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에 맥준룡(주노 막)이 감독을 맡고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가 제작을 맡은 강시 영화. 원제는 강시. 영제인 ‘리거 모티스’는 ‘사후경직’이란 뜻을 담고 있다.
내용은 홍콩의 오래된 공영 주택을 배경으로 과거에 쌍둥이 자매가 목숨을 끊은 사건이 벌어진 2442호실에 왕년의 영화배우 전소호가 이사를 와서 친구와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뒤 슬픔과 고독을 못 이겨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 위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방안에 깃든 원귀와 조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맥준룡은 84년생으로 가수 겸 영화배우 출신으로 이 작품이 첫 감독 데뷔작이다.
감독 이름은 낯설지만 주연 배우들은 의외로 호화롭다. 배우 개인의 인지도를 떠나서 강시 영화의 산 증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시 선생에서 강시를 종으로 조종하는 도사 역을 맡았던 진우, 강시 선생 구숙의 수제자로 나왔던 전소호, 강시 선생 시리즈 3탄 영환선생에서 도사로 나온 오요한, 초대 강시 영화인 귀타귀에서 모산술 도사로 나온 종발이 등장한다.
출연진이 강시 영화의 주역들인 반면 영화 자체는 정통 강시 영화는 아니다. 정확히는, 귀타귀와 강시선생을 필두로 한 코믹 호러물로서의 강시 영화와는 정반대 노선을 걷는다.
이 작품은 정통 강시 영화보다 정통 호러물에 가까운데 제작자가 무려 주온으로 유명한 시미즈 다카시다. J호러 영화의 대표라고 할 만한 인물이 제작을 맡은 만큼 본작의 느낌은 강시가 아닌 귀신 영화다.
정통 강시물과는 노선이 달라서 법구로 강시를 퇴치하는 게 좀 버겁게 나온다. 부적, 거울, 먹 선, 복숭아 나무검 등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기존의 강시 영화처럼 결전 병기로 나오지는 않는다.
대신 중국발 미신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오컬트 느낌은 원조 강시물보다 더 강하다.
종이 영혼을 이끌기 때문에 일반인도 사용 가능하다거나, 악한 도사가 아이의 영혼을 사역하여 부리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죽은 지 7일째 되는 날 집으로 돌아오는 것 등등이 나온다.
도사가 밥상을 차려 놓고서 거울을 통해 죽은 귀신들이 밥 먹는 걸 곁눈질로 보는 씬이 인상적인데 이건 본래 기존의 강시물에서 강시한테 밥 먹이는 걸 귀신으로 바꾼 버전 같다.
강시 쪽도 사실 퇴마 쪽의 비중이 떨어지는 거지, 죽은 사람을 강시로 되살리는 걸 도교/밀교에서 은밀하게 전해지는 비술로 묘사한다.
기존의 강시물에서 강시에게 물린 사람을 치료하는 씬이 나온다면 여기선 그와 반대로 죽은 사람을 강시로 부활시키는 게 나오기 때문에 완전 정반대라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강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초반부와 중반부는 귀신이 더 많이 나온다. 작중에 나오는 쌍둥이 귀신의 묘사는 J호러 느낌이 강하다. 정확히는 주온의 가야코 스타일이다.
강시는 후반부에 나오는데 포스가 확실히 남다르다. 작중 동 동 아저씨 역을 맡은 오요한이 최후의 강시로 나오는데 강시 특유의 청나라 복장이 아닌 장례 의복을 입고 있으며, 찢어진 입 안으로 부러진 이빨이 보이며 쿵쿵 뛰어다니다가 벽을 타고 이리저리 날라 다니는 등등 원조 강시보다 외형이 더 무시무시하게 나온다.
강시는 나름 무섭게 묘사하고 있는 반면, 강시와의 대결을 그린 액션은 조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출현 배우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당장 주인공 전소호만 해도 강시선생에 출현해 펄펄 날던 시절은 84년으로 20대 초반의 나이였는데 이 작품은 그로부터 약 30년 후에 나왔다. 전소호가 1963년생이니 지금 현재 나이가 딱 50살이니 20살 전성기 때의 액션을 바라면 안 된다.
다만, 강시와의 대결 자체는 상당히 치열해서 진짜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게 절실히 느껴질 정도로 액션이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거지, 액션 자체가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몸에 피로 법력 글귀를 쓰는 장면은 귀타귀에서 종발이 홍금보에 몸에 새기는 법력 글귀의 오마쥬인 것 같고, 바닥에 흥건한 피를 대걸레로 닦아내는 듯하면서 부적 글귀를 쓰는 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
전소호는 나이가 든 뒤로는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현했고 2년 전 2011년에 견자단 주연의 삼국지: 명장 관우에서는 오프닝에서 작중 관우한테 단칼에 썰리는 안량으로 나와서 안습이었는데 그래도 이번 작에서는 주연으로 나와서 활약한다.
사실 다른 배우와 달리 전소호는 강시 영화에 오랜만에 출현한 것은 아니다. 2010년에 나수요 감독이 만든 강시신전사(국내명 뱀파이어 워리어)에서도 강시로 출현한 바 있다.
