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엑스 테잎 (SX TAPE.2013)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3년에 버나드 로즈 감독이 만든 페이크 다큐멘터리.

내용은 무명 예술가인 질과 그녀의 남자 친구이자 카메라맨 아담은 두 사람의 일상과 붕가붕가를 카메라로 담아 즐기는 커플인데 질의 전시회 장소를 찾다가 어느 버려진 병원을 발견하고 호기심과 충동에 이끌려 그곳에 들어가서 놀다가, 병원을 한 번 빠져나왔다 친구 커플인 바비, 엘리와 함께 다시 그곳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로 버려진 정신병원이 배경이란 점에 있어 그레이브 인카운터를 생각나게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장르와 배경에 충실하지 않다.

주인공 커플이 폐병원에 들어간 동기도 그냥 호기심과 충동이고, 들어가서 한 짓도 정줄 놓고 놀다가 귀신 씌어서 참사가 벌어진 거라서 정말 몰입이 안 된다.

스토리 중간에 병원에서 빠져 나갔다가 나중에 제발로 들어오니 병원 안에 완전히 갇힌 것도, 정체불명의 존재 혹은 귀신에게 쫓기는 것도 아니라서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총 러닝 타임 85분 중에 약 60여분 가까이 등장인물이 말하고 다투는 것만 나온다. 그 뒤부터 끝까지는 도주씬도 나오긴 하지만 그 부분이 극히 짧은데다가, 미지의 공포에 쫓기는 느낌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호러 영화라고 하기 좀 민망한 수준이다.

반전에 의지하고 있지만 사실 그게 중간에 너무 빨리 드러나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건 CCTV 보는 걸로 다 퉁치고 있어서 스릴러로서도 꽝이다.

그것도 그럴 게 주인공은 카메라맨인데 촬영을 하느라 대사도, 리액션도 거의 못하고 바비나 앨리 같은 주변 인물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리타이어하는데 그것도 비포 없이 애프터만 한참 뒤에 보여준다.

결국 귀신에 씌인 히로인 질만 지겹게 계속 보여주는데 그녀가 소리 지르고 히스테리 부리는 원맨쇼만 끝없이 나온다.

이 작품의 홍보 문구로 빗대자면 마지막 1분까지 무서운 게 아니라, 마지막 1분만 무섭다. 근데 그 무서운 게 사실 호러 영화로서의 무서움이 아니라 남성의 생물학적 공포인데 정말 뜬금없는 연출인 데다가 그 표현이 너무 과격해서 솔직히 제정신 갖고 만든 것 같지가 않다.

그 장면만 보면 조엘 M. 리드 감독의 1976년작 블러드 석킹 프릭스(더 인크레디블 토쳐 쇼),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감독의 1988년작 네크로맨틱의 라스트씬이 생각난다.

다만, 그 두 작품은 애초에 컨셉이 고어+호러+에로인 반면 이 작품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시작했다가 섹스 코드를 남발하다 고어로 귀결시켜서 왜 이런 각본을 쓴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작품은 포르노 수준까지는 아니고 빨간띠 성인 영화 수준의 에로물에 호러를 살짝 끼얹은 형태의 영화인데 이걸 인시디어스 제작진 드립까지 치면서 수입해 개봉하는 현실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영화 배급사가 영화를 안 보고 수입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영화를 봤다면 이게 도저히 국내에 개봉할 만한 수준의 영화가 아니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을 텐데 단순히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 제작진(인시디어스 1탄도 아니다)이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개봉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작품이 가진 유일한 의의는, 영화를 보지 않고 제작 스텝 명단과 언론용 홍보 자료만 받아서 기사화하는 배급사, 기자들이 양심과 개념이 있다면 이제 좀 반성해야 될 거란 사실 하나 뿐이다.

결론은 비추천. 호러 영화의 탈을 쓴 삼류에로 영화로 영화 완성도와 내용이 정말 수준 이하의 망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IMDB 평점 3.6이다.

버나드 로즈 감독은 28년 경력의 베테랑 감독이고 호러 영화의 수작 중 하나인 ‘캔디맨’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런 감독이 이런 망작을 만들다니 호러 영화 팬으로서 씁쓸하다.

덧붙여 이 작품의 촬영 배경은 미국에서 유명한 심령 스팟 중 하나인 LA 린다 비스타 병원이라고 하며, 1991년에 폐쇄된 이후 실제로 유령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덧글

  • 쿠라사다 2014/05/29 12:46 # 답글

    마지막 1분까지 (기다려야) 무서운 영화.... 라는 거군요. ;;
  • 무명병사 2014/05/29 15:45 # 답글

    어째 제목이 괴이쩍다했더니 지뢰급이었군요.... 감사합니다. 꾸벅.
  • 블랙하트 2014/05/30 14:28 # 답글

    누군가의 촬영으로 진행 되는 영화에서 제일 손해보는 배역이 카메라맨이죠. 죽거나 하지 않는한은 얼굴 나올일이 거의 없으니...
  • 잠뿌리 2014/06/04 23:27 # 답글

    쿠라사다/ 사실 그것도 정말 생물학적인 공포라서 무서운 게 좀 애매하죠.

    무명병사/ 인시디어스 두번째 집 제작진이란 홍보 문구가 위장 지뢰였습니다.

    블랙하트/ 본작에서는 맨 마지막에 가서야 나오는데 처참한 최후를 당해서 안습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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