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오브 세일럼 (The Lords of Salem.2012) 오컬트 영화




2012년에 미국, 캐나다 합작으로 롭 좀비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이번에도 역시 롭 좀비 감독의 아내 쉐리 문 좀비가 여주인공 하이디 배역을 맡았다. (쉐리 문 좀비는 롭 좀비 감독이 만든 영화 전편에 다 출현했다)

내용은 미국의 작은 마을 세일럼에서 라디오 방송국 DJ이자 락매니아인 하이디가 더 로드 오브 세일럼이라는 정체불명의 밴드로부터 앨범이 담긴 나무 상자를 받아서 방송을 했다가 히트를 쳤는데, 그날부터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집주인부터 시작해 이웃 사람들이 접근해 와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세일럼은 오래 전에 사탄을 숭배하던 마녀들이 화형을 당한 사건으로 유명한데, 당시 마녀 두목이 죽기 직전에 언젠가 마녀들이 세일럼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었고 현대에 이르러 마녀를 화형시킨 목사의 후손인 하이디가 마녀들에 의해 악령이 깃들어 사탄의 아이를 잉태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롭 좀비 감독은 살인마 가족 1, 2, 할로윈 1, 2(리메이크판)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 작품을 찍는 것으로 기존의 슬래셔 무비 전문에서 벗어나 오리지날 오컬트 영화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의 소재 자체는 굉장히 진부한 편이다. 호러 영화의 단골 무대인 세일럼과 마녀의 저주, 현대 사회에 숨어사는 사타니스트의 이야기는 그동안 너무 많이 쓰여서 식상하기 짝이 없다.

이 작품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968년작 악마의 씨(로즈마리의 아기)에서 사탄 숭배자를 마녀로 바꾼 정도의 어레인지 밖에 하지 않았다. 주인공의 일상이 변화하는 약 5일여간의 관찰 기록기처럼 전개해서 파운드 풋티지 같은 느낌도 좀 준다. (악마 숭배+파운드 풋티지라서 다니엘 스탬 감독의 2010년작 라스트 엑소시즘 같은 느낌이다)

본작의 여주인공 하이디는 처음부터 끝까지 초자연현상에 휘말려 고생하고 망가지는 역할로만 나온다.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녀 주변의 인물들도 그저 피해자에 지나지 않아서 처음부터 비극적인 결말이 예정되어 있다. 그래서 빈 말로도 스토리가 흥미롭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이디가 어쩌다가 그런 상황에 처해서 어떻게 망가지는지 관찰하는 느낌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아니라 그냥 화면만 보여주는, 그런 느낌이다. 애초에 하이디의 악몽 내용이 세일럼에 숨겨진 마녀의 역사와 저주이기 때문에 그렇다.

과거 회상이든, 현재 진행이든 간에 다 그렇게 모호하게 표현을 해서 좋게 말하면 몽환적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대체 얼마나 약을 빨은 건지 모르겠다.

롭 좀비는 공포 영화 사운드 트랙을 만든 뮤지션 출신의 감독으로 이 작품은 그의 스타일이 안 좋은 쪽으로 극대화된 것 같다.

흥미진진한 내용 따위는 전혀 없고, 그저 마녀+악마+사타니즘에 대한 비주얼만 가득하다. 영화라기보다는 뮤직 비디오랄까. (그것도 음악 없는 뮤직 비디오다)

정체와 의도를 알 수 없는 분장과 묘사가 잔뜩 나오고 마녀들의 사타니즘에 포커스를 맞춰 표현 방식이 너무 기괴해서 이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는 말도 못할 정도다.

마녀들이 마련한 무대 위에서, 하이디가 악마를 출산하고 대마녀로 각성하는 게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기독교적인 연출의 정점을 이루기 때문에 그런 장면에 내성이 약한 사람은 시청을 피하는 게 좋다.

결론은 비추천. 스토리가 없고 비주얼만 있는데 그것도 감독 취향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가 있어 주화입마 걸린 것 같은 작품이다. 롭 좀비의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음악적 역량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새삼스럽게 알려준다.

여담이지만 롭 좀비는 이 작품을 두고 자신이 찍는 마지막 호러 영화가 될 것이고 당분간 찍지도 않을 것이라 선언했는데.. 그건 정말 현명한 선택이다. 이 이상 망가지려야 망가질 수 없는 수준이라서 그렇다.

영화는 25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116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본전은커녕 절반조차 못 찾고 흥행 참패를 당한 반면, 롭 좀비와 B.K 에반슨이 공동 집필한 소설판은 그나마 선전해서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갔다.



덧글

  • 눈물의여뫙 2014/04/27 15:29 # 답글

    전형적인 인민재판이었던 세일럼 사태를 저따위로 썼다는 점에서 망한 게 납득이 되네요. 인민재판 피해자를 진짜 악마숭배자로 묘사한 소재 선정부터 저런 고인드립을 거하게 쳐놓고 영화를 똑바로 만들 수 있을리가.
  • 잠뿌리 2014/05/02 11:04 # 답글

    눈물의여뫙/ 세일럼의 마녀들은 호러 영화에서 즐겨 쓰는 소재라서 그렇습니다. 호러물로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긴 한데 그래서 오히려 진부한 소재가 됐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7340
2489
975351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