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 3D (TARZAN 3D.2013) 2014년 개봉 영화




2013년에 라인하드 클루스 감독이 만든 독일산 3D 애니메이션. 한국에서는 2014년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7천만 년 전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을 조사하러 아프리카 정글에서 와 있던 그레이스톡 가족이 결국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헬기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어린 제이제이 혼자 살아남아 남편과 아이를 잃고 홀로 남은 암컷 고릴라 칼라의 손에 거두어져 야생 소년으로 자라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운석에 대한 설정은 본작 오리지날 설정으로 우주 멀리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이 정글 깊은 곳에 있고, 원숭이들이 그걸 지키고 있었는데 운석에 담긴 에너지가 엄청나 미래 자원으로 대체할 만한 것이라 연구가 벌어졌던 것이고 나중에 그것을 노리고 그레이스톡 제단에서 손을 쓰는 전개라서 작중에 나오는 갈등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선역과 악역의 대립 원인으로만 나올 뿐, 운석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몇 안 되고 타잔은 어디까지나 제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거지 운석이나 정글 그 자체를 지킨다거나, 정글의 왕이 되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보니 왜 굳이 그런 거창한 설정을 넣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

본작의 주요 내용은 어디까지나 타잔과 제인의 사랑 이야기다 보니 두 사람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나머지는 좀 어영부영 넘어간 게 많다.

특히 타잔하면 떠오르는 정글의 왕이란 것도 본작에서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원숭이 무리 대장 쓰러트리는 단 몇 분 만에 후딱 해치워 버린다. 소년 타잔이 정글의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스킵해서 넘겨버린 것이다.

그런데 타잔의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 청년기에 걸쳐 바뀌는 모습을 계속 담고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만든 것 같다. 정작 중요한 건 휙휙 지나가는데 말이다.

개연성이 좀 없는 것도 눈에 띄는데 본래 원작 타잔은 타잔이 아기였던 시절부터 고릴라에게 거두어져 야생 소년으로 자라난 반면, 본작에서는 약 10살 정도의 초등학생으로 나오는데 분명 사람 말도 멀쩡하게 잘 하고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인간 생활도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홀로 남겨져 고릴라 무리에 들어가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원시적인 수준으로 퇴화했다.

근데 나중에 멀쩡히 사람 말을 하게 된 계기가 말을 배운 것도, 말을 하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고 제인과의 만남을 통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람 말과 동물 울음소리를 번갈아가며 쓰니 뭔가 좀 황당했다.

작중 타잔의 실제 이름은 J.J인데 항상 자신은 타잔이라며 정글의 왕이 될 거라는 꿈을 이야기해서 밑밥을 깔아 놓긴 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설득력을 떨어트린다.

작중에 나레이션을 넣어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게 언뜻 보면 친절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 스킵의 주요 원인이 돼서 이야기의 과정을 설명으로 때우는 부분이 많아 독이 됐다.

이 작품에서 유일한 볼거리는 3D 비주얼의 아름다움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글 묘사는 확실히 아름답다.

다만, 풍경만 좋아 보이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연출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이라는 홍보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임펙트가 약하다. 그도 그럴 게 타잔이 펼치는 모험이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제인과의 러브 스토리가 중심이 되니 블록버스터가 나올 건덕지가 별로 없는 거다.

타잔이 나무 타는 장면은 극히 짧고 액션씬도 몇 개 안 되며, 뭔가 상황이나 전개상 모험이라고 할 만한 것 자체가 없으니 재미가 실종됐다.

그렇다고 러브 스토리를 잘 만든 것도 아니다. 제인의 역할이 너무 미비하다. 본래 제인은 타잔으로 하여금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아주고 그와 정글에서 동화가 되던, 인간 사회로 이끌어 주던 간에 여주인공으로서의 역할과 비중을 갖추어야 하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게 없다.

타잔이 인간을 따라 갈지, 정글에 남아서 살아갈지에 대한 갈등도, 고민도 하지 않아서 제인의 역할도 대폭 축소된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원작에 대한 헌정도, 재해석도, 현대적인 각색도 아닌 싱겁고 밍밍한 스토리에 거창하기만 하지 전혀 쓸데없는 배경 설정을 추가해 놓고선 액션이면 액션, 모험이면 모험, 로맨스면 로맨스. 뭐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전반적으로 완성도도 낮고 재미도 없는 작품이다.

1999년에 디즈니에서 만든 타잔이 얼마나 잘 만든 작품인지 새삼스레 알게 해줄 뿐이다.



덧글

  • 먹통XKim 2014/05/20 02:02 # 답글

    국내 개봉당시 디즈니 타잔 3D로 잘못 알고 봤다가 뭐야 이거...기겁한 분들도 꽤 있다죠
  • 잠뿌리 2014/05/28 11:53 # 답글

    먹통XKim/ 타잔 3D가 원제긴 한데 디즈니의 타잔도 '타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보니 혼동되죠. 근데 디즈니 타잔에 비해 너무 뒤떨어지는 작품이라 그거 생각하고 보면 실망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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