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탐정가(Murder by Death.1976) 하이틴/코미디 영화




1976년에 미국의 극작가 닐 사이먼이 각본을 맡고 로버트 무어 감독이 만든 코미디 영화. 원제는 머더 바이 데스. 국내명은 5인의 탐정가다.

내용은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갑부 라이오넬 트웨인이 유명한 명탐정 다섯 명에게 만찬 및 살인 초대라는 초청장을 보내 자신의 저택에 불러들여 곧 이 자리에 모인 사람 중 한 명이 살해될 것이며 그 범인을 밝혀내면 백만달러를 주겠다고 선언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장님이었던 집사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궃은 날씨, 저택으로의 초대, 저택으로 통하는 낡은 다리, 음산한 저택, 신호가 끊긴 전화기 등등 탐정물의 전형적인 배경을 갖추고 시작하는데 정통 탐정물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탐정물을 디스하는 풍자극이다.

언뜻 보면 후대에 나온 동명의 보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추리 코미디 영화 살인 무도회(클루)를 생각나게 하지만 그쪽은 추리물의 성격이 강한 반면 이쪽은 추리 풍자극이라 실제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작중에 나오는 다섯 명의 명탐정부터가 유명 추리 소설 주인공을 풍자한 것이다.

회색 뇌세포 에르큘 포와르, 여류 탐정 미스 마플, 중국계 탐정 찰리 챈, 부부 탐정 닉 찰스 & 노라 찰스, 하드 보일드 탐정 샘 스페이드 등을 각각 마일로 페리에, 제시카 마블, 시드니 왕, 딕 찰스턴 & 도라 찰스턴, 샘 다이아몬드로 대입했다.

시드니 왕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일본계 양자 윌리 왕을 부려 먹고 비유법을 남발해 시종일관 깐죽거리고, 딕, 도라 찰스턴 부부는 귀족 가문에 부유하지만 실제로는 파산 직전의 허세와 허영으로 가득 찬 이들이며, 마일로 페리에는 고칼로리 음식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뚱보 남자로 운전기사 마르셀 카세트에게 항상 짜증을 낸다.

샘 다이아돈드는 비서 테스 스케핑톤을 동반하고 있는데 시니컬하고 터프한 상남자 같지만 게의 의혹이 있으며, 제시카 마블은 조수인 간호사 미스 위더스가 고령에 치매 환자라 오히려 자신이 그녀의 휠체어를 끌며 간호한다.

탐정들 자체가 풍자 캐릭터라서 다들 어딘가 나사가 몇 개씩 풀려 있고 본편 스토리 자체도 탐정들이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진행하기 때문에 그들을 혼돈의 카오스에 빠트린다.

집사 밴슨멈은 장님.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하녀는 귀머거리에 벙어리인데다가 시체가 발견돼도 그게 몇 분도 채 안 돼 옷만 남기고 사라지는가 하면 문을 열고 나가면 수시로 다른 공간이 나와서 탐정들을 농락한다.

본작에 나오는 트릭은 기본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본작의 테마가 작중에서 실제 대사로도 나오지만 끝까지 단서를 숨기고 반전을 넣고 마지막에 가서 범인의 윤곽을 드러내는 탐정물의 기만을 풍자한 것이라 그렇다.

본작의 명탐정들은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한다. 또 이들은 분명 탐정인데도 불구하고 동기적인 부분에서 전부 잠재적 범인이다.

찾으라는 범인은 안 찾고 싸우느라 바빠서 무한도전으로 치면 하와 수 같은 서로 까기 상황극을 펼쳐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사건의 진범이 밝혀져야 할 클라이막스씬에서도 명탐정 각자 범인을 밝혀냈다며 5중반전 콤보로 이어지다가 결국 그들 모두를 엿 먹인 6중, 7중반전까지 더해지면서 아주 제대로 물 먹인다. (특히 맨 마지막에 가서 7번째 반전과 함께 드러난 사건의 진범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떠난 탐정들을 비웃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결론은 추천작. 기존의 탐정물을 디스하는 추리 풍자극으로서 손에 꼽을 만한 고전 명작이다. 후대에 나온 살인 무도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서 두 작품 다 추리, 탐정을 소재로 한 코미디로서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샘 다이아몬드 배역을 맡은 배우는 콜롬보 형사 역으로 유명한 피터 포크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삭제된 장면이 하나 있는데 본래 스크립트에서는 엔딩에서 다른 손님들 다 떠난 뒤 셜록 홈즈, 왓슨 풍자 캐릭터가 뒤늦게 도착해 뒷북 때리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추가로 이 작품은 당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출품됐고 현재 IMDB 평점은 7.5로 고득점을 획득했다.



덧글

  • 블랙하트 2014/06/05 17:12 # 답글

    라이오넬 트웨인 역으로 나온 사람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로 유명한 '트루먼 카포티'였죠. (유일한 영화 출연작)

    후반에 탐정들을 함정에 빠트려 죽이려고 했는데 그걸 빠져 나온 방법들이 황당했습니다.

    (독가스 - 간호사 조수가 다 먹어치워버림, 전갈- 못피하고 그냥 물렸음(...), 내려오는 천장 - 운전기사가 괴력으로 박살내고 탈출)
  • 눈물의여뫙 2014/06/06 00:35 # 답글

    결말이 궁금하네요. 대체 누가 범인이었는지.
  • 잠본이 2014/06/06 20:53 # 답글

    탐정들의 무한도전인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청 보고싶어지는
  • 잠뿌리 2014/06/19 12:53 # 답글

    블랙하트/ 탈출씬도 그렇고 그 이후에 이어진 다섯 탐정의 범인 지목도 개그의 연속이지요.

    눈물의여뫙/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범인입니다. 추리물의 풍자극이라서 생뚱 맞은 인물이 진범으로 나오지요.

    잠본이/ 추천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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