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삼국연의 (1992)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2년에 대만의 지관(유)에서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한국에서 한글화되어 발매한 삼국지 게임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중국 삼국지 시대의 이야기로 동탁의 난부터 삼국정립까지의 이야기다.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일본 코에이의 ‘삼국지 2’ 모방작이다.

특히 오프닝에 나온 컷은 삼국지 2 게임 포스터를 모방하고는 창작품인 것 마냥 도장까지 콱 찍어 놓고 게임상의 얼굴로까지 썼다.

숫자키와 숫자 방향키를 겸한 기본 조작 방법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게임이 1992년에 정식 한글화되어 발매하고 삼국지 3가 1993년에 정식 한글화 발매. 삼국지 2가 그 다음에 이어서 뒤늦게 한글화되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먼저 접한 유저가 많아서 삼국지 2 모방작이란 걸 의식하지 못했다.

일단 삼국지와 차이점이 있다면 멀티 플레이가 최소 8인에서 최대 16인까지 지원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해당 시나리오에서 선택 가능한 군주 전원 다 멀티 플레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거기다 난이도도 1부터 20까지 있다!)

신군주의 경우, 삼국지 2에서는 나이만 설정하면 능력치가 자동으로 결정된 반면 여기선 기본으로 설정된 능력치에서 수정 포인트 100이 따로 주어져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체력, 모략, 전력, 매력 수정은 이해가 가는데 나이까지 수정이 가능한데 굳이 보너스 포인트로 나이를 올릴 필요까지야..)

다만 이름조차 바꿀 수 없어서 그냥 ‘신군주’란 이름으로 자동표기되며 얼굴도 디폴트 초상으로 고정되어 있어 선택의 자유가 없으며, 신무장 개념이 따로 없어 신군주를 고르면 군주 혼자 시작하는데다가 거병할 땅도 미리 정해져 있다.

그래서 군주 개인의 능력치 이외에는 이득 보는 게 하나도 없어서 고난이도 플레이를 요구한다.

장수 배치나 등장 시기가 삼국지 역사나 소설에 맞추지 않고 좀 제멋대로인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공융 휘하의 장수가 포신, 포충 형제라거나 삼국지 후반기의 장수인 정봉이 시나리오 1에서 바로 등장하는가 하면 동탁은 이유랑 달랑 둘만 홍농에 있는데 정작 여포, 화웅, 서영 등 동탁군의 맹장이 집결된 낙양에 뜬금없이 가후가 고후란 이름으로 태수가 되어 있다.

이름이 멀쩡하게 잘 나오는 장수가 있는 반면 이상하게 나오는 장수도 있는데 시나리오 1 기준으론 앞서 언급한 가후와 엄강을 예로 들 수 있다. (가후는 고후. 엄강은 엄망이라고 나온다)

일러스트 퀼리티도 들쭉날쭉해서 잘 그려진 것과 못 그려진 것의 차이가 많다. 이를 테면 여포 같은 경우 완전 미남으로 나오지만, 장합은 들창코 아저씨로 나와서 온도차가 너무 크다. (진 삼국무쌍에 나온 장합 팬이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거다)

장수의 능력치는 삼국지 2의 무력, 지력, 매력에 삼국지 1때 나온 체력을 더해 총 4가지다. 체력, 모략, 전력, 매력으로 표기되는데 능력치 올리기가 굉장히 쉬워졌다.

군주 명령 중 물품하사로 병서, 보검, 미녀, 준마라는 소비형 아이템이 존재하는데 이건 장수에게 포상 개념으로 주어 충성도와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병서는 모략, 보검은 전력, 미녀는 매력이 상승, 준마는 체력이 증가하며 이것들 모두 군주가 자기 자신한테 셀프 포상을 할 수도 있다.

1턴은 1개월로 1개 도시에서 1개의 명령만 가능해서 내정적인 부분에서는 도시 하나에 장수가 많이 있어도 별 의미가 없다. 다만, 인재 등용 같은 경우 한 번 실행해서 성공하면, 실패하기 전까지 계속 등용이 가능해서 그거 하나는 편하다.

문제는 인재 탐방(인재 수색)을 하면 1턴에 소요되고 2턴째에 인재 등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거다.

인재 등용은 실행 장수의 매력이 아니라 모략 수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군주의 덕망도 영향을 끼친다.

모략이 높은 장수는 군주 명령에서 참모 지정으로 참모를 만들 수 있는데 참모가 있어야 모략 명령을 사용할 수 있다.

모략 명령은 구호탄랑, 원교근공, 위서사의, 책반인민, 연합출병 등의 커맨드 사용이 가능한데 목표 지역의 장수 충성도, 민심을 떨어트리거나 인접국끼리 전쟁을 시킬 수 있다.

군주 명령은 참모 지정, 태수 지정, 군현 자치, 물품하사, 타국 인재 등용 등의 커맨드를 쓸 수 있다.

