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Hercules.1983)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83년에 루이지 코지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 미국 합작 판타지 영화.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1977년에 나온 헐크 TV 드라마판에서 헐크 배역을 맡고 지금 현재도 헐크 성우를 전담하고 있는 루 페리뇨가 헤라클레스 배역을 맡았다. 루 페리뇨의 첫 영화 주연작이다.

내용은 지구에 악의 세력이 득세하자 그것을 염려한 제우스가 우주의 힘을 모아 인간 아기의 몸에 불어넣어 헤라클레스가 탄생했는데, 그가 영웅으로 성장하여 과학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미노스 왕과 아테나가 만든 기계 괴수들에 맞서 싸우며 카시오페아 공주를 구출하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헤라클레스 신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지만,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오리지날 요소를 잔뜩 넣어서 각색했다.

히로인부터가 카시오페아 공주다. (페르세우스 어디 있어? 어디?)

우선 장르를 놓고 보면 판타지 액션 영화가 되어야 하는데.. 작중에 헤라클레스의 적으로 나오는 괴수들은 통칭 메카닉 몬스터라고 해서 기계로 만든 로봇 괴수들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SF 영화를 방불케 한다.

일부 배경 묘사나 연출이 묘하게 판타지보다 SF 느낌 나는 게 많다.

헤라클레스의 탄생 경위가 제우스가 우주의 힘을 모아서 사람의 자식 몸에 그것을 불어넣은 것부터 시작해, 양아버지가 곰에게 살해당하자 분노한 헤라클레스가 곰을 맨손으로 때려잡은 것도 모자라, 곰의 시체를 우주 저편으로 집어 던져 곰이 별자리가 되었다는 내용부터 헬리오스의 전차를 타고 우주를 누비는 것에 끝판 대장 미노스 왕과의 최후 대결 때 불꽃 광선검에 발리는 것 등등 보다 보면 지금 판타지 영화를 보는 건지, SF 영화를 보는 건지 모르겠다.

판타지와 SF 요소가 넘쳐나는 만큼 헤라클레스의 힘도 굉장히 강력하게 묘사되는데 일대 다수로 싸워도 괴력무쌍으로 다 때려눕히고 수틀리면 바위를 집어 던져 몽땅 파괴하며, 후반부에 가서는 마법의 힘으로 거대화되어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을 나눠놓기까지 한다.

그 파워 레벨을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온 것 이상으로, SF 요소가 가미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이다.

루 페리뇨는 이 작품을 통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신인 배우상을 수상해 첫 영화 주연작이란 게 무색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으로서 대활약한다.

연출이나 설정이 워낙 쌈마이하고 루 페리뇨의 연기력 자체도 바닥을 기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육체는 배신하지 않는다.

6피트 5인치의 키에 285파운드. 보디빌더 출신으로 미스터 유니버스 2연패를 달성한 근육 빵빵한 남자 배우로 육체적 스펙 하나만 보면 헤라클레스 이미지에 딱 맞아 떨어진다.

근육의 힘이 솟아나는 느낌이 충만해서 그것 하나만큼은 쌈마이가 아니다.

오리지날 캐릭터가 약간 흥미로운 건 미노스 왕이 과학의 힘으로 세계 정복을 꿈꾸며, 디달로스가 기계로 만들어진 괴수를 공급한다는 점이다. 본작의 디달로스는 특촬물 전대물의 악당 여간부 같은 느낌이다. 본래 그리스 신화의 다이달로스의 TS판이다.

그런데 사실 중간 보스 포지션으로 나오는 건 미노스 왕의 딸인 아리아드네인데 이 배역을 맡은 시빌 대닝의 연기력이 워낙 바닥을 기고 또 작중에서 헤라클레스한테 탈탈 털리기 때문에 좀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하다.

1947년생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1968년에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 출현하면서 1981년에 세턴 어워드에서 배틀 비욘드 스타스를 통해 최고 공로상을 수상했는데, 불과 3년 후인 1984년에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게 됐으니 천국과 지옥을 넘나든 것 같다.

유일하게 남은 건 이 작품이 나온 해에 플레이보이 8월호 표지 모델로 나왔다는 것 밖에 없다.

결론은 미묘. 분명 완성도는 바닥에 떨어지는 못 만든 작품이지만 그 쌈마이함은 지금 봐도 본의 아니게 웃음을 유발하게 하며, 쌈마이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도 안 되는 설정과 전개가 오히려 그 나름의 재미를 주고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1984년에 열린 제 4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각본상, 최악의 작품상, 최악의 남우 주연상, 최악의 신인 배우상, 최악의 여우조연상 등 무려 다섯 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는데 이중에서 최악의 여우 조연상(시빌 대닝)과 최악의 신인 배우상(루 페리뇨)을 수상했다.

특히 시빌 대닝은 최악의 여우 조연상을 1983년에 찍은 헤라클레스와 체인드 히트, 두 작품을 통해 수상한 것이라서 흑역사의 더블 스코어를 이루었다.

덧붙여 보디빌더 시절 라이벌이자, 보디 빌더 출신 영화 배우로서도 종종 비교되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첫 영화 주연작이 뉴욕의 헤라클레스다. 공교롭게도 두 배우 다 헤라클레스 영화에 출현해 흑역사를 만들었다.



덧글

  • 을파소 2014/05/05 23:36 # 답글

    이거 토요명화에서 본 거 같네요.
  • FREEBird 2014/05/06 12:11 # 답글

    주말의 명화였던가에서 처음 봤을 때 그저 "이건 뭥미??"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던 물건이군요..
  • 잠뿌리 2014/05/09 18:20 # 답글

    을파소/ 저도 토요 명화로 처음 봤었지요. 나이 들어서 다시 보기 전까지는, 헬리오스의 전차를 타고 가다 바다에 빠지는 장면만 기억이 났습니다.

    FREEBird/ 현지에서는 쌈마이 영화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걸 가리지 않고 공중파에 방영해주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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