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탄식천지 삼국외전 (1991)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1년에 대만의 지관(유)에서 PC용으로 만든 삼국지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황건적의 난 때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맺고 의형제가 되어 의용군을 조직하여 싸우기 시작하면서 거병하여 삼국을 통일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캡콤의 천지를 먹다 1 패미콤판의 데드 카피작이다. 본래 천지를 먹다는 1984년에 모토미야 히로시가 소년 점프에 연재를 했던 동명의 삼국지 만화로 캡콤에서 1989년에 패미콤용 RPG 게임으로 제작한 것이다.

삼국연의 때보다 더 심한 게 천지를 먹다 원작 만화책 2권 표지를 그대로 가져다 써놓고선 인증 도장까지 쾅 찍어 놓았고, 프롤로그의 그림부터 시작해 게임 전체적으로 모방이나 표절을 넘어선 도작을 했다.

후속작인 삼국외전 2는 그래도 캐릭터 초상이라도 새로 그려서 넣었는데 이 전작인 삼국외전 1은 그런 거 없다. 패미콤판의 초상 스킨까지 가져다 썼다.

차이점이 있다면 PC 게임으로 만들면서 그래픽이 약간 달라졌다는 것 정도다. 8비트 게임기인 패미콤과 달리 16비트 PC게임이라서 그런 것이다.

일단 게임 자체는 디자인이나 명령어 입력 방식이 드래곤 퀘스트에 영향을 받았다.

기본 커맨드는 교담(대화), 조사, 대오, 무장, 도구 등이 있는데 여기서 대오는 장수들의 배열 순서를 바꾸거나 군사(참모)를 고를 수 있다. 배열 순서에 따라 전투 참가 순서가 달라지고 군사를 지정해야 모략을 사용할 수 있다.

무장은 장수의 스테이터스 확인. 도구는 아이템 사용 및 장비, 급여(건네기), 도기(버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전투 때는 드래곤 퀘스트와 달리 캐릭터가 좌우로 대치된 상태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전투(공격), 책략(모략=마법), 방어, 도구, 총공격, 철퇴(도망), 사간(탐색) 등의 커맨드가 있다. 총공격은 파티 멤버 전원이 달려들어 적 파티와 싸우는 건데 속공 개념이라서 전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한 번에 끝장날 수도 있다.

책략은 공격계, 회복계. 방어계, 특수계가 있는데 특수계는 전투 중에 성으로 한 번에 돌아가거나, 적을 일격에 죽이는가 하면, 크리티컬 5번 터트리기 등 고성능 마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을 내 상점은 숙(여관), 편(장수 보관소), 역(저장소), 병(쌀집), 무(무기점), 도(도구점)이 있는데 사실 여기서 중요한 게 편과 병이다.

일단 이 게임은 천지를 먹다 1의 도작이기 때문에 거기서 나온 특이한 시스템이 그대로 나온다.

장수의 HP는 병력으로 표기되며 이걸 유지하기 위해선 병량이 따로 필요하다. 병량은 RPG의 식량 개념으로 필드나 던전을 돌아다닐 때마다 병량 수치가 줄어드는데 이게 바닥을 드러내면 병력 수가 쭉쭉 줄어든다. 마을 내 쌀집에서 구입하거나 보스전을 클리어해야 얻을 수 있다.

장수 보관소인 편에서는 능력(장수 스테이터스 확인), 참가(장수 참가), 탈리(장수 제외), 해고(장수 해임) 등의 커맨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영입 가능한 장수의 수가 많아서 가능한 시스템이다.

메인 스토리에 나오는 아군 장수 이외에 전투 종료 후 적 무장을 사로잡아 동료로 추가시킬 수 있다. 금이나 명마를 주고 설득하거나 그냥 풀어줄 수도 있다. 영입을 못한 적장은 다시 적으로 출현한다.

삼국지의 인재 등용 시스템을 RPG 게임에도 도입한 것으로 이 게임의 유일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는 황건적의 난부터 시작해 동탁 토벌, 원술 토벌, 원소 토벌, 형주 평정, 익주 평정, 오나라 토벌, 위나라 토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 구분에 장 제목까지 천지를 먹다 1과 똑같다.

시나리오 자체는 모토미야 히로시 원작과 많이 달라서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삼국지 만화이긴 한데 천계나 마계 등 판타지적인 요소를 등장시켰던 원작 만화와 달리 게임은 삼국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오리지날 스토리로 진행된다.

유비군이 동탁, 원술, 원소를 토벌하고 오나라, 위나라를 연이어 무너트린다.

관도대전, 적벽대전 같이 삼국지 원작에 나오는 굵직한 전투는 나오지 않는다. 또 유표도 안 나와서 형주 평정도 계양, 영릉, 무릉, 장사만 해당한다.

조조와의 라이벌 구도나 싸움은 거의 묘사가 안 되어 있고 사실 유비 자체도 1장에서만 파티에 참가하지. 그 뒤에는 성주 포지션이 되고 다른 장수로 파티를 만들어 진행해야 한다. 즉,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삼국지 원작을 생각해 보면 역대 삼국지 게임 중에 가장 리즈 시절을 맞이한 게 아닐까 싶다. 서주, 형주, 익주를 전부 다 얻은 상태에서 그 어떤 세력과의 동맹도 없이 동탁, 원소, 손권, 조비를 탈탈 털어 천하통일을 하니 이건 무슨 소설 반삼국지 수준이다.

