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Percy Jackson & the Olympians: The Lightning Thief.2010) 2010년 개봉 영화




2005년에 나온 릭 라이어던 원작 소설을 2010년에 캐나다, 미국 합작으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 원작 소설의 1권인 번개 도둑편을 영화화한 것이다.

내용은 올림푸스의 3대 신 포세이돈의 아들인 퍼시 잭슨이 주신 제우스의 번개가 도난당한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을 받고 열흘 안에 번개를 되찾아오지 않으면 신들의 전쟁이 벌어질 판국이라, 데미갓들이 모여 살며 훈련 받는 혼혈 캠프에 들어가 아테네의 딸인 아나베스와 수호자 사티로스 그루버와 함께 파티를 편성하여 제우스의 번개를 찾으러 퀘스트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세계관은 그리스 신화의 올림푸스 신과 거인족, 괴물 등이 모두 실존하는 것으로 현대에도 존재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퍼시 잭슨과 그 친구들은 신과 인간 사이의 자식이라고 해서 데미갓이라 부르는데 몸에서 나는 신의 냄새 때문에 항상 몬스터에게 공격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정체를 숨기고 살아야 하기에 하프 블러드란 은어로 불린다.

제우스가 세운 규칙 때문에 부모 신과 자식들은 서로 만날 수 없고, 신의 반신반인 자식들은 혼혈 캠프에서 자기 한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전투 훈련을 받고 성인이 되면 위험한 세상 밖으로 퀘스트를 떠나야 한다.

주인공 퍼시 잭슨은 예언에 나오는 데미 갓으로 각성하기 전에는 계부와 함께 사는 어머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캠프 생활을 하게 된 뒤부터는 예언에 나오는 영웅으로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물의 힘과 용기, 기지를 발휘하여 대활약하게 된다.

그런 퍼시 잭슨을 따르는 친구들은 경박하지만 의리 있는 사티로스 그루버와 머리 좋고 싸움 잘하는 캠프네 모범생 아나베스다.

언뜻 보면 그리스 신화를 베이스로 한 현대 판타기 같지만 기본 구성이 은근히 해리 포터 시리즈를 따라한 듯한 느낌을 준다.

현실 속에 숨겨진 판타지 세계, 혼혈 캠프는 호그와트,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을 가진 채 보통 인간 가정에서 고생하다가 각성 후 대활약하는 것부터 시작해 작중 최강의 악역이 주인공 부모 세대부터 대립해 온 것(본작의 크로노스가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랑 대입된다) 그리고 퍼시 잭슨, 아나베스, 그루버 파티 3인 자체가 해리포터, 헤르미온느, 론의 3인 일행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표절이나 모방까지는 아니지만 아류작 내지는 열화 카피 버전에 가깝다. 원작 소설 자체가 그렇긴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의 감독인 크리스 콜럼버스가 해리 포터 시리즈의 감독이기도 하니 그렇게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한 것 같다. (크리스 콜럼버스가 감독을 맡았던 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고 기획을 맡은 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다)

원작 소설에서는 퍼시 잭슨 일행이 처음 나올 때 나이가 12살이라 연령대마저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았는데 이 영화판에서는 그보다 나이를 좀 상향 조절해서 하이틴이 됐다.

그리스 신화의 여러 지명, 설정들이 현대판으로 어레인지된 배경은 오히려 머글은 그저 거들 뿐, 그 안의 마법 세계만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 더 확장성이 높다.

올림푸스 신들은 그 시대의 강대국을 따라가며 현재는 미국에 이주해 있고 올림푸스 신전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600층에 있으며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세계의 입구는 미국의 서쪽 끝인 LA, 오디세우스가 항해한 괴물의 바다는 버뮤다 삼각 지대로 설정되어 있다.

각종 마법 아이템은 현대 물품과 어레인지 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퍼시 잭슨이 사용하는 주무기인 검은 펜의 형태를 띠고 있어 버튼을 누르면 펜이 검으로 변한다.

