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기사단 (The Heart Of The Oak.2012) 2014년 개봉 영화




2012년에 엥겔 이즈퀴에르도, 리카도 레이몬 감독이 만든 스페인산 3D 애니메이션. 원제는 ‘참나무의 심장’. 국내명은 ‘드래곤 기사단’이다. 2002년에 엥겔 이즈퀴에르도 감독이 만든 2D 애니메이션 ‘드래곤 힐’과 ‘매직 큐브’에 이은 드래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얼음 요새를 점거한 악당 드래곤에 의해 한 여름에 눈이 펑펑 내려 세상이 얼어붙을 위기에 처하고 설상가상으로 악한 용기사 이골 칸이 깨어나자, 선한 용기사 켄이 이실매의 검을 되찾아 이골 칸을 무찌르려고 하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숲의 수호신 로빈을 찾아 켄의 아들 엘피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배경 설정과 본편 내용, 등장인물 등 작품 전체가 좀 어지럽다. 전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우선 본작의 배경은 먼 옛날 드래곤들이 랜스 차징하는 인간 기사들의 용사냥에 종족 전멸의 위기를 맞이해 마법의 힘으롤 용만이 사는 세계로 들어가 잘 먹고 잘 살았다고 나오는데, 본편에서 용이 했던 일이 공주를 납치해 기사의 도전을 받는 거라고 나와서 시작부터 좀 꼬인다.

즉, 용이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작중 인물로 엄연히 인간이 나오고 엘피 일가와 친하게 지내니 뭔가 용이 사는 세계의 창조 신화와 너무 대치된다.

이건 본작이 사실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 아니고 드래곤 시리즈 3부작으로 나온 것이라 그런 것 같다. 즉, 이 시리즈 처음부터 보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나와서 무슨 일을 했는지 다 알 수 있을 텐데.. 그걸 모르고 보면 왜 이런 세계관에 용과 인간이 친하게 지내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스케일은 또 한없이 작아서 말이 좋아 왕국이지, 실제로는 켄 가족이랑 악당까지 다 합쳐서 작중에 나오는 드래곤은 10마리도 채 안 된다. 왕국은커녕 도시나 마을은 고사하고 그냥 가정집 하나 수준인 거다.

메인 스토리도 전혀 정리가 안 됐다. 켄 일가는 눈이 내리는 원인을 악의 용기사 이골 칸의 소행으로 단정짓고 여행을 떠났는데 정작 이골 칸은 한참 나중에 부활한다.

거기다 켄은 이골 칸이 부활하기 전에 마지막 남은 용기사로 이실매의 검을 구해야 이골 칸을 상대할 수 있다는 설정을 가졌는데.. 이 검을 뽑으려면 검을 봉인한 숲의 수호신인 엘프 일족의 로빈을 데려와야 하고 그 임무를 엘피가 맡아 여행을 떠나서 따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누구를 주역으로 삼을지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을 준다.

로빈 파트만 해도 하늘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내려온 존재랍시고 뜬금없이 UFO 타고 불시착한 꼴뚜기 외계인들 데리고 슬랩스틱 코미디하면서 스토리 전반을 보내는데 결과적으로 이실매의 검 퀘스트도 성공시키지 못하니 애는 도대체 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이실매의 검도 전설의 레전드한 무기라면서 제대로 뽑힌 것도 아니고 어쩡쩡하게 뽑혔는데 무기 입수 직후 이실 칸을 일격사시켜서 켄과 이실 칸의 숙명 대결이 단 1초만에 끝나니 허무하기 짝이 없다.

포스터에서는 켄이 황금 흉갑을 입고 나오지만 정작 스토리 본편에서는 이제 이건 필요 없다며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캐릭터 디자인은 귀여운 것도, 멋진 것도 아니고 작중에 나오는 용족도 이 어디가 대체 드래곤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기본적으로 당나귀상인 얼굴에 직립보행을 하고 등에 조막만한 박쥐 날개가 달려 있는데, 가만히 보면 드래곤보다는 오히려 공룡에 가깝다.

이게 정확히 말하자면 1990년대 초반에 나온 미국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덴버’ 느낌인데 덴버 등에 박쥐 날개 달고 드래곤이라고 우기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2D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전작인 드래곤 힐, 더 매직 큐브에 나온 디자인을 보면 덴버 짝퉁이다.

이 작품에서 딱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엔딩 보컬곡을 한글 더빙판에서 한국어 가사로 녹음했는데 그걸 그냥 들려준 게 아니라 배경 코러스로 깔고, 주제가 부르기 응모에 당첨된 아이들이 주제가 따라 부르는 걸 릴레이로 보여준다는 거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선 나쁘지 않은 시도인데 그것 때문에 본래 주제가를 들을 수 없다는 것과 엔딩 크레딧에 스텝롤이 단 한 글자도 올라오지 않는 건 좀 문제가 있어 어쩐지 배보다 배꼽이 커진 것 같다.

결론은 비추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감안하고 내용과 설정 정리가 전혀 안 되어 있고, 3D 비주얼이 좋은 것도 캐릭터 디자인이 귀여운 것도 아니며 스토리의 재미까지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소개글을 보면 전 세계 60여개국 수출작이고 찰리 브라운, 핑크 팬더 제작진의 야심작이라며 엄청 띄워주는데, 이 작품은 사실 2D로 나온 드래곤 힐, 매직 큐브가 스페인 내에서 인기를 끌고 스페인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한 것뿐이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은 혹평을 면치 못했는데 하필이면 한국에서 이 시리즈 최악의 작품을 월메이드 애니메이션이랍시고 수입해 온 것이다.

‘눈이 내려 세상이 꽁꽁 얼어 버린다.’, ‘드래곤이 나온다.’ 등의 키워드를 보고 어? 이거 겨울왕국+드래곤 길들이기잖아. 겨울왕국의 드래곤 길들이기다! 우왕 굳! 이러면서 급하게 들여온 티가 팍팍 난다.

그러지 않고서야 시리즈 3부작 중 1,2편이 그렇게 떴다면서 정작 12년 동안 개봉할 생각도 안하다가 이번 3편 하나만 달랑 개봉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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