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그녀는 흡!혈귀 (2012) 2019년 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07276&page=8

2012년에 정성완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76편으로 완결한 로맨스 만화.

내용은 평범한 인간이었던 웹툰 작가 지망생 조인성이 어느날 밤부터 흡혈귀에게 피를 빨렸는데, 알고 보니 그게 인기 웹툰 작가 김복순이라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초반부, 중반부, 후반부가 파트 별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초반부는 인성과 복순의 달달한 연애가 나오고 중반부는 주인공 커플의 친구인 최박, 옥희가 연인이 되는 이야기, 후반부는 인성과 복순의 갈등에 의한 씁쓸한 연애로 진행된다.

초반부에 복순이 인성을 식량 셔틀로 사용하면서 흡혈귀물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사람의 만남과 관심의 계기가 흡혈이란 점이 흡혈귀란 설정을 충분히 활용했다.

흡혈귀가 선지국, 육회, 한우주, 선지포 등등 흡혈귀가 피 이외에 먹는 기호 식품 설정도 신선했다.

페이스북, 웹툰, 영화 관람, 스마트폰, 카카톡, 온라인 게임 등등 친숙한 것이 많이 나와서 현대 배경으로 어레인지도 잘했다.

인성과 복순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특히 이 부분이 본작의 인기를 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 둘 사이의 연애에 암운이 드리워지면서 재미가 급락하기 시작한다.

연애의 밀고 당기는 맛에 있어서 본작은 단 맛과 쓴 맛의 균형이 전혀 맞지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려 있다.

처음에 단 맛만 계속 보여주다가 이후에는 쓴 맛만 계속 보여주기 때문에 보는 독자로 하여금 멘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렇다고 연애의 파극이 극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집안의 반대, 연적의 등장, 종족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남자 주인공인 인성이 웹툰 작가 지망생인데 일이 잘 안 풀려서 자괴감을 느끼고 히스테리를 부림으로써 사단이 나는 거라서 캐릭터 자체에 정 떨어지게 만들어 몰입을 방해한다.

여주인공 복순 혼자 종족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도 많이 했지만 인성의 히스테리에 휘말려 온갖 마음고생을 다하니 졸지에 피해자가 됐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 무슨 사랑과 전쟁 마냥 결별 판정 받고 ‘4주 후에 다시 뵙죠.’ 느낌 나는 전개라서 갈등 해소가 제대로 안 된다.

마지막화로부터 약 4화 정도가 클라이막스가 되어야 하는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도 극적인 상황 연출하지 못하고 이해의 과정을 싹 스킵한 후 사과와 용서만 남아서 허무하기까지 하다. (총 76화 중에 1화만에 주위를 보고서 ‘어,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했네?’라고 깨달음을 얻는 건 좀 스킵해도 너무 스킵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이후에는, 흡혈귀 설정이 부각되지 않아서 그냥 웹툰 작가 지망생과 인기 웹툰 작가의 로맨스물이 되어 버려 본작의 개성이라고 할 부분이 희미해졌다.

오히려 인성의 친구인 최박이 조연인데도 불구하고 주연 같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복순의 흡혈귀 친구인 옥희와 사귀는데 인간과 흡혈귀의 연애라는 종족을 초월한 사랑을 하다가 비밀, 오해, 갈등으로 시련을 겪다가 막판에 가서 이해를 하고 재결합을 한다.

처음에는 그저 지지리 궁상의 솔로 인남캐였는데 중반부 이후로 환골탈태해서 본작의 진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사실 복순과 인성이 정말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의 시드를 터트려서 연애의 동기적인 부분이 취약한 반면, 최박과 옥희는 덕후 배틀로 시작해 온라인 게임 레이드로 급물살을 타서 이쪽 연애 이야기가 더 재밌다.

흡혈귀와 인간이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이해와 연애의 밀고 당기기도 최박이 하지, 인성은 그런 게 일절 없이 자기 생각만 하기 바쁜 것으로 나온다.

사실 커플 관계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점도 있긴 하다.

인성은 복순이 흡혈귀란 사실을 알고 사귀었지만, 최박은 옥희가 흡혈귀란 사실을 모르고 사귀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이야기의 밀도에서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하다.

정체를 알고 시작한 커플과 정체를 모르고 시작한 커플, 차인 쪽과 찬 쪽의 대비 등 존재 이유는 알겠는데 그래도 주조연의 위치가 역전되는 건 곧 비중의 밸런스 붕괴를 의미해서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은 평작. 인간과 흡혈귀의 로맨스를 귀엽게 그려서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연애의 밀고 당기기가 없이 달달함과 씁쓸함의 극단적인 전개로 밸런스 조절에 실패하고 급기야 흡혈귀 로맨스라는 아이덴티티까지 상실하는 바람에 평범한 이야기로 전락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덧글

  • 함부르거 2014/04/17 17:36 # 답글

    보다가 말았는데 정답이었군요. ^^;;
  • 잠뿌리 2014/04/22 09:42 # 답글

    함부르거/ 끝까지 다 보는 게 좀 힘들 정도였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57766
5580
952966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