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왕(孔雀王.1985) 2019년 일본 만화




1985년에 오기노 마코토가 슈에이샤의 주간 영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1989년에 전 17권으로 완결된 퇴마 만화.

내용은 모든 마를 물리치는 공작왕을 수호신으로 둔 밀법 퇴마승 공작이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종교(퇴마) 만화의 붐을 일으킨 작품으로 밀교를 베이스로 해서 불교, 기독교, 도교, 힌두교 그 외에 기타 등등 온갖 종교와 신화, 전설을 모아서 퇴마 영웅 서사시를 만들었다.

초반부는 공작의 퇴마행이 나오는데 오컬트의 밀도를 높여서 호러, 미스테리 느낌을 준다. 그리고 공작이 수호신으로 두고 있는 공작왕이 실은 공작대천사이자 천계를 배신한 마족의 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어둠의 밀법 집단인 마계육도와 사투를 벌이면서 판타지 서사시로 변모한다.

공작왕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모든 게 공작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공작왕은 공작명왕으로 밀교의 호법천신이자 동시에 공작대천사로 마족의 왕이며 루시퍼와 동일한 존재이고 서왕모에게서 태어났으며, 보아왕과 사이에 둔 자식으로 피의 석가모니가 있고 나아가 중국 고대 신화의 황제와 성창 롱기누스의 선택을 받은 태극왕이기도 해서.. 본편 내용이 기승전공작왕으로 축약할 수 있다.

주인공 공작은 가벼운 언동과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만 퇴마 실력이 좋은 법력승에서, 전생과 현재의 출신 성분 때문에 빛과 어둠 사이에 서 있지만 항상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영웅이다.

소년 열혈 만화의 왕도적 주인공상으로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특별하게 보이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공작이 가진 출생의 비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다.

본작에서 공작은 진정한 적은 악이나 어둠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 그 자체다.

본작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주인공으로서 모든 사건의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으니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세계관 역시 매력적인데 온갖 종교, 신화, 전설이 하나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거기에 라스푸틴, 히틀러, 오다 노부나가, 태평천국 등등 실제 역사 중 종교색을 갖춘 것들도 가져와 믹스했다.

이게 억지스럽거나 산만한 게 아니라 방대한 자료를 조사해 치밀하게 스토리를 짠 것이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이 가게 만든다.

요즘 용어로 치면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게 능수능란한 것이며 이야기의 썰을 잘 풀었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배경과 이야기의 스케일도 엄청 커져서 종극에 이르러서는 인류의 존망을 건 빛 VS 어둠의 전쟁을 구현하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신, 악마, 부처의 재해석이 돋보이는데 특히 인상적인 게 암흑만다라, 팔노사, 피의 석가모니 등등 불가의 어둠이다. 이게 워낙 파격적인 해석이다 보니 이 작품이 연재 당시에는 작가가 종교 단체의 음모로 죽었다는 루머까지 떠돌았을 정도다.

당시 기준으로 밀교/불교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서 이만한 세계관을 만들 수 있는 건 실로 전무후무한 일로서 후대의 종교(퇴마)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등장인물도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이 많다.

식귀와 귀신을 부리는 주금도 술사이자 대암흑천을 수호신으로 둔 오니마루(왕인환), 부적과 사교검을 다루는 황가선도의 도사인 코우 카이호우, 불꽃의 염력을 다루는 아수라 마왕의 환생인 아슈라 등 동료와 히로인은 물론이고, 실력이 뛰어난 밀법 전투승이자 전생에 공작왕의 동료였던 사탄의 환생인 스자쿠, 전생에 공작왕의 아내였던 천사왕이자 현세에서 친누이로 환생해 빛과 어둠의 전쟁을 벌이게 된 토모코 등등 라이벌과 숙적도 분명히 나와서 누구 하나 병풍 신세가 되는 일 없이 각자 맡은 역할을 다 한다.

결론은 추천작. 밀법승이 요괴를 퇴치하는 퇴마물로 시작해 자신의 운명과 싸우는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판타지 영웅 서사시로 귀결되는 작품으로 퇴마물 장르를 논하면 결코 빠질 수 없는 명작이다.