액션은 기대에 못 미쳐도 감성 연기는 의외로 잘한다.
도사 역으로 나오는 진우는 강시선생 때 전소호와 함께 출현한 인연이 있는데 실제로 본직이 도사라서 도술을 사용해 귀신을 상대하지만 세월이 많이 지나고 힘이 약해졌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고생한다.
배경인 공영 아파트는 정 가운데 홀의 천장이 뻥 뚫려 있고 좌우로 아파트 라인이 ㅁ자를 그리고 있는 오래된 건물로 분위기가 음침한데 내용까지 어둠의 딥다크해서 음울하기 짝이 없다.
동 아저씨가 강시가 되는 건 그의 아내인 펑 융이 슬픔을 못 이겨 남편을 강시로라도 되살리려고 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등 광기 어린 행보를 보여주기 때문에 사이코 스릴러 느낌도 살짝 난다.
웃음기 제로에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의 귀신부터 시작해 어둠, 공포, 광기, 감성 등의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스토리는 사실 J호러의 특성이다. 만약 이 작품에서 강시를 빼면 주온 중국어판이 남을 정도다.
한 가지 더, 잔인한 장면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것도 J호러 스타일이다. 작중 펑 아저씨가 계단 아래 떨어져 죽는 씬이나 펑 융이 사람들 때려죽이는 씬, 그리고 쌍둥이 귀신의 과거 등은 진짜 헉-소리 날 정도다. CG 처리한 피와 카메라 시점에 피가 튀는 연출 등 역시 J호러스럽다.
결론은 추천작. 중국 강시물과 J호러의 만남을 통해 완전 새로운 느낌으로 각색된 강시물이라서 볼 만 하다. 다만, 웃음기 싹 지운 호러물로서 J호러의 특성이 너무 강해 정통 강시물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 강시물의 귀환을 생각한 사람이 보면 조금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맥준룡은 이 작품을 통해 제 50회 금마장에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작중에 전소호가 간직한 단체 사진 속의 인물로 故 임정영, 故 허관영, 원화가 나온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강시 영화 광팬이라서 그것도 노리고 넣은 장면인데 전소호 입장에서 보면 애잔할 것 같다.
강시선생에서 스승과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진우와 함께 둘이 남았으니 말이다.
내용은 홍콩의 오래된 공영 주택을 배경으로 과거에 쌍둥이 자매가 목숨을 끊은 사건이 벌어진 2442호실에 왕년의 영화배우 전소호가 이사를 와서 친구와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뒤 슬픔과 고독을 못 이겨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 위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방안에 깃든 원귀와 조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맥준룡은 84년생으로 가수 겸 영화배우 출신으로 이 작품이 첫 감독 데뷔작이다.
감독 이름은 낯설지만 주연 배우들은 의외로 호화롭다. 배우 개인의 인지도를 떠나서 강시 영화의 산 증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시 선생에서 강시를 종으로 조종하는 도사 역을 맡았던 진우, 강시 선생 구숙의 수제자로 나왔던 전소호, 강시 선생 시리즈 3탄 영환선생에서 도사로 나온 오요한, 초대 강시 영화인 귀타귀에서 모산술 도사로 나온 종발이 등장한다.
출연진이 강시 영화의 주역들인 반면 영화 자체는 정통 강시 영화는 아니다. 정확히는, 귀타귀와 강시선생을 필두로 한 코믹 호러물로서의 강시 영화와는 정반대 노선을 걷는다.
이 작품은 정통 강시 영화보다 정통 호러물에 가까운데 제작자가 무려 주온으로 유명한 시미즈 다카시다. J호러 영화의 대표라고 할 만한 인물이 제작을 맡은 만큼 본작의 느낌은 강시가 아닌 귀신 영화다.
정통 강시물과는 노선이 달라서 법구로 강시를 퇴치하는 게 좀 버겁게 나온다. 부적, 거울, 먹 선, 복숭아 나무검 등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기존의 강시 영화처럼 결전 병기로 나오지는 않는다.
대신 중국발 미신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오컬트 느낌은 원조 강시물보다 더 강하다.
종이 영혼을 이끌기 때문에 일반인도 사용 가능하다거나, 악한 도사가 아이의 영혼을 사역하여 부리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죽은 지 7일째 되는 날 집으로 돌아오는 것 등등이 나온다.
도사가 밥상을 차려 놓고서 거울을 통해 죽은 귀신들이 밥 먹는 걸 곁눈질로 보는 씬이 인상적인데 이건 본래 기존의 강시물에서 강시한테 밥 먹이는 걸 귀신으로 바꾼 버전 같다.
강시 쪽도 사실 퇴마 쪽의 비중이 떨어지는 거지, 죽은 사람을 강시로 되살리는 걸 도교/밀교에서 은밀하게 전해지는 비술로 묘사한다.
