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차일드(1994) 한국 애니메이션




1994년에 엄이용 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원제는 슈퍼 차일드. 북미 개봉판 제목은 슈퍼 키드다.

내용은 먼 미래에 우주 소년 꼭다리가 지구에 나타나 외계인과 무술인을 모아 꼭다리 기업을 만들어 현상금이 붙은 우주 악당들을 체포해 돈을 벌고 있었는데, 오리온성에서 온 경찰 서장의 의뢰로 악명 높은 외계 악당 주도귀를 잡으러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캐릭터 설정부터가 범상치 않다.

주인공 꼭다리는 안데레스성 출신의 외계인으로 지구 나이 199세에 신장 99cm으로 황금 지팡이로 마법을 부리며 화가 나면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장덩덩은 13살로 신장 170cm에 몸무게 160kg의 빡빡머리 근육 뚱보로 철봉을 무기로 쓰고, 사마치는 베가성 출신의 외계인으로 신장 175cm에 몸무게 35kg으로 초능력을 사용해 싸운다.

무어는 시리우스성 출신의 외계인으로 2000살에 온몸이 돌로 되어 있다.

이 4명이 메인 파티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쩌리들은 로봇 조종사인 강철민, 털털 대사, 털털 대사의 딸인 꼭지. 월급 5만원 받고 일한다는 신장 190cm의 중국 검객 챠오가 있다. (챠오 정말 불쌍하다. 작중 꼭다리 일행은 현상금으로 1억씩 받는데 챠오는 프로필에 월급이 5만원이라고 적혀 있다)

챠오, 꼭지, 철민, 털털 대사는 완전 단역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비중을 가지고 있어서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다. 그나마 털털 대사는 초반부의 액션씬에 잠깐 나왔고, 철민은 후반부에 로봇 액션을 조금 보여주긴 했는데 꼭지는 심지어 주기자랑 성우까지 겹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캐릭터도 디자인은 제각각 다른데 프로필상의 성격은 디테일하게 짜기 귀찮았는지 정의롭고 위협심이 강하다. 아니면 쾌활하고 명랑하다의 패턴만 나온다. 꼭다리는 주인공이라서 그런지 프로필 성격이 ‘의협심이 강하며 정의롭고 쾌할하다.’로 나온다.

캐릭터 도복의 한자 마크나 기본적인 외모 스타일이 드래곤볼을 차용한 것 같다. (꼭다리 일행이 타는 우주 비행선 겸 로봇은 그레이트 마징가를 따라했다)

물론 오마쥬나 패러디라기 보다는 짝퉁 느낌이다. 정확히는, 제대로 흉내도 내지 못한 열화 버전이랄까. 표절이라는 말 자체를 쓰기 민망한 수준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드래곤볼 드립을 쳤었다. 본작을 드래곤볼급 작품이란 식으로 홍보를 했는데 정작 결과물은.. 런닝 타임 100분이 넘는 대작이라는데 실제로 약 1시간 40분 가까이 되고 정말 쓸데없이 길다.

그 긴 러닝 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전투씬인데 사실 액션씬이 좀 구려서 그렇지, 각 캐릭터의 고유한 능력이나 무기를 사용해 싸우기 때문에 액션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

꼭다리랑 덩덩이 포지션이 좀 애매해서 그렇지, 적어도 전신이 돌로 된 무어와 초능력 외계인 사마치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 딱 능력자 배틀 같은 느낌이랄까.

액션씬의 문제는 사실 같은 패턴 반복과 최종 전투의 호흡이 너무 길다는 것, 그리고 정말 생뚱맞은 전개에 있다.

우선 패턴 반복은 악당이 옥수수(이빨)이 부셔진다거나, 꼭다리가 잘 싸우다가 딴짓하면 악당이 눈빛을 빛내며 반격하는 건데 이게 전반과 중반에 걸쳐 두 번이나 나오니 식상하다.

최종 전투는 약 40여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악당이 프리저처럼 1단 변신도 하는데, 일방적으로 공방을 주고 받아서 치열한 느낌은 좀 없다.

뜬금없는 전개라는 게 혼자 싸워도 꼭다리 일행을 다 발라버릴 정도로 강력한 주도귀가 지구 최강의 권법가이자 우주 형사인 마이오를 경호원으로 삼았는데.. 이 마이오가 10년 전 아들을 잃은 후 타락해서 주도귀의 경호원이 된 것으로 뭔가 작중에서 대활약하기는 하지만 그게 정말 납득이 전혀 안 간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꼭다리 일행을 보고 10년 전에 잃은 아들이 생각났다며 정체를 숨긴 악당의 존재와 음모를 묻지도 않았는데 다 알려주고, 다치고 싶지 않으면 돌아가라며 친절히 권하는데다가.. 막판에 가면 갑자기 주도귀를 배신하는데 그 이유가 꼭다리 일행이 아들 같이 보여서 그런 것이고, 주도귀가 자신의 원수는 아니라고 항변하며 원수의 이름(쿤타)까지 알려주지만 그 놈이나 주도귀나 똑같은 악당이라며 공격을 해오니 진짜 난감하다. (이런 걸 보고 우격다짐이라고 해야 할까)

마이오의 배신이 아니었다면 꼭다리 일행은 전멸을 면치 못하는 수준이라서 완전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 뒤에는 정정당당 드립을 치면서 꼭다리 일행이 힘 빠진 주도귀를 공구리치면서 일방적인 공격을 해대니 치열함이 없는 것이다.

