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I, Frankenstein.2014) 2014년 개봉 영화




2013년에 케빈 그레비스가 발표한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삼아 2014년에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합작으로 스튜어트 베티 감독이 만든 액션 판타지 영화. 원제는 ‘나는 프랑켄슈타인’. 국내 개봉명은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이다.

내용은 18세기 때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죽고 난 뒤 홀로 남은 인조인간 아담이 데몬족에게 붙잡힐 뻔 하다가 가고일족에게 구출된 후 200년의 시간이 지나 현대에 이르러 가고일과 데몬의 종족 전쟁에 휘말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가고일 퀸 레오노르가 이끄는 가고일족은 선의 진영, 다크 프린세 나베리우스가 이끄는 데몬은 악의 진영으로 나오며, 프랑켄슈타인 생명 창조의 비밀을 둘러싸고 종족 전쟁을 벌인다.

총 러닝 타임 92분 중에서 주인공 아담이 액션을 펼치는 씬은 다 합쳐도 체감상 10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짧다. 그중에서 악당한테 사정없이 깨지는 게 절반 이상이고 유일하게 우월한 싸움을 하려는 씬은 공격 한 두 번 한 것 정도로 퉁 치고 스킵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생명 창조 비밀, 그리고 악마 진영의 지상 정복을 위한 키 아이템 역할을 하는 게 아담이라서 설정상 사건의 중심에 있는 건 맞는데.. 스토리 진행되는 걸 보면 뭔가 자꾸 페이크 주인공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고일, 데몬이 박 터지게 싸우는 것만 보여주고 정작 아담은 제대로 싸우지 않고 그냥 ‘나는 인간도, 가고일도, 데몬도 아니야. 그럼 난 뭐지?’라는 식으로 자책하고 고뇌하는 모습만 계속 나온다.

작중 아담에게는 아무런 개성도, 매력, 특징도 없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이란 설정을 제외하면 진짜 특별한 게 전혀 없다.

힘이 강한 것도, 맷집이 쩌는 것도, 전투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짧은 철봉 두 자루를 무기로 사용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쓰는 장면 하나 안 나온다.

주인공이 이렇게 매력이 떨어지고 존재감이 희박하며, 사건을 주도하지 못하니 스토리가 부실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근데 가고일은 300의 스파르타 전사들이 갑옷, 망토 걸치고 나온 인간 모습에 돌석상 가고일로 변신해 날아다니며 중세 병장기를 휘두르면서 머릿수는 적지만 높은 전투력으로 데몬들을 압도하니 아담이 거기에 완전 묻혀 버린다.

오히려 아담보다 가고일 최강의 전사인 기드온이 더 기억에 남는다. 성격은 나쁘지만 싸움은 잘하는데 양손에 든 도끼날을 강철 자루에 꽂아 배틀엑스를 만들어 무쌍난무를 펼치는 게 강한 인상을 준다.

진짜 작중에 가고일이 펼치는 액션에 비하면 아담은 주인공인데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없다.

데몬 같은 경우는 머릿수가 많지만 가고일들에게 떼몰살 당하는데 보통 현대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변신하면 얼굴, 손만 악마 형태로 변하고 죽을 때 불꽃을 뿜으며 재가 되어 사라진다.

가고일은 반대로 파란 빛을 뿜으며 하늘로 승천하는데 모습은 흉악하지만 작중에서는 천사 포지션으로 나온다.

그래서 가고일 Vs 데몬전이 벌어지는 씬마다 푸른빛과 빨간 불꽃이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지만.. 가만히 보면 그런 번쩍이는 효과로 보는 사람을 현혹시키는 거지 실속은 전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아담의 역할은 어떤 느낌이냐면, 프로토스랑 저그가 싸우는 상황에 누구의 눈에도 띠지 않은 채 조용히 적진 속에 침투하는 SCV 같다. 실제로 극후반부 하이라이트 전투씬이 딱 그런 케이스다.

영화 맨 마지막에 뇌운을 뒤로 한 채 야밤의 건물 옥상에 홀로 서서 쌍봉을 내려 잡고 개폼 잡으며 독백하는 아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본작에서 아담 역을 맡은 배우는 다크 나이트에서 ‘투 페이스’ 하비 던트를 연기했던 아론 에크하트인데, 작년에는 백안관 최후의 날. 올해에는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등 망작들에 계속 나오니 작품 운이 없는 것 같다.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까지 연마했다는데 정작 본인이 나오는 액션씬은 다 합쳐도 10분이 채 안 되니 머리 위에 불행의 별이라도 떠 있는 것 같다.

작중에 벌어지는 싸움의 규모는 둘째 치고 연출 스케일은 건물이 이리 부셔지고 저리 무너지고 가고일들이 거리를 날아다니는데.. 인간들은 전혀 그걸 못 느끼고 배경 인물로도 거의 나오지 않아서 좀 이질감이 든다.

인간 세상을 지키기 위한 싸움인데 정작 인간은 거의 보이지 않고, 그 싸움 속에서 인간에게 지켜져야 할 가치가 드러난 것도 아니라서 공감이 안 간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굉장히 떨어진다.

아담을 구해줬으면서도 죽이네 마네 영화 내내 입씨름하고 반목하고 그러다가 막판에 가서 구해주는 가고일족의 일관성 없는 행동과 영혼이 없다던 아담에게 뜬금없이 영혼이 생겼다는 설정이 툭 튀어나온 것도 그렇고 필요한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스킵해서 넘어가는 걸 보면 급하게 만든 티가 난다.

결론은 비추천. 고뇌하는 히어로는 있는데 액션은 없고 히어로물인데 히어로만의 특성이 없거니와 주인공의 매력과 개성이 전무한 밋밋한 캐릭터 때문에 안 그래도 진부한 스토리를 더 재미없게 만든 작품이다.

2014년 첫 블록버스터 영화를 표방하고 나온 작품이지만 2014년 액션 영화 중에 뒤에서 손에 꼽을 만한 망작을 넘어선 흉작으로 올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원작자인 케빈 그레비스는 배우, 연출가, 만화 스토리 작가로 언더월드 시리즈에서 흑형 늑대인간 레이제 역으로 출현했다. (한국 영화 클레멘타인에도 토마스 역으로 나왔었다)

본작에서도 데몬족의 데카르로 나온다. 근데 비중과 활약이 너무 안습이라서 본인이 직접 각본에 참가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덧글

  • 블랙하트 2014/03/08 10:50 # 답글

    국내판 포스터는 뽀샵질 좀 한 수정버전이더군요.
  • 먹통XKim 2014/03/08 17:10 # 답글

    올해 개봉작이라면 골든 라즈베리는 내년 초에 후보에 오르게 되지 않나요?
  • 블랙하트 2014/03/09 07:07 #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에 하니까 이미 지났죠.
  • 잠뿌리 2014/03/10 09:52 # 답글

    블랙하트/ 국내 포스터가 깔끔하게 나왔지요.

    먹통XKim/ 헉.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ㅎㅎ;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15804
5439
9491698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