여포는 아군이 됐다가 원소편에 붙어 배신한다거나, 유장이 장로와 손을 잡고 유비 뒤통수를 치고 손권이 손책을 암살한 범인이며 사마의가 조비의 목을 치고 끝판 대장이 되는 등등 초전개가 펼쳐지기도 한다. (사마의가 조비 죽이는 반전은 후속작 삼국 외전 2(천지를 먹다 2 제갈량전)에서도 그대로 나오며, 나중에 코에이의 삼국지 영걸전에는 반전 하나가 더 달려서 인용된다)

게임 난이도는 쉽다고는 할 수 없는데, 식량 개념의 병량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병력이 떨어질 위기에 처하니 느긋하게 이동도 할 수 없고, 인카운터율이 높아서 전투가 자주 벌어져서 좀 빡세다. 거기다 쓸데없이 월드맵이 넓은데 캐릭터는 조막만해서 알아보기도 힘들다.

결론은 미묘. 게임 밸런스가 엉망이고 인터페이스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문자 그대로의 삼국지 외전 스토리가 나름대로 흥미진진했던 게임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 천지를 먹다 1에 대한 온전한 감상이 되어야 했다. 그걸 도작한 게임에 대해선 좋게 볼만한 게 전혀 없다.

과거 16비트 시절 일본식 PRG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던 시기에 이 게임은 한글화되지 않고 중문판만 있는데도 국내에서 나름대로 인기를 끌어서 재미있게 했을 유저도 많았을 텐데.. 아무리 추억 보정을 하더라도 도작 행위는 실드 칠 수가 없다. (사실 지관(유)는 이 게임 이전에 드래곤 퀘스트 1, 3를 PC용으로 도작한 드래곤 파이터를 만든 바 있다)

여담이지만 삼국외전 1이 1991년에 나오고 삼국외전 2가 1996년에 나와서 무려 5년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1991년에 나온 천지를 먹다 2를 베낀 게임이라 그래픽의 개선이 거의 없다. 삼국외전 1보다 화면이 좀 더 커진 수준으로 게임 내 스킨, 컬러가 거의 똑같다. (1996년에 8비트 게임을 도작하다니, 과연 대륙의 클라스다)

덧붙여 모토미야 히로시 원작 만화는 유비 입촉 시기에 완결이 나서 그 뒷내용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강유는 적룡왕의 장량. 마초는 적룡왕의 한신 초상을 가져다 썼는데.. 본래 적룡왕의 한신은 상처투성이인 반면 여기선 상처 없이 말끔한 초상으로 나온다. 근데 사실 이게 천지를 먹다 2 제갈량전에서도 적용됐는데 삼국외전 2에서는 오프닝에 나온 마초가 수염 없는 맨 얼굴로 나온다. (용케 마초만 새로 그린 듯)



덧글

  • Aprk-Zero 2014/02/15 07:40 # 답글

    저거 말고도 각 대만업체에서 패미컴 격투게임,메가드라이브 RPG 격투게임, 게임보이용 등등 천지를 먹다 짝퉁게임이 수두룩 합니다...
  • 블랙하트 2014/02/15 10:31 # 답글

    2에서 캐릭터 초상이 바뀐건 한글판에서만 그런거고 대만판은 어설프게 배껴 그려놓아서 비슷한듯 하면서도 아닌 얼굴로 나오더군요.

    삼국연의 한글판 잡지광고에 소호강호(출시명 : 동방불패) 발매예고로 나왔던 무사그림이 원래는 탄식천지 1편의 패키지 그림에 있던거였네요.

    http://i.gbc.tw/gb_img/5/001/073/1073635.jpg
  • windxellos 2014/02/15 22:51 # 답글

    저건 적에게만 허락된 무한한 책략치와 적이 쓰는 공면지계의 미친듯한 지속시간 때문에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말씀대로 그대로 베껴온 물건이긴 한데 딱 하나 추가된 거라면 상위 난이도에서 대만판 오리지널 책략인 폭뢰지계와 천뢰지계가 나온다는 정도네요. 그나마도 최고난이도 찍고 하면 적들만 씁니다.(...)
  • 잠뿌리 2014/02/17 09:10 # 답글

    Aprk-Zero/ 80~90년대 네임드급 삼국지라서 유난히 짝퉁 게임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블랙하트/ 그 어설프게 베낀 게 게 오프닝에 나온 일러스트였지요 ㅎㅎ

    windxellos/ 그런 요소들 때문에 정말 이 난이도는 불합리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지요.
  • 블랙하트 2014/04/11 15:39 # 답글

    '게임뉴스' 1992년 5월호에 공략이 되어 있더군요. 아마 유일한 국내 게임잡지 공략일듯 합니다.
  • 잠뿌리 2014/04/13 09:20 # 답글

    블랙하트/ 당시에는 하이텔에도 공략본이 올라왔었는데 게임 잡지보다 하이텔쪽 공략집이 더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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