액션은 그나마 퀄리티가 높지는 않아도 각 캐릭터의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싸운다! 정도의 말이라도 할 수 있지, 스토리 쪽은 정말 답이 안 나온다.

외계인과 무술인을 모아서 만든 히어로 팀이 다 쓰러져 가는 빌딩에 거주하면서 기업형 현상금 사냥을 한다는 설정 자체는 그 당시 기준으로 봐도 괜찮았는데 본편에서는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밑도 끝도 없이 싸우는 것만 계속 나와서 비전투 멤버가 완전 쩌리가 되는 관계로 싸우는 것 이외에 스토리라고 할 만한 게 없다.

그나마 비전투 멤버 중에 비중이 높은 건 주기자인데 이 캐릭터는 사실 존재 자체가 의문이다.

주기자의 외모는 부르마와 치치를 믹스한 듯한 모습으로 꼭다리 일행이 주도귀 잡으러 갔을 때 그 활약상을 촬영하기 위해 따라갔는데.. 후반에 인질로 붙잡혔다가 내던져 진 뒤로는 잠시 퇴장했다가 나중에 싸움 다 끝나고 다시 나온다. (참고로 주기자 성우는 국내판 드래곤볼에서 부르마 목소리, 드래곤볼 Z에서는 치치 목소리를 전담으로 맡아서 더빙했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점이 있다면 성우진이 화려하다는 것 정도다.

결론은 미묘. 드래곤볼급의 흥분이 다시 시작된다는 요란한 광고를 하고 그 당시로는 참 드물게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상영하기까지 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못 만들었다의 수준을 넘어서 괴랄하기 짝이 없는 경지에 이르러서 그 쌈마이함이 워낙 독보족이라서 어떻게 보면 컬트적인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BGM은 드래곤볼의 그것과 비슷하고 본편 후반부에 나오는 본편 주제가는 일본 특촬물 유성인간 존의 오프닝곡 멜로디를 그대로 썼다. 가사만 한글로 바꾼 수준이다.

맨 처음 꼭다리 일행 프로필 소개 때 나온 음악은 파이날 판타지 BGM이다.

덧붙여 이 작품은 2년이란 제작 기간 동안 1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내수용보다는 북미, 일본 시장 수출을 노리고 만든 작품이었다고 한다. 국내 흥행 기록은 서울 관객 295명이다. 이 기록은 1998년에 극장 개봉한 블랙 트리오(우주 흑기사)의 서울 관객 115명이 나오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 (물론 이것도 2002년에 후로거츠가 서울 관객 1명으로 전설의 레전드를 넘어서 신화적인 기록을 세움으로써 깨졌다)

추가로 이 작품의 후속작인 격인 작품으로 엄이용 감독이 2008년에 만든 TV판 애니메이션 ‘슈키의 대모험’이 있다. 여기 나오는 4명의 용사가 사마치, 록파일(무어), 빅보이(덩덩이), 꼭다리다. (털털 대사, 주기자도 나온다)

전 세계 배급을 목표로 제작된 작품으로 총 제작비 26억원을 들여서 7년 동안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2008년 기준으로 2014년인 아직까지 완성되어 발표되지는 않았다. 거기다 공개된 슈키 디자인은 세븐업 사이다 캐릭터인 피도디도를 연상시킨다)



덧글

  • 블랙하트 2014/03/30 06:34 # 답글

    정체를 숨긴 쿤타가 한쪽 손을 칼날로 바꾸는 부분은 영화 '스폰' 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더군요.
  • 잠뿌리 2014/03/30 09:35 # 답글

    블랙하트/ 영화 스폰이 1998년에 나와서 이 작품보다 4년 늦게 나왔지요. 원작 만화에 나오는 장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 그리고 작중에 경찰 경감으로 정체를 숨긴 외계인은 쿤타가 아니라 카쿠루스입니다. 주도귀와 함께 우주 보물을 훔쳤다가 흉계를 꾸며 혼자 독식하려고 한 외계인이죠. 쿤타는 마이오의 아들을 죽인 원수인데 이름만 언급되고 끝까지 얼굴 한 번 나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주도귀만 억울하게 됐죠)
  • Zori 2014/04/01 13:27 # 답글

    제가 295명 중 한명이였던 모양입니다. 같이 관람하신 아버지는 옆에서 주무셔버렸죠.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되다니...
  • 먹통XKim 2014/04/02 22:58 # 답글

    다른 건 집어치고 그림체부터가 누가 봐도 드래곤볼 짝퉁인지라 해외에서도 뭐야 이 짝퉁은?
    욕설이나 당하고 있지요
  • 잠뿌리 2014/04/04 11:17 # 답글

    Zori/ 저는 비디오로 처음 보고 그 뒤에는 TV에서 명절 특선으로 방영해준 걸 봤는데 극장에 간 295명 중에 한 명은 되지 못했지요 ㅎㅎ

    먹통Xkim/ 드래곤볼의 열화 버전인데 꼭다리가 특히 좀 이질적이죠. 포스터만 보면 손오공 얼굴 느낌 나는데 정작 본편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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