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세인트 영멘(聖☆おにいさん.2013) 2019년 애니메이션




2006년에 코단샤의 모닝 투에서 나카무라 히카루가 연재를 시작한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2013년에 타카오 노리코 감독이 만든 극장판 애니메이션.

내용은 예수와 붓다가 하계(인간 세계)로 휴가를 와서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로 원작과 동일하다.

일단 이 작품은 극장판이지만 스토리가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다. 원작에 나온 에피소드가 애니메이션화되어 그대로 나온다.

하나의 큰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옴니버스로 구성되어 있어 약 서너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는데 초반부는 원작에 나온 에피소드로 진행되고, 중반부에서는 극장판 오리지날 스토리로 원작에서는 단지 언급만 되었던 붓다의 이마 점을 누르는 초등학생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이 부분을 왜 넣었는지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좀 재미가 없다. 본작의 재미는 종교 개그가 난무하는 일상의 이야기인데.. 초등학생 에피소드에는 그런 요소가 전혀 없다.

단순하게 붓다의 이마 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게 주된 내용이고 초등학생 겐타가 주인공 역이며, 예수는 배경 인물이고 붓다는 타겟 이상도 이하도 아닌 단역처럼 나와서 원작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어서 그렇다.

단지 붓다가 이마에 점이 있다는 이유로 외계인 취급하면서 이마의 점을 노리는데 대체 거기서 무슨 재미를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이마의 점을 노리고 날아온 물총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매트릭스 액션을 선보이는 붓다는 전혀 재미있지 않다.

원작에서 예수, 붓다가 온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에서 발상을 역전시켜 두 사람이 없는 거리를 배경으로 하여 마을 사람들의 코멘트와 함께 보컬 곡이 흘러나오는데 그건 꽤 인상적이었다.

다만, 몰입을 하기는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다고나 할까?

원작에서 예수와 붓다는 하계의 인물 중에선 두 사람이 지내는 마츠다 하이츠 맨션의 집주인 마츠다 사치요와 야쿠자인 류지 가족들하고만 친하게 지낸다.

그들 이외의 인간들하고는 딱히 알고 지내지 않는데 본작 후반부의 그 장면에서는 마치 마을 사람들이 붓다, 예수와 가까운 이웃처럼 나온다.

거기서 좀 괴리감이 느껴진다. 초등학생 에피소드도 그렇지만 원작에 나오지 않는 오리지날 스토리가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원작이 본래 종교 개그 일상물인데 이 극장판에선 종교 개그를 대부분 컷하고 그 빈 자리를 평범한 일상물을 끼워 넣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종교 개그로 인한 논란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원작의 아이덴티티를 정면으로 부정한 듯한 느낌이라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본 세인트 영멘은 이런 내용이 아니야!’랄까.

모처럼 나온 극장판인데 원작과 다른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데다가, 하나의 큰 스토리 없는 단편 모음 구성이 TV 애니메이션 총집편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극장판만의 메리트가 전혀 없다.

유일하게 괜찮은 점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작화 정도다. 어디까지나 원작을 잘 살린 거지, 특별히 비주얼이 좋은 건 아니다. 애초에 이 작품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비주얼을 잘 살린 만큼의 이야기나 장면은 거의 안 나온다. 어떻게든 하나 꼽자면 붓다의 머리 감는 씬 하나 밖에 없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알 만한 붓다 머리카락 개그)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차라리 TV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다면 그냥저냥 무난하게 볼 만 할 텐데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서 보자면 끝장나게 재미없다.

오직 원작 골수팬만이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화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환호하며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론은 비추천. 원작 만화는 재미있지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작화만 살렸지, 내용은 살리지 못한 작품이다. 아무리 원작이 좋아도 각색을 하지 못하면 망친다는 진리를 새삼스럽게 알게 해준다.

원작의 그 재미있는 소재와 캐릭터를 가지고 이렇게 밖에 못 만들다니, 본작의 제작진은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나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보고 대오각성해야할 것 같다.



덧글

  • 피그말리온 2014/01/27 21:52 # 답글

    만화를 보면 도저히 극장판으로 나올 수 없을거 같은데...어떻게 나왔었군요;;...
  • 애쉬 2014/01/27 22:37 # 답글

    극장 개봉을 하게 된 것 만으로도..... 종교에 너그러운 일본
  • 눈물의여뫙 2014/01/28 16:45 # 답글

    이거 야훼도 예수 아빠라면서 나오는 만화 아닌가요? 종교 패러디 만화니까 크툴루 신화의 아우터 갓 패거리랑 싸우는 액션극으로 바꿨으면 극장판으로는 재미났을지도.

    1탄 보스 크툴루... 붓다가 아수라나 야차라도 소환해서 딥원들과 함께 패대기쳐버려야 할지.(인도 신화에선 각각 마신과 악귀 역할이지만 불교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선역으로 전환되었으니...) 마지막엔 악의 근원 아자토스를 자비로운 FSM의 버프로 박살낸다던가. 뭐 원래 이런 내용 들어갈 만화 아니라곤 하지만은 도라에몽이나 크레용 신짱조차도 극장판에서는 악당들과 싸우는 액션물이 되니까요.
  • 잠뿌리 2014/01/31 20:06 # 답글

    피그말리온/ 이 작품의 포멧은 정말 극장판용에 적합하지 않았지요.

    애쉬/ 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눈물의여뫙/ 네. 야훼가 작중에 비둘기로 나오지요. 원작 내용대로라면 전투는 예수 진영에서는 우리엘, 붓다 진영에서는 아수라가 도맡아서 하는데 그걸 가지고 개그하는 게 재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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