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To.From(2009) 2020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tofrom#4

2009년에 오곡 작가가 연재를 시작해 총 24화로 완결한 퓨전 판타지 만화.

내용은 평범한 고등학생인 민재성이 어느날 우연히 C-1이라는 환상 세계로 이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경 설정은 스케일은 커 보이지만 디테일함이 상당히 떨어진다.

일단 작중의 환상 세계인 C-1은 지구의 1/3 크기로 그중 대륙의 70%를 지배하는 게 네스트 왕이라면서 왕의 어전에 들이닥친 10명 이하의 인간 특공대에게 관광 당하고 왕국이 정복되는 걸 보면 포도청만도 못한 규모를 가졌다.

애초에 C-1은 다른 세계라는 설정만 그럴싸하지 실제로는 산속, 시골 정도로만 묘사되고 왕국은커녕 도시 같은 느낌이 전혀 안 들어서 거창한 세계관에 비해 묘사되는 공간은 너무나 작다. (거기다 C-1의 대륙은 네스트랑 칼피쳐가 양분하는데 칼피쳐는 언급만 될 뿐 등장조차 안 한다)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인간과 좀 다른 수인 비슷하게 생긴 생명체가 살고 문명 수준이 지구보다 뒤떨어지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특징도 없다. 지구와 다른 세계로서의 매력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작중 군사 기관 UTO에서 C-1을 연구하다가 통칭 ‘문’이라는 차원이동 게이트를 만들어 그곳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쳐들어가는데 그때 부대 규모도 너무 적어서 스케일이 한없이 작아 보인다.

이 작품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 지구와 C-1의 문명 충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단적인 예가 바로 메이 췐의 존재다. 이 캐릭터는 인물 설정상 거의 주인공에 가까운 포지션에 위치해 있다.

마르키느와 함께 민한에게 거두어져 자라난 인물로 민한에게 애정을 품고 있고, 민한의 진짜 아들 민재성의 존재를 알고 그를 감시했으며 UTO에서 벌어진 구데타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은 C-1 연구 및 침략에 앞선 UTO 내부 지도자들의 반목과 거기에 얽힌 사건의 진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메이 췐이 주인공화됐다.

오히려 재성은 페이크 주인공으로 작중 초반에 C-1로 본의 아니게 넘어가 현지민과 함께 여행을 한 것 이외에 민한의 아들이란 설정 말고는 아무 것도 부각되는 게 없다.

중반부에 C-1에서 구출되어 지구로 귀환해 집으로 돌아간 다음에는 그냥 배경 인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야기의 중요도는 메이 췐 쪽 스토리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재성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C-1에서 생활하는 1화부터 10화까지의 내용은 쓸데없이 분량만 차지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사실 분량 낭비도 이 작품의 문제점 중 하나에 속하는데 스토리 전반부, 후반부가 너무 따로 놀고 있는데다가, 한 화 한 화 내용이 꽉 차 있는 게 아니라서 좀 부실하다.

작중에 재성이 C-1에서 전염병으로 고생하는 현지민을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가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을 듣고 고민한다거나, 지구로 귀환한 뒤 그들을 식민 지배하려는 UTO의 정책에 반발심을 갖는 등 인간 본성에 대한 심리 묘사에 치중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메인 스토리는 메이 췐의 이야기니 재성의 이야기는 당최 왜 나왔는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재성의 이야기와 메이 췐의 이야기는 접점이 전혀 없고 서로 완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렇다. C-1의 존재는 그저 사건 사고의 동기이자 원인이 될 뿐이라서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누가 어떻게 살아가던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재성이 공기 주인공이 되어 쉽게 잊혀 진 것 같다.

뭔가 메이 췐과 재성 사이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올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실제론 끝까지 두 사람 사이에는 별 일 없다. 그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게 본편 스토리가 다 끝난 뒤 에필로그에 암시로 나오는 바람에 본작 최대의 낚시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카라칼’이 제일 모에했다. 지구인이든 C-1 원주민이든 정이 없는 놈들 가운데서 난폭하지만 친구를 생각하고 유일하게 인간미가 느껴지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재성은 초반부의 주인공으로서의 비중이 낮고 활약도 못 하고 왜 나왔는지 당최 알 수 없으나, 카라칼의 발견이 유일한 존재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배경 설정은 거창하고 초반부만 보면 차원이동물 같은데 설정은 거품이고 주인공은 실은 페이크 주인공이라서 분량 낭비가 크고 짜임새가 부족하지만, UTO 내에서 벌어진 반목과 거기에 얽힌 메이 췐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오곡 작가의 데뷔작인데 본래는 도전 만화가 시절에 먼저 연재한 작품이 이 다음 작품으로 발표한 나태한 어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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