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삼국기 (1993) 2019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대만의 지관(유)에서 만든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내용은 한국의 고구려, 신라, 백제와 당나라가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시나리오는 총 6개로 전작보다 2개 더 늘어났지만.. 멀티 플레이는 2인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게 삼국기란 컨셉에 맞추느라 본작에 나오는 세력 수가 너무 적어서 그렇다. 기본은 3개고 거기서 더 늘어봐야 4~5개 밖에 안 된다.

제목과 내용만 보면 우리나라 삼국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국산 게임 같지만, 실제로는 대만에서 만들었다. 그래서 작중에 나오는 세력 구도를 보면 마냥 한국 역사에 맞춘 것만은 아니다.

작중 초기 시나리오에서의 당나라 세력이 남만 수준으로 땅이 달랑 요서, 산동 두 개 밖에 없지만 후기 시나리오에 가면 세력이 점점 확대되고 마지막에 가면 삼국 중 하나가 된다.

그래서 마지막 시나리오로 시작하면 삼국기가 고구려, 신라, 백제가 아니라 신라, 당나라, 고구려의 삼파전이 벌어진다. 그 직전의 시나리오에서는 고구려, 신라, 백제의 삼파전에 당나라가 껴 있어 사국지가 된다.

장수 이름과 지역 명칭도 대만에서 만든 게임이라서 한국 사람이 보기에는 뭔가 굉장히 어색하거나 낯선 느낌이 강하다.

김춘추, 김유신, 계백, 연개소문, 온달, 양만춘 등등 유명한 장수만 좀 알아볼 수 있고 그 이외에 나머지 인물은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 간다.

당나라 군주들은 당태종, 고종 이렇게 묘호가 멀쩡하게 나오는데 정작 삼국 시대의 왕들은 이름 끝에 왕자가 안 붙고 의자, 보장, 덕만, 법민 이렇게 나온다.

만약 이 게임이 한국에서 만든 국산 게임이었다면 반대가 되었을 것이다.

장수들 능력치를 보면 김유신이 완전 사기 캐릭터로 전 능력치 100을 자랑한다. 역사의 승리자라서 그런 걸까? 생각해 보면 타이틀 화면에서 단독샷을 받는 장수도 김유신이라 완전 주인공 보정을 받고 있다.

반면 클론 무장 같이 생긴 연개소문, 계백, 설인귀는 그저 안습일 따름이다. (심지어 의자왕은 왕 같이 생기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름도 그냥 의자라고 나오니 이 무슨 영어로 체어도 아니고)

그나마 국왕 아이콘이라고 군주 직속 커맨드로 격려(물품 하사)를 통해 보검, 투구, 갑옷, 병서를 지급해 능력치를 상승시켜 그 차이를 메꿀 수 있는 건 다행이다.

게임 시스템은 전작인 1993년작 ‘대명영웅전’과 동일하다. 요즘 시대로 말하자면 게임 엔진을 거의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쓴 것이다. 지관(유)표 역사 시뮬레이션의 계보를 삼국연의<대명영웅전=삼국기<삼국연의 2 순서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지도는 완전 바뀌었는데 요서, 산동 등 당나라 세력의 추가와 금관가야, 대가야가 신라에 항복해 흡수됐다는 역사의 기록에 따라 신라 내의 지역 중 하나로 나오며 탐라국(현재의 제주도)이 외따로 떨어진 섬으로 나와서 그건 좀 흥미로웠다.

사실 지관(유)가 대만 게임 회사다 보니 여기서 만든 삼국연의, 대명영웅전에도 대륙에서 떨어진 섬 지역으로 대만이 등장할 정도니 탐라국이 섬 지역으로 나온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조사, 군사, 내정, 인사, 군주 등 모든 커맨드가 전작과 동일한데 아이콘은 그때보다 더 커져서 보기 편해졌다.

그런데 내정 커맨드 실행할 때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대명영웅전 때와 다를 게 없어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사실상 커맨드 아이콘만 좀 정리한 수준이다.

군주의 덕망 수치가 사라져서 약탈이 없어졌다.

배신은 장수 전용 커맨드로 유일한 모략 커맨드지만 별 쓸모는 없다. 단순히 충성도만 좀 낮추는 수준이라 그건 얼마든 회복이 가능해서 안 쓰는 것만 못하다.

안 그래도 삼국연의, 대명영웅전과 마찬가지로 한 지역에서 장수가 아무리 많아도 하나의 커맨드 밖에 실행할 수 없어서 커맨드 실행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해야 하는데 그런 도움도 안 되는 커맨드로 턴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세력은 적은 것에 비해서 지역은 생각 이상으로 많고 장수도 이상할 정도로 많은 것에 비해서, 충성도가 매 해마다 조금씩 떨어지는 게 기본이라서 장수 관리가 좀 어려운 편이다. 이건 반대로 적장을 등용하기 쉽다는 건데 아무리 그래도 아군 장수 관리가 어려우니 밸런스가 나쁘다.

훈련, 무장도가 따로 있는 것 역시 대명영웅전과 같지만 차이점은 그 수치를 꽉 채워도 해가 지나면 조금씩 떨어진다는 거다.

또 대명영웅전에서는 장수의 사병 보유 제한이 없었지만 본작에서는 관직(직책)이 생겨서 사병 보유 한계치가 달라졌다. 국왕, 장군, 대장, 참모, 군관, 부장 등이 나오며, 삼국지 시리즈를 생각하면 된다.

전쟁 때의 커맨드와 즉석에서 사로잡은 장수의 처우 등은 동일하지만 화면이 약간 달라졌다. 전작에서 성이 삼국지 3처럼 쿼터뷰 시점처럼 나온 반면 이번 작은 삼국지 2로 퇴보했고 맵 크기도 무지 작아졌다.

결론은 평작. 게임 자체는 전작인 대명영웅전의 게임 시스템을 좀 정리해서 스킨만 바꿔 씌운 상태라 크게 달라진 게 없고 좀 무성의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한국 게임으로도 나오지 않은, 삼국 시대 배경의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란 점 하나만 좀 흥미로울 뿐이다. (근데 그게 한국이 아닌 대만에서 만든 게임이라 고증이 철저히 않아서 멘붕을 일으키는 건 함정이다)



덧글

  • 먹통XKim 2014/03/22 12:08 # 답글

    김덕만(선덕여왕), 김법민(문무왕) ㅡ ㅡ..그마저도 이름으로 쓰고 대충 했네요
  • 블랙하트 2014/03/22 16:07 # 답글

    한창 방영했던 사극 '삼국기'의 게임화 격으로 나왔던 거었죠.

    고증오류에서 제일 황당한건 영류왕 고건무가 장수인 '건무'와 영류왕으로 따로 분류되어서 별개의 인물인것처럼 나옵니다.
  • 먹통XKim 2014/03/23 19:57 #

    그게 이거였어요?

    허...창작 게임인지 알았더니만

    드라마 삼국기가 되려 고증이 훠얼씬 좋았죠
  • 잠뿌리 2014/03/23 14:25 # 답글

    먹통XKim/ 당태종, 고종은 다 왕인데 한국 삼국 시대는 왕자를 죽어도 안 붙여서 과연 대만 게임다웠지요.

    블랙하트/ 고증오류 진짜 많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의 완성도는 이전에 낸 게임보다도 낮았지요.
  • 문재인 2017/05/18 14:33 # 삭제 답글

    지관(유) 게임은 당시 다 한글화되어서 엄청 즐겼지요...잘 보고 갑니다^^
  • 잠뿌리 2017/05/18 23:14 #

    지관유 게임은 한글화가 활발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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