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 암흑의 시대(Conan The Barbarian.2011) 2012년 개봉 영화




2011년에 마커스 니스펠 감독이 만든 코난 리메이크판. 원제는 코난 더 바바리안. 국내명은 ‘코난: 암흑의 시대’로 2012년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어둠의 왕국 아케론에서 네크로맨서들이 왕들의 뼈를 모아 마스크를 만들어 초인적인 힘을 얻어 문명화된 세계의 정복을 꾀하다가 바바리안 부족의 저항을 받아 마스크가 박살나 그 조각이 세계 곳곳에 흩어진 뒤, 어둠의 하이보리안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카라 짐 왕이 아케론 마법에 심취해 마스크 조각을 찾아다니며 바바리안 부족을 전멸시키다가 마지막으로 시메리아 부족을 털어 버리는데.. 부족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년 코난이 장성하여 카라 짐에게 복수의 칼을 겨누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코난은 로버트 E. 하워드의 원작 소설로 유명하지만, 보통 코난 영화하면 존 밀리어스 감독이 만들고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1981년작 ‘코난 더 바바리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 코난 더 바바리안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코난이 어린 시절 악당들에게 마을이 습격당해 부모를 잃고 검을 빼앗긴 채 홀로 살아남았다가 야만용사로 성장해 복수하는 기본 줄거리는 같다.

하지만 원작 영화로부터 무려 30년 만에 리메이크되었다 보니 달라진 점도 많다.

전쟁터에서 태어난 코난의 탄생 비화부터 시작해 소년 시절 적의 정찰병을 도륙시키며 야만용사 기질을 뽐내는 등 과거의 비중이 커졌다.

그리고 본래 원작 영화에서는 코난이 노예로 잡혀간 뒤 수련을 쌓고 투기장에서 싸움을 하며 성장하는 것이 나오는데 본작에서는 노예로 잡혀간 게 아니라 홀로 살아남았고 그 뒤에 온갖 모험을 하며 성장했다는 나레이션으로 성장 과정을 잘라 버리고 장성한 코난을 등장시킨다.

원작 영화에서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과묵한 근육 용사였던 반면 이번 작에서는 말문이 트이면 대사를 많이 하면서 불우한 과거를 주절거리면서도 너무 밝은 얼굴로 나온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싸움은 엄청 잘하고 악당들은 정말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도륙해서 살인머신이 따로 없으니 뭔가 이질적인 느낌도 좀 준다.

소설 원작의 코난은 흑발 머리라 외모 자체는 이번 리메이크작에서 코난 역을 맡은 제이슨 모모아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지만.. 코난 영화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구축해 놓은 근육빵빵 야만용사 이미지와는 한참 달라서 여기서부터 영화팬의 원성을 사기 충분하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코난에 출현했을 때는 전성기 시절의 근육몸을 뽐내서 제이슨 모모이도 근육질이긴 한데 아놀드의 코난에 비교하면 너무 빈약해 보인다. (아니, 사실 그 이전에 겨털 노출씬이 너무 많아서 이건 무슨 야만용사 코난이 아니라 겨털용사 코난이다)

그래도 액션씬 자체는 충분히 괜찮았다. 제이슨 모모이가 비록 원조 코난 아놀드보다 빈약한 몸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두 사람을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액션까지 아주 뒤처지는 건 아니었다. 리메이크판의 코난도 바바리안의 강력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잘린 목 가지고 노크하는 도시괴담을 구현한 것부터 시작해 휴대용 망원경과 오크통 폭탄 등 오버테크놀로지가 나오는 등등 좀 깨는 장면이 종종 나와서 산만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사실 가만히 놓고 보면 디테일한 구석도 있다.

검 수련할 때 배운 아버지의 가르침, 최종 전투 때 되찾은 시메리안 소드, 끝판 대장 칼라 짐이 한 대사를 그대로 돌려주고 또 원수들을 차례대로 척살하는 것 등등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점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

말도 안 되는 장면이 몇 군데 나오긴 해도 떡밥 회수는 잘해서 영화의 완성도가 바닥을 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클라이막스 부분의 전투도 나름 박진감 넘쳤고 최종 전투의 마지막 순간 작품 초반부에 던진 떡밥을 몰아서 회수하는 것도 좋았다.

결론은 평작. 흥행에 실패하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아주 못 만든 영화는 아니다. 킬링 타임용으로 적당한 재미가 있어서 평작까지는 되는데 졸작이 된 건 이 작품이 코난의 리메이크작이기 때문이다.

30년만의 리메이크라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겠지만 그걸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더욱 욕을 먹은 것 같다.

차라리 아예 원작과 상관없는 독립적인 바바리안 판타지로 나오던가, 하다못해 코난의 원작자 로버트 E 하워드의 또 다른 작품으로 실사 영화로도 만들어진 ‘정복자 컬’의 리메이크판이었다면 그렇게 욕을 많이 먹지 않았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카라 짐 군단의 배였다. 육지에서 바다에나 띄울 법한 군선을 코끼리나 인간 노예를 동원해 들고 다니면서 전투 때는 공성추 대용으로 쓰기도 하고 평소 때는 배 안에서 쉬기도 하는데 그런 용법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덧글

  • 블랙하트 2013/12/18 15:13 # 답글

    원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의 3번째 코난 영화로 기획되었었지만 아놀드의 출연거절로 제작이 무산되자 그대신으로 만든게 '정복자 컬'이었죠.
  • 잠뿌리 2013/12/20 21:42 # 답글

    블랙하트/ 정복자 컬은 케이블 TV에서 방영해줄 때 봤는데 그럭저럭 무난하게 봤습니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지만 ㅎㅎ 그러고 보니 WWE의 트리플H가 본래 코난 3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던 루머가 떠돌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결국 나온 건 제이슨 모모이의 코난이지만요.
  • 뷰너맨 2014/03/25 12:18 # 답글

    아놀드 주지사씨 버젼과는 다른 컬트한(?) 맛이 느껴져서 괜찮았지요. 하지만, 원체 근육에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원작 코믹스 판 코난은 어떤 걸지 보고 싶어지지만, 외화출혈(?)을 감수하고 구입하긴 쉽지 않겠죠...
  • 잠뿌리 2014/03/30 09:28 # 답글

    뷰너맨/ 원작 코믹스판은 보지 못했지만 MBC에서 코난 애니메이션 방영해줬던 게 기억이 납니다. 원작 코난이 어떤 느낌인지 대략 알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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