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의천도룡기 (1994) 2019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대만의 영건즈 스튜디오에서 개발, 지관(유)에서 PC용으로 발매한 어드벤처 게임. 김용 원작 무협 소설을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무당파의 장취산과 명교의 은소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장무기가 현명신장에 맞아 빙독에 중독되어 고생한 유년 시절을 거쳐 기연을 얻어 절정 무공을 배워 명교 교주가 되는 이야기다.

이 게임은 용량이 30메가를 넘어가서 그 당시에는 상당한 고용량을 자랑했고 오프닝이 풀 애니메이션이라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지금 봐도 멋진 오프닝이다)

이 작품의 전반부는 어린 장무기의 이야기, 후반부는 성인이 된 장무기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장무기가 호선생에게 의술을 배우 의술 셔틀이 되어 사람들을 치료하는 게 주된 내용으로 어드벤처 게임의 특성이 강하고 전투가 이벤트성으로 가끔 나온다.

게임 시점은 초인전사, 동방불패에도 사용했던 쿼터뷰 시점인데 사실 상하좌우 방향키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대각선 4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더 편하다. (숫자 방향키 기준으로 7-9-1-3)

어드벤쳐 파트의 기본 커맨드는 대화, 동작(조사), 물품(아이템 사용) 등이 있고 상태를 통해 장무기의 스테이터스 수치(생명력, 무력(공격력),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반부는 어른 장무기가 어드벤처의 특성이 사라지고 온갖 트랩이 난무하는 던전을 공략하며 적과 싸우는 RPG 게임처럼 바뀐다.

전반부의 전투에서는 서달, 주원장이 파티 멤버로 들어오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상우춘, 양불회 등과도 함께 다닌다.

어린 장무기는 약해 빠져서 이벤트로 무공을 익히지 않으면 도저히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서달, 주원장을 잘 조종해야 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 얻은 소비형 아이템들은 구양진경을 얻은 뒤 5년의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서 전부 사라지기 때문에 아낄 생각하지 말고 다 써버리는 게 좋다)

어른 장무기는 던전 공략, 전투가 자주 발생하고 특정 이벤트를 겪으면 무공이 새로 추가된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전투를 할 수 있다.

전투는 택티컬 턴 베이스 방식인데 이동 경로가 헥스 표시되지 않아서 보기는 좀 불편하다.

무공 사용시 연출이 꽤 멋지고 타격음보다는 맞을 때 비명 소리에 중점을 뒀고 쓰러질 때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는 게 인상적이다.

전투 커맨드는 이동, 공격, 취기, 치료, 전수, 휴식, 물품, 자동을 고를 수 있다. 생명력은 빨간 그래프, 내공은 파란 그래프로 표시되며, 취기는 생명력을 소비해 내공을 상승. 치료는 내공을 소비해 생명력 상승. 전수는 같은 편에게 내공을 전해줌, 휴식은 체력과 내공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다.

취기, 치료, 전수는 사실 그렇게 효율이 좋은 커맨드라고 할 수는 없는데 오히려 휴식이 상당히 효율이 좋다. 휴식만 잘하면 회복 아이템 하나 안 쓰고 클리어할 수 있다.

어른 장무기는 공격할 때 그동안 익힌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데 내공을 소비하기 때문에 계산을 잘해야 한다. 내공이 부족하면 무공을 아예 쓸 수 없다. 내공 소비 없이 사용 가능한 공격은 무당장권 뿐이다.

본편에서 어른 장무기가 사용 가능한 무공은 총 8종류로 무당장권, 구양진경, 두꺼비검법, 건곤대나이, 태극권, 태극검법, 칠상권, 성화령신공이다.

전투는 성화령신공, 소림사 고승x3 전투 같은 특정 이벤트 전투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어렵지는 않다.

전투 맵 시작 때 뒤쪽(방향키 3번)으로 끝에 짱 박히면 적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한 명씩만 덤벼들기 때문에 비기 아닌 비기가 되어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이벤트용으로 딱 정해진 전투만 있어서 레벨 노가다를 하지 않아도 금세 능력치가 상승하는 것 역시 난이도를 하락시킨다.

하지만. 던전은 정말 쌍욕이 나올 정도로 어렵다. 길 찾기가 어렵다기보다는 트랩이 정말 극악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그렇다.

상자를 열면 데미지를 입을 때가 있고, 바닥에도 보이지 않는 지뢰 트랩이 설치되어 있어 걸을 때마다 데미지를 입는데.. 아무리 생명력이 꽉 차 있어도 트랩 데미지 3~4방이면 그대로 끝장나기 때문에 빡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투 이외의 상황에서는 언제든 세이브, 로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던전 공략시 한 걸음 이동할 때마다 세이브를 해야 할 때도 적지 않게 나온다.

