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썬 (House Of The Rising Sun.2011) 2011년 개봉 영화




2009년에 베스트셀러 작가 척 허스티미르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2011년에 브라이언 A 밀러 감독이 영화로 만든 작품. 전 WWE 월드 챔피언인 데이브 바티스타가 주연을 맡았다. 바티스타의 첫 주연작이다.

내용은 전직 형사지만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들어가 5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여 불법 카지노 겸 매춘굴 겸 스트립 바의 기도(경비)를 맡고 있던 레이 쉐인이 강도를 당해 바 사장의 아들 피트가 살해당하자, 그 책임을 추궁당하며 피트 살해범을 잡아 오라는 명령을 받고 직접 조사에 나서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이 경찰과 범죄 조직 양쪽에 표적이 되어 쫓겨 다니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게 주된 내용인데 우선 이 내용이 굉장히 식상하다.

범죄 액션물하면 십중팔구 이런 내용이라 너무 식상해서 본편 내용이 아무런 기대도 되지 않지만.. 막상 보면 본편 내용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엉망진창이다.

주조연의 연기력이 극히 떨어지고 어색한 건 둘째치고 엑스트라조차 통제가 되지 않는 게 자주 보인다.

초반부에 스트립 클럽에 총기로 무장한 강도가 들었을 때 손님이나 스트립 댄서들은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고 놀며 수다 떨기 바쁘고, 후반부에 레이를 목격한 경찰이 직접 잡으러 가거나 쫓을 생각도 않고 무덤덤하게 용의자를 목격했다고 신고하는 장면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정줄 놓고 촬영한 게 아니면 편집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출현 배우 중 유일하게 낯익은 배우는 대니 트레조가 작중에 나오는 조직 보스의 형 카를로스로 나오지만 별 다른 활약도, 비중도 없다. 그냥 단역으로 나와서 찍-소리도 못하고 리타이어할 뿐이다.

배우들의 발연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스토리다. 스토리가 단순히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 걸 넘어서 답답하기까지 하다.

뭔가 주인공이 범죄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며 사건을 조사하는데 뭐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는 게 없다. ‘전직 형사니까 형사의 경험과 기술을 이용해 범인을 잡아와!’라고 퀘스트를 강제로 받는 것도 모자라, 조사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2/3을 시체로 만난다.

명색이 주인공인데 범인의 윤곽을 전혀 잡지 못하고 주변 인물의 조언과 활약으로 간신히 스토리를 진행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주도해나가지 못하고 이리 끌리고 저리 끌려 다니며 이미지와 다르게 못난 모습만 보여준다.

데이브 바티스타가 맡은 주인공 레이 쉐인은 강렬해 보이는 이미지와 다르게 너무 수동적이고 얌전하다. ‘나는 범인이 아니에요. 믿어주세요!’라는 대사를 남발하면서 서글픈 눈망울로 호소할 뿐,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서 그 어떤 활약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작중에 펼치는 액션씬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데 그 이유가 스토리가 워낙 폭망이라서 주인공의 조사 동선에 액션이 나올 건덕지가 없어서 그렇다.

애초에 조사 자체가 문제다. 작중에 주인공이 하는 일은 잠긴 문을 나이프로 따는 것 밖에 없다. 어디가 됐든 그렇게 문 열고 들어가면 이미 누군가에게 털리고 용의자는 시체로 발견되는데 이런 전개가 반복되니 주인공의 무능함만 돋보이게 만든다.

추격 같은 경우도 말이 좋아 조직과 경찰에 쫓기는 거지, 벌건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활보하고 차까지 바꿔 타는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긴장감을 주기는커녕 추격전을 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추격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자리를 피하거나, 아니면 악당들에게 붙잡혀 끌려가니 이 작품에는 ‘추격’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한 남자의 거침없는 추격전이 시작된다는 영화 포스터의 홍보 문구는 그야말로 대박 낚시인 것이다.

바티스타의 복장까지도 낚시인데 포스터에는 바티스타가 프로 레슬러 시절처럼 웃통까고 문신한 근육몸을 드러내며 폼 잡고 서 있는데 실제로 본편에서는 자고 일어나 옷 갈아입을 때 상의 노출한 걸 제외하면 작중에서 내내 옷을 입고 다니며 비니캡, 가죽 자켓, 청바지의 복장 하나로 영화 끝까지 버틴다.

최후의 총격전이란 드립도 정작 본편에 나오는 총격전은 1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고, 그것마저도 레이가 잘 싸워도 해결된 게 아니다.

근데 그게 무슨 치열한 사투를 벌인 것도 아니고 끝판 대장을 포함해 단 2명하고 싸운 거다. 그중에 한 명은 광속 리타이어됐으니 사실상 일 대 일 승부였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가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거.

상황이 그렇다 보니 레이가 악당을 때려잡는 장면은 전혀 없다. 자신보다 한참 약한 상대를 두드려 패서 협박하는 것 이외에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압도하지 못한다.

생긴 건 일당백에 무쌍난무라도 쓸 것 같은데.. 도망치고, 숨고, 붙잡히고, 애원하는 등등 약하고 비굴한 모습만 계속 보여준다.

자기 연인한테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지만 심한 말을 하는데, 정작 다른 사람한테는 그게 단역이 됐든, 악역이 됐든 간에 심한 말, 거친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호소하듯 말하니 배우의 터프가이/배드 애스 이미지와 너무 다르다.

극후반부에서 악당 보스한테 조직 총수가 살해당한 뒤 작중 레이가 바짝 쫄은 모습이 나오는데 그게 약한 모습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바디 카운트가 높다. 작중에 이름이 나오는 캐릭터의 약 3/4가 몰살당한다. 레이가 어떻게 손을 써보기도 전에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밟는 게 대다수기 때문에 여기서 답답함이 절정에 오른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 결국 조사는 물거품이 되고 누명을 완전 벗은 것도 아닌데 그냥 나쁜 놈이 죽고 주인공만 살아남은 것으로 끝나니 엔딩까지 처참한 수준이다.

이쯤 되면 진짜 각본에서 악의가 느껴진다. 주연 배우 한 번 엿 먹어보라는 식으로 만든 것 같을 정도다. 바티스타의 연기력을 논하기 이전에 각본 자체가 폭망이다 보니 이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혹시 WWE 시절에 바티스타한테 탈탈 털린 선수나 그 선수의 아는 사람, 혹은 안티 팬이 바티스타 엿 먹이려고 만든 영화가 아닐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문득 전 WWE 월드 챔피언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이 생각나는데 둘 다 너무 안타깝다. 왜 이런 졸작, 망작을 넘어선 흉작에 자꾸 출현하는 건지 모르겠다. 감독에 대한 으리인가, 아니면 작품을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건가.

결론은 비추천. 바티스타의 첫 주연작이지만 그게 곧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봐도 될 만큼의 졸작이다. 굳이 바티스타가 아니더라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지극히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서 답이 안 나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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