만화 역사상 첫 퇴마물 소재의 만화라고 할 수는 없어도, 퇴마물 장르의 초석을 다진 선구자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런 호평은 1부까지만 해당하는 거다. 1부의 끝은 후속의 여지가 없이 완전 깔끔하게 해피 엔딩으로 끝나서 거기서 이 작품을 종결지었다면 전설의 레전드한 작품이 되었겠지만.. 2부, 3부, 외전 등이 이어서 나오면서 빛이 바랬다.

덧붙여 1990년에 나온 후속작 공작왕 퇴마 성전은 시리즈 2부로 전작으로부터 2년 후의 이야기를 담았고,. 2006년에 나온 시리즈 3부 공작왕 곡신기는 전작부로부터 4년 후의 이야기이며, 2012년에 나온 공작왕 라이징은 공작왕 본편 이전에 공작의 소년 시절을 다루었고 같은 해에 나온 공작왕 전국환생은 공작이 저주를 받아 전국시대로 시간 이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귀절도, 수라의 문도 그렇고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게 유행이 된 모양이다)

추가로 공작왕 1부의 그림체는 같은 시기에 연재되던 테츠 하라오의 북두신권에 영향을 받아서 근육 떡대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오니마루는 외형만 보면 북두신권에 나올 법한 캐릭터다. 1부 마지막쯤에 가서는 회춘해서 20대로 보이는 거지, 1부 초반에 첫 등장했을 때만 보면 완전 30~40대 중년 마초 인남캐다.

그러나, 2부, 3부로 넘어가면서 그림체가 완전 달라지며 작화가 오히려 더 퇴보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원 소스 멀티 컨텐츠로 3편의 OVA와 2편의 실사 영화, 4개의 게임이 나왔다. 이중에 실사 영화판은 일본과 홍콩의 공동 제작으로 토호에서 배급했다. 1탄의 공작 역은 미카미 히로시. 2탄의 공작 역은 아베 히로시가 맡았다.

근데 홍콩판에서는 공작이 ‘행운과일’이란 이름으로 나오고, 원표가 배역을 맡은 ‘콘’이란 퇴마사가 공작으로 나온다. 한국에 출시된 버전은 홍콩판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원표가 공작으로 나온다. (아수라 배역을 맡은 글로리아 입은 1, 2편 전부 그 이름 그대로 나온다)



덧글

  • 암흑요정 2014/04/29 15:27 # 답글

    확실히 속편 시리즈부터 형 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이 거짓이 아닐 정도였지요.
  • Esperos 2014/04/29 16:30 #

    전 속편이 원작자의 이름을 사칭해서 나온 위작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원작자, 본인이 그렸다는 말에 기가 막혔죠. 내용도 그림체도, 오히려 퇴보를 해버려서...
  • 잠뿌리 2014/05/02 11:06 # 답글

    암흑요정/ 속편이 나올수록 계속 퀄리티가 하락해서 소포모어 징크스가 심한 작품입니다.
  • 듀얼콜렉터 2014/05/03 10:40 # 답글

    이 글을 보고 추억에 잠겼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니 전질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ㅎㅎㅎ. 대신 2부는 들어와도 안 사고 딱 1부만 소장할려구요, 쿨럭.
  • 잠뿌리 2014/05/09 18:18 # 답글

    듀얼콜렉터/ 저도 1부만 전권 소장 중이지요.
  • 티라노레인져 2016/03/26 00:01 # 답글

    공작왕을 처음 읽은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강렬한 기억이 남은 작품입니다.
    전 주로 퇴마행을 하는 전반부를 흥미롭게 봐서 그중에 박왕의 부활이나 요미고젠의 에피소드가 인상깊었네요.
  • 잠뿌리 2016/04/02 10:15 #

    공작왕은 전반부까지가 퇴마행 느낌이 가장 강해서 볼만합니다. 후반부로 가면 고블린, 오우거, 드래곤이 나오는 등등 판타지 색체가 너무 강해서 좀 별로였지요.
  • 금색야차 2018/01/15 13:31 # 답글

    일본어판 원본을 보니 가위질을 많이 했더군요;;;;
    어짜피 당시에는 해적판일텐데 굳이 왜 그런 고생을 하면서 가위지를 하셨는지.....
    수입업자분들의 노고를 살짝 원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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