전투는 엔카운터 개념이 따로 없어서 적이 제자리에서 대기하거나 혹은 같은 자리를 멤돌 때 다가가 싸우면 된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몇 번의 전투만 하면 되니 엔카운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잡졸 같은 경우, 전투를 클리어하면 바닥에 시체가 놓여있는데 시체를 조사해 아이템을 입수할 수도 있다.

어드벤처, 롤플레잉의 요소를 동시에 갖춰서 게임 자체는 재미있는데 스토리는 원작 소설을 전부 옮긴 것이 아니다 보니, 원작 소설팬에게는 원성을 살 수도 있다.

원작 소설의 주요 인물 비중이 단역으로 전락하거나, 장무기와의 만남이 게임상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특히 주지약만 해도 게임상에선 장무기가 장성한 다음 처음 만나는데 구면인 것처럼 인사를 하니, 원작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관계인지 알 수가 없다.

좋게 보면 원작 소설을 충실히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원작을 모르는 유저에게 배려가 부족한 것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힌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삽질을 많이 하는 것도 좀 문제다. 중반부에 두꺼비 검법 얻는 것만 해도, 두꺼비 검과 검보를 얻어야 되는데 그게 동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 힌트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무심코 불두꺼비와 붙었다가 죽어 나간 유저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불두꺼비는 이벤트 보스라 두꺼비 검법으로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결론은 추천작. 원작 내용을 잘 살리면서 어드벤처와 롤플레잉의 요소를 고루 갖추어 게임성도 갖추어 지관(유)표 김용 무협 소설 원작 게임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음성까지 완전 한글화됐다. 본래 중문판 오프닝에서는 장무기가 사손을 보고 ‘사부님!’이라고 하는데 한글판 오프닝에서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달랑 대사 한 줄이긴 하지만 한글 더빙을 했다!)

덧붙여 이 작품은 처음부터 마지막 전까지 장무기를 조종하는 거지만 라스트 배틀은 장무기가 아닌 사손을 조종해 성곤과 싸워야 한다. 근데 그 시점에서 능력치 한계치를 찍고 만랩이 된 장무기와 다르게 사손은 능력치가 한참 후달리기 때문에 전투 난이도가 가장 빡세다.

추가로 이 작품의 후속작으로 의천도룡기 외전, 무림군협전 등이 나왔다. 사실 의천도룡기 외전의 원제는 ‘김용군협전’이라 이 작품의 정식 후속작은 아니지만, 이 작품이 워낙 인기를 끌어서 한국에서는 그 제목으로 나온 듯싶다.



덧글

  • 機動殲滅艦 2014/03/08 22:16 # 답글

    아아, 이 작품 기억 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오셨는데 당시 플로피 디스크의 숫자가 참 압박스러웠죠.
    초반의 어드벤처, 중후반의 던전이 참 압박스러웠죠. 공략집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와 아들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갔는데... 불두꺼비 검을 얻으려면 삼매화에 목욕해야 한다는 게 참...
    소설 이전에 최초로 접한 김용 무협이어서 상당 기간 장무기밖에 몰랐습니다.
    곽정? 양과? 그게 누구지? ? 같은 시절도...
  • 블랙하트 2014/03/09 06:58 # 답글

    미칠듯한 난이도 때문에 아이템 에디트 해서 플레이 했는데 마지막 던전에서 마귀파 인가 하는 녀석들은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접어 버리고 결국 엔딩을 못봤습니다.
  • 루아™ 2014/03/09 15:07 # 답글

    너무재밌는데 어린제겐 너무 어려웠어요...
  • 원심무형류 2014/03/09 15:10 # 답글

    동봉된 지도에는 연출을 너무 멋지게 해놔서 그 장면이 나오겠구나 하고 낚였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해서 엔딩을 몇번이나 본 게임...
  • 잠뿌리 2014/03/10 09:55 # 답글

    機動殲滅艦/ 저도 김용 원작 무협 소설을 접하기 전에 영화나 중국 드라마를 좀 보다가 이 게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문해서 사실 장무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ㅎㅎ

    블랙하트/ 그 당시에 에디트를 해도 사실 회복 아이템 정도만 가능해서 최후반부의 높은 난이도를 공략하기 좀 어려운 구석이 있지요.

    루아™/ 이 게임이 비기와 요령을 모르면 처음 접하는 유저한테는 어렵긴 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이 게임을 하던 당시에 장무기 어린 시절 전투조차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이나 게임 오버를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심무형류/ 엔딩을 여러 볼 만큼 그 당시에는 참 재미있는 게임이었지요.
  • 먹통XKim 2014/03/14 08:11 # 답글

    ㅠ ㅠ 추억이네요..그 시절 보던 게임월간지에서 나오던 이 게임 공략이 생각납니다
  • 잠뿌리 2014/03/23 14:09 # 답글

    먹통XKim/ 당시에 그 공략집이 큰 도움이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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