시키고 막판에 가서 두 명의 리처드가 파티를 이루어 싸우는 전개까지 넣어서 이 부분은 확실히 좋았다.

여기서 좀 아쉬운 건 사실 모방한 부분보다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져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점이다.

도입부만 해도 분명 리처드는 기억을 잃었다고 나오는데 실은 자신이 공작왕 리처드란 걸 알고 있었고, 과거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을 알게 되면 마법이 풀린다는 말이 좀 이상하게 적용되서 리처드가 둘 다 사라져 4년 후에 한 명으로 나온다. 거기다 리처드가 자신의 정체를 누설하는 장면도 뭔가 극적인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가 뿅 사라지는 느낌이라서 뭔가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캐릭터의 후일담 엔딩 같은 경우는 파이널 판타지 4와 유사해서 작중 인물들이 왕이 되거나 끝내 커플을 이루지 못하고 헤어지는 것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리처드, 리사의 남녀 주인공 재회 엔딩은 나름대로 깊은 여운을 주는데 아무리 스토리가 좀 허술해도 두 사람의 사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그렇다.

리처드가 마음을 고쳐먹는 계기이자 시간 여행을 하게 된 동기로 사실 세계 평화를 지키는 것보다 리사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장대한 모험을 떠난 것이다.

동료 캐릭터 중에 사실 가장 정감이 가는 건 ‘신동’이라는 캐릭터로 직업 자체가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소환술을 사용해 싸우며 파티에서 개그 포지션을 맡고 있다.

파이널 판타지 4처럼 스토리 진행에 따라 파티 멤버 구성이 달라지는데 최종 전투까지 남는 멤버는 리사, 리, 신동, 리처드(흑기사)다. 들어왔다가 나가는 멤버는 사실 2명으로 잭키 공주와 사라 밖에 없다.

여기서 신동, 사라가 커플링인데 엔딩에서 끝내 커플이 되지 못한 후일담을 보면 파이널 판타지 4의 엣지, 리디아 커플에 대입되는데 재미있는 건 사실 파판 4에서는 리디아가 소환사인데 본작에서는 신동이 소환사고, 사라는 흑전사라는 어중강한 클래스로 나온다는 것 정도다.

게임 그래픽은 지금 관점에서 봐도 썩 좋지는 않은데 색감이나 디자인을 보면 이게 그냥 오리지날 툴로 만든 게 아니라 어쩐지 RPG 쯔구르 DOS판을 베이스로 해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게임 화면은 파이날판타지 같지만 게임 시스템은 드래곤 퀘스트 같아서 키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없고 일일이 창을 열어 커맨드를 실행해야 한다.

행인대화는 대화, 부대지휘는 파티 리더 변경 및 캐릭터의 상태 화면, 동료장비는 캐릭터 장비, 기능사용은 캐릭터 마법, 도구처리는 아이템, 현지조사는 상자 열기 및 스위치 누르기, 기능변경은 환경창, 동료대화는 파티 멤버와 대화하기 등의 기능이 있다.

스토리가 파이날판타지를 모방한 만큼 게임 전투 시스템도 파이날 판타지와 동일하다. 다만, 파이날 판타지 4 기준이기 때문에 이때는 ATB 시스템이 없어서 그건 적용하지 않았다.

전투 때의 커맨드 중 본작의 고유 시스템은 연합공격으로 파티 멤버 2인 이상이 연합 공격을 할 수 있다.

게임 시스템은 조작이 참 불편한데 마우스, 키보드를 동시 지원하는데 이게 각각 따로 쓰는 게 아니라 범용이라서 둘 다 쓰기 불편하다.

파이널 판타지 4와 같이 인카운터율이 높은 관계로 상태창 열었다가 닫은 뒤 그 몇 초를 못 참고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고, 적이 기본적으로 파티 단위로 튀어 나오니 좀 답답하다.

파이널 판타지 4도 사실 인카운터를 비롯한 난이도 문제 때문에 하도 불편해서 나중에 난이도를 대폭 낮춘 Easy판이 나왔다는 걸 생각해 보면 안 좋은 것까지 따라하고 있다.

결론은 평작. 냉정하게 평가하면 파이널 판타지 4와 드래곤 나이트 4를 모방하고 있어 아류 신세를 면치 못하지만, 그래도 장점도 있는 게임이다.

주인공 리처드의 선악에 대한 갈등과 과거와 미래의 자신이 대립하는 구도의 밀도를 높여서 오리지날 스토리로 나가려 했던 시도는 좋았다.

게임 인터페이스가 워낙 불편해서 그렇지, 좀 더 시스템 환경이 편하게 나왔다면 좋았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파티 멤버 중 한 명인 장님 권법왕 ‘리’는 2년 후인 1996년에 같은 제작사가 MS-DOS용으로 만든 ‘광용전 ~Mad Dragon Story’에서 주인공으로 나온다. (한문 제목에 영어 부제를 쓰는 게 GDAN SOFT의 타이틀 아이덴티티인 것 같다)



덧글

  • 블랙하트 2014/06/06 09:38 # 답글

    '엘시드'는 스페인의 영웅 '엘 시드'의 이름을 가져온것일 텐데 무슨 생각을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건 광고에 나온 배경 스토리가...

    '중세 십자군 전쟁을 앞둔 암흑시대. 백여종의 마법과 웅장한 전투화면이 펼쳐지는 시대의 승부사가 계속된다!!'

    상관도 없는 십자군 전쟁이야기는 왜 넣었는지...

    리와 스승이 싸우는 장면이나 몇몇 부분은 파이널 판타지 5, 6가 연상되더군요.

    인카운터율이 높기는 해도 보스전이나 강제전투 제외하면 ESC 한번으로 도망이 가능하니 아무리 강한적을 만나도 여유는 있는 편입니다.
  • 잠뿌리 2014/06/19 12:57 # 답글

    블랙하트/ 중세 십자군 드립은 진짜 생뚱맞지요. 아마도 성전사라는 말이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리처드 각성 이후 직업이 성전사지요. ESC로 강제 퇴각이 가능한 건 이제 알았네요. 그건 편리한 것 같습니다.
  • ㅇㅇ 2017/09/04 04:11 # 삭제 답글

    대만 원제는 魔武王 입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세요.
  • 잠뿌리 2017/09/05 15:48 #

    네. '마'자 한자가 틀렸네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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