사티로스나 켄타우로스 같은 마법적 생물이 인간 모습으로 위장할 때는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있어 다리의 부자연스러움을 어필하다가 본 모습을 드러내면 반인반수로 변신한다.

캠프에서 데미갓들이 떠나는 퀘스트는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들이 떠나는 모험과 신탁, 업적의 현대판이다.

세계관부터 자잘한 부분까지 다 현대 판타지답게 설정한 건 확실히 좋았다. 해리 포터 시리즈와는 또 다른 이 작품만의 매력이다.

다만, 작중 세계관이 해리 포터보다 더 큰 것에 비해 작품 자체의 스케일은 그보다 한참 떨어진다는 거다.

영화로서의 비주얼이 해리 포터가 한참 앞서 가고 있다. 그 이유는 세계관 설정 자체는 이 작품이 확장성은 더 높아도 그걸 비주얼로 표현하는데 있어선 해리 포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CG 자체는 괜찮다. 미노타우로스, 히드라 등 신화 속 괴물을 박력 있게 그렸다. 근데 문제는 CG 이외의 부분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 문물이나 배경이 나오는 곳들이다.

혼혈 캠프도 호그와트랑 비교하면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다. 영국산 원조 학원 판타지에서는 중세 귀족처럼 먹고 배우고 학교 다니는데.. 여기 미국 학원 판타지에서는 숲속 여름 캠프에서 수년 동안 전투 훈련만 하면서 지내야 하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 세계와 올림푸스 신전 묘사도 완전 안습이다. 본작의 핵심 설정인 제우스의 번개 묘사도 완전 허접해서 기껏 라이트닝 볼트 기능만 있고 그 위력도 반신 하나 못 죽이는 번개 지팡이 하나 때문에 그 소동이 벌어진 걸 생각하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CG를 빼더라도 배경과 소품을 다 일일이 신경 써서 판타지 비주얼을 구체화한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과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클래스의 차이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결론은 평작. 현대 판타지로서 세계관과 디테일한 설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CG를 제외한 배경과 소품의 부실함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구도 때문에 해리 포터 아류작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낯익은 배우들이 카메오 출현을 많이 했다. 킬빌의 우마 서먼이 메두사 배역을 맡고, 반지의 제왕에서 보르미르로 나온 숀 빈이 제우스, 레밍턴 스틸의 피어스 브로스넌이 케이런 역을 맡았다.

그런데 후속작에서는 이들이 나오지 않고 케이런 같은 경우는 배역이 아예 바뀌었다. 전작의 등장인물로는 퍼시 잭슨 일행만 온전히 출현한다(퍼시 잭슨, 아나베스, 그루버의 3인 파티)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은 총 5권으로 완결됐는데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하기 전인 2007년에 10권짜리 책으로 나뉘어 출간됐다.



덧글

  • 레이오트 2013/12/26 15:13 # 답글

    그래도 그리스 신들의 현대화는 나름 재미있었지요. 개인적으로 재미있던 신은 역시 헤르메스...
  • 남채화 2013/12/27 11:50 # 답글

    그리스 신화를 따온 것치고는 너무 약했죠.
    메두사가 아니라 다른 고르곤종족이 나온다던지 하는 정도의 신경만 썼어도.
    게다가 해리포터는 배경설정이 확실히 해리를 밀어주는 반면
    퍼시잭슨은 대체인원이 너무 많아요...
    데미갓 캠프라니...
  • 잠뿌리 2013/12/30 18:12 # 답글

    레이오트/ 이 1탄에서는 헤르메스가 나온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지만 후속작 2탄에서는 택배물류업체 사장으로 나와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채화/ 본작도 퍼시 잭슨을 밀어주긴 합니다. 사실 데미갓 캠프 멤버들이 죄다 잉여라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되거든요. 거기다 물 조종 능력처럼 슈퍼 파워를 타고난 건 퍼시 잭슨 같이 극소수고 다른 데미갓 아이들은 별 다른 초능력 하나 없어서 보통 인간하고 다를 바가 없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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