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돼지털 (2011) 2019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pigfur#3

2011년에 옥이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20화로 완결한 작품.

내용은 평범한 회사원 서기태가 여자 친구 시연과 함께 돼지 털 난 돼지 껍데기를 먹은 다음날 아침부터 몸이 점점 돼지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돼지털 난 돼지 껍데기 먹고 돼지로 변해간다는 설정은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거지만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인간이 인외의 존재로 변하면서 겪는 이야기는 흔한 소재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사람이 벌레로 변하는 내용을 가진,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중편 소설 ‘변신’부터 시작해 주인공이 텔레포트 장치 실험 중에 파리의 유전자와 결합해 파리인간으로 변하는 ‘플라이’, 주인공이 외계 물질에 노출되어 인간에서 곤충 외계인으로 점점 변해가는 ‘디스트릭트 9’까지 기존에 이미 많이 나온 이야기다.

본작도 그런 변신물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인외의 존재로 변개하면서 모든 걸 잃고 주위의 외면을 받는다.

본작은 그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내면을 보지 않은 외모지상 주의를 비판하는 것 같이 나오지만 솔직히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외모가 조금 변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돼지로 변하는데 주변 사람의 반응이 변하는 게 당연하다.

남들에게 보여 지기 위한 삶을 산 지난날을 반성하는 주인공이라고 작가가 직접 설명을 하기도 했고, 작중에 기태가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도살장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것 역시 이해가 안 간다.

왜냐하면 본작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돼지로 변해가면서 도망치는 이야기만 담고 있어서 그렇다.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도망만 치다가 막판에 가서 한 화 분량에 깨달음을 몰아주는 것으로는 메시지 전달이 안 된다.

깨달음의 과정을 통째로 스킵해 버리고 진행에 어려움이 없는 도주씬만 계속 나오니 스토리 전개가 정말 안이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 때문에 스토리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본작에서 사람이 돼지로 변하는 이유는 돼지 바이러스 때문인데 사실 이걸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시체들의 밤 돼지 버전이 되어 다이나믹한 전개가 가능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돼지 바이러스가 생겨난 원인은 끝까지 나오지 않아서 떡밥 회수도 못했다. 그래서 돼지 바이러스의 치료 방법도 뜬금없이 보였다.

마지막에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뒷맛이 씁쓸하지는 않지만, 원인과 결과의 측면에서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어서 최소한의 개연성도 갖추지 못했다.

그림동화 느낌을 줬던 전작 ‘똥벌레’ 때를 생각해 보면 작가 고유의 색깔마저 사라진 느낌을 준다.

결론은 비추천. 시체들의 밤 돼지 버전이 될 수 있었지만 현실은 도망자 돼지 버전이고, 소재가 진부하고 스토리의 완성도도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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