기존의 강시물에서 강시에게 물린 사람을 치료하는 씬이 나온다면 여기선 그와 반대로 죽은 사람을 강시로 부활시키는 게 나오기 때문에 완전 정반대라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강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초반부와 중반부는 귀신이 더 많이 나온다. 작중에 나오는 쌍둥이 귀신의 묘사는 J호러 느낌이 강하다. 정확히는 주온의 가야코 스타일이다.
강시는 후반부에 나오는데 포스가 확실히 남다르다. 작중 동 동 아저씨 역을 맡은 오요한이 최후의 강시로 나오는데 강시 특유의 청나라 복장이 아닌 장례 의복을 입고 있으며, 찢어진 입 안으로 부러진 이빨이 보이며 쿵쿵 뛰어다니다가 벽을 타고 이리저리 날라 다니는 등등 원조 강시보다 외형이 더 무시무시하게 나온다.
강시는 나름 무섭게 묘사하고 있는 반면, 강시와의 대결을 그린 액션은 조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출현 배우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당장 주인공 전소호만 해도 강시선생에 출현해 펄펄 날던 시절은 84년으로 20대 초반의 나이였는데 이 작품은 그로부터 약 30년 후에 나왔다. 전소호가 1963년생이니 지금 현재 나이가 딱 50살이니 20살 전성기 때의 액션을 바라면 안 된다.
다만, 강시와의 대결 자체는 상당히 치열해서 진짜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게 절실히 느껴질 정도로 액션이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거지, 액션 자체가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몸에 피로 법력 글귀를 쓰는 장면은 귀타귀에서 종발이 홍금보에 몸에 새기는 법력 글귀의 오마쥬인 것 같고, 바닥에 흥건한 피를 대걸레로 닦아내는 듯하면서 부적 글귀를 쓰는 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
전소호는 나이가 든 뒤로는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현했고 2년 전 2011년에 견자단 주연의 삼국지: 명장 관우에서는 오프닝에서 작중 관우한테 단칼에 썰리는 안량으로 나와서 안습이었는데 그래도 이번 작에서는 주연으로 나와서 활약한다.
사실 다른 배우와 달리 전소호는 강시 영화에 오랜만에 출현한 것은 아니다. 2010년에 나수요 감독이 만든 강시신전사(국내명 뱀파이어 워리어)에서도 강시로 출현한 바 있다.
액션은 기대에 못 미쳐도 감성 연기는 의외로 잘한다.
도사 역으로 나오는 진우는 강시선생 때 전소호와 함께 출현한 인연이 있는데 실제로 본직이 도사라서 도술을 사용해 귀신을 상대하지만 세월이 많이 지나고 힘이 약해졌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고생한다.
배경인 공영 아파트는 정 가운데 홀의 천장이 뻥 뚫려 있고 좌우로 아파트 라인이 ㅁ자를 그리고 있는 오래된 건물로 분위기가 음침한데 내용까지 어둠의 딥다크해서 음울하기 짝이 없다.
동 아저씨가 강시가 되는 건 그의 아내인 펑 융이 슬픔을 못 이겨 남편을 강시로라도 되살리려고 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등 광기 어린 행보를 보여주기 때문에 사이코 스릴러 느낌도 살짝 난다.
웃음기 제로에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의 귀신부터 시작해 어둠, 공포, 광기, 감성 등의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스토리는 사실 J호러의 특성이다. 만약 이 작품에서 강시를 빼면 주온 중국어판이 남을 정도다.
한 가지 더, 잔인한 장면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것도 J호러 스타일이다. 작중 펑 아저씨가 계단 아래 떨어져 죽는 씬이나 펑 융이 사람들 때려죽이는 씬, 그리고 쌍둥이 귀신의 과거 등은 진짜 헉-소리 날 정도다. CG 처리한 피와 카메라 시점에 피가 튀는 연출 등 역시 J호러스럽다.
결론은 추천작. 중국 강시물과 J호러의 만남을 통해 완전 새로운 느낌으로 각색된 강시물이라서 볼 만 하다. 다만, 웃음기 싹 지운 호러물로서 J호러의 특성이 너무 강해 정통 강시물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 강시물의 귀환을 생각한 사람이 보면 조금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맥준룡은 이 작품을 통해 제 50회 금마장에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작중에 전소호가 간직한 단체 사진 속의 인물로 故 임정영, 故 허관영, 원화가 나온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강시 영화 광팬이라서 그것도 노리고 넣은 장면인데 전소호 입장에서 보면 애잔할 것 같다.
강시선생에서 스승과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진우와 함께 둘이 남았으니 말이다.
덧글
참, 뒤늦게 링크신고합니다. 숨은 열독자입니다. ㅎㅎ
많은 작품에 대한 깔끔한 리뷰 감사드립니다. 리뷰는 이렇게 써야한다고 항상 생각하는 1인입니다. ^^
먹통XKim/ 액션 씬이 좀 기대에 못미치긴 했지요. 그리고 강시물에 J호러를 접목한 게 신선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한 건 어쩔 수 없었지요. 개인적으로는 역시 강시물은 액션+호러+코믹의 조합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