군현 자치는 태수에게 방침을 위임하는 것이고 물품하사는 군주 물품을 포상하는 것이다.

내정 명령은 토지 개발(개간+상업=토지가치), 홍수방지(치수=홍수율), 성곽건축이 있는데, 성곽건축은 돈이 많이 들지만 전장에 만들어 놓으면 방어전을 할 때 유리하다.

상업 명령은 양식 매입, 양식 매출이 군량 매매 기능이고 양식보급은 병량을 베풀어 민충을 올리는 것으로 매력 수치에 영향을 받는다.

전쟁에서는 그래도 여러 장수를 투입해 싸워서 한 지역에 장수를 여럿 두는 의미가 생긴다. 무장도, 훈련도가 부대 공방을 좌우하며 전력은 개인전에만 영향을 끼쳐서 능력치가 떨어지는 장수도 잘 써먹을 수 있다.

중군병사, 선봉병사, 좌군병사, 우군병사, 후군병사 등 5개 부대를 정할 수 있는데 여기서 본대는 중군병사다. 중군병사가 본대 개념이라 여기가 털리면 끝장난다.

이 부대 편성은 중군병사부터 후군병사까지 순서대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전쟁 도중에 투항한 장수는 무조건 후군으로 넘어간다.

전쟁은 삼국지 2와 같은 헥스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부대 병과의 개념이 따로 없어서 기본 커맨드로 공격(쾌전), 화살(화살), 돌격(사전)이 다 가능하다.

책략은 화계, 도발 등의 커맨드를 군비를 써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전쟁 돌입 직전에 군비를 꼭 편성해 넣어야 한다.

여기서 대전은 특이하게 부대 단위로 1 대 1 싸움을 하는 거다.

확대된 화면 양측에 부대 2개만 달랑 나와서 행군, 개인전, 공격 등의 커맨드를 실행할 수 있다.

개인전은 일기토 개념으로 장수끼리 싸우는데 체력, 무력이 구분되어 있어서 나름대로 치열한 승부가 벌어진다. 무승부도 자주 발생하고 전사 확률도 높아서 일기토하다가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부대가 괴멸 되거나 일기토에 패배해 붙잡히면 전쟁 도중에 그 자리에서 즉시 참수, 연금(포로), 석방, 설득 등의 처우를 결정할 수 있다.

외교 관련 커맨드가 존재하지 않아서 당연히 항복 권고 같은 것도 없기에 적국의 군주를 얻을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렇다고 무작정 참수를 하면 다른 장수가 유지를 이어 받아 등용 불가능한 장수가 늘어나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결론은 평작. 삼국지 2의 아류작이라 게임성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한글화되어 출시된 첫 삼국지 게임이다 보니 한국에 소개가 잘 돼서 올드 게이머에 한정해서 추억 보정을 받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지도는 삼국지 2와 비슷하지만 누가 대만 게임 아니랄까봐 대만도 지도에 엄연히 표시되어 있는 게 돋보였다. (전체 지도에서 오나라 아래쪽에 따로 떨어져 있는 외딴 섬인 26번 땅이 대만이다)

덧붙여 지관(유)표 역사 배경 전략 시뮬레이션은 이 작품의 시스템을 계승한다. 1993년에 나온 대명영웅전이 삼국연의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두고 있고, 그 이후에 나온 삼국기는 대명영웅전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덧글

  • windxellos 2014/02/13 21:22 # 답글

    고전 삼국지 시리즈를 플레이해 본 입장에서 보자면 삼국지 1과 2를 섞어서 뭔가 끼얹은 듯한 느낌이었죠. 지도 윤곽선이라든가 명령횟수 등의 일부 시스템은 1과 더 닮아있었으니 말입니다. 일기토 시스템이 여러 모로 사기적이었던 게 기억나네요.
  • Halkrine 2014/02/13 22:09 # 답글

    슬쩍 보고 삼국지2인줄 알았는데 지관 작품이었군요..

    거기에 깨알같은 대만 표시까지.

  • 미르미돈 2014/02/13 23:16 # 답글

    어렸을때 해본 작품인데 코에이 삼국지 아류작이었군요. 어쩐지 세력 색깔이 같은 이유가 있었군요.
    그래도 음악은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 잠뿌리 2014/02/14 01:50 # 답글

    windxellos/ 금, 병량 상한이 30000이란 것도 1의 시스템과 같죠. 능력치 중에 체력이 포함된 것도 그렇고. 일기토는 계략 도발을 걸면 성공 확률이 늘어나서 삼국지 본가보다 훨씬 중요도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후기작인 대명영웅전도 일기토가 사기적이죠.

    Halkrine/ 삼국지 2 포스터 베낀 걸 게임에서도 초상으로 써서 삼국지 2로 보이죠.

    미르미돈/ 타이틀 화면에 음악 듣는 모드도 따로 있을 정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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