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샤논 (2010) 2019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xianon#3

2010년에 알콘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에피소드 1은 총 8화, 에피소드 2는 총 11화로 완결한 판타지 만화.

에피소드 1의 내용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천적으로 언약자라는 존재가 있는데 그들은 몬스터지만 신의 대리자로서 인간을 멸종시키기 위해 무차별한 사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일곱 머리를 가진 악마라 불리는 여자 사냥꾼이 신의 뜻에 따라서 언약자를 잡으러 다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구성이 허술하기 이전에 스토리 자체가 좀 설렁설렁 진행되서 문제다. 각 화도 짜임새 있게 구성된 게 아니라 별 다른 진행 없이 휙휙 지나가는 느낌을 준다.

스토리 진행이 설렁설렁한 반면 세계관은 거창한데 기독교의 종교관을 베이스로 해서 인간이 사냥감이고 몬스터가 신의 대리자로 나와서 상황 설정 자체는 그럴 듯 해 보인다.

다만, 그걸 본편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단순히 몬스터 사냥하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기존의 판타지물과 비교하면 몬스터가 죽을 때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기 전에 ‘나는 신의 대리자다, 어째서 인간 따위에게 당한 거지’라는 대사를 한 마디씩 해주는 차이점만 있다.

대사 같은 경우 일본 만화의 번역투라고 까는데 사실 그것보다 좀 읽고 있자니 손발이 오글거리는 허세체가 눈에 걸린다. 쓸데없이 폼을 잡고 뭔가 있어 보이려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여자 주인공 같은 경우 마음의 소리를 말풍선에 넣는 게 아니라 배경에 폰트를 집어넣는데 그게 좀 어색하게 보인다.

작중 인물의 리액션과 마음의 소리가 다른 걸 확실히 보여주는 부분이지만 컷을 나누지 않고 하나에 그걸 다 넣어 버리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다.

에피소드 2의 내용은 맹인 음유시인 엘프 오페라와 외팔이 무사 유신이 인어의 노래를 찾아 함께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에피소드 1은 그래도 인간과 언약자의 관계, 그리고 대립이 다 나왔지만 에피소드 2는 그런 게 잘 안 나온다.

한복 입고서 병풍을 등진 채 해금을 타며 등장한 엘프와 외팔이 인간 무사의 커플링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진짜 별 게 없다.

그냥 둘이서 파티 맺고 인어 노래 찾아 섬마을에 가서 배 타고 동굴에 갔더니 인어 괴물이 툭 튀어나와 죽을 뻔하다가 머리 일곱 개의 악마가 구해줘서 살아나고 끝난다.

반면 머리 일곱 개의 악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 인어를 순식간에 참살하고 묻지도 않은 작중 세계의 종말론을 주절주절 대더니, 유신이 외팔이 된 계기가 된 용사 알콘의 검을 입수한 일을 ‘그때의 꼬마가 너 인가’ 한마디 툭 던지고는 떡밥 회수도 하지 않은 채 사라지니.. 누가 주연이고 누가 조연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야기의 결말이 깔끔하게 나지 않고 뭔가 어정쩡하게 끝난 게 가장 큰 문제다.

애초에 오페라는 꿈을 찾는 여행을 하고 유신은 오페라가 미인이라는 이유로 따라가는 거라서, 여행의 동기와 목표 자체가 모호하니 결말이 애매하게 끝난 건 필연적인 일이다. (오죽하면 일곱 머리 악마가 세계 종말을 막아 보라고 동기 부여를 할 정도다. 그것도 마지막 화에서)

결론은 비추천. 세계관은 거창하지만 본편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고, 스토리 진행 과정은 설렁설렁하며 결말은 어정쩡하게 끝나서 안 좋은 쪽의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볼일 보다가 중간에 뚝 끊고 나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덧글

  • 눈물의여뫙 2014/02/12 20:31 # 답글

    사실 장편 프로젝트의 에피소드 한두개를 단편 형식으로 빼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언약자들(2부의 인어라던가 1부의 구미호라던가... 인간과 혼혈인 피리부는 하프 구미호 소년도 일단은 일곱머리 악마의 사냥감이었던 걸 보면 하프도 얄짤없이 해당되는 듯.)과 일곱머리 악마의 구도에 인간(휴먼, 엘프 등)이 휘말린 그런 전개인 것 같은데.

    2부같은 경우도 사실 언약자는 곁다리고 커플의 연애이야기인 느낌이 강해서. 솔직히 얘네가 언약자를 이길 것 같지도 않았던지라 일곱머리 악마가 막판 갑툭튀한 건 특별히 거부감이 들진 않았습니다. 언약자는 어디까지나 이 커플의 연애스토리의 한 축에 불과한지라 쓸모가 다하면 퇴장시킬 필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확실히 그냥 단편 형식으로 맺어두기에는 좀 아쉬운 게 많더군요. 일곱머리 악마 역시 일단은 주인공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보스 캐릭터가 틀림없어 보이는만큼. 그것도 거의 유력한 최종보스 후보들 중 하나인 것 같던데요 뭐.(구미호 소년같은 캐릭터는 그래서 그냥 소모시키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버림받아 죽을뻔한 불행한 과거사가 있기도 했고, 언젠가 언약자들이 멸망하고 인류가 일곱머리 악마와 대결해야 할 구도가 될 때 이런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라.)
  • 잠뿌리 2014/02/14 01:44 # 답글

    눈물의여뫙/ 제가 볼 때는 정말 애매했습니다. 2부는 아무 생각없이 그린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행의 동기나 목적 부분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연애도 사실 유신은 그저 당신이 미인이라서.. 라는 이유만으로 따라가고, 엘프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퉁기다 나이 드립 쳐주고 그래서 무드가 안 잡혔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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