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오버 더 디(2012) 2019년 웹툰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overthed

2003년에 부킹에서 ‘테이크 파이브’로 데뷔해 ‘제로썸’, ‘총바치’ 등의 만화를 연재해 단행본을 발간한 프로 작가인 유상진 작가가 2012년에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27화로 완결한 SF 만화.

내용은 대학 졸업 후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함께 취업 준비를 하면서 성실하게 살던 25세 청년 고정규가 어느날 갑자기 자기 여자친구보고 외계인이라며 이상한 소리를 하는 자칭 차원 탐정 비트와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우주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정통 SF라기 보다는 현대를 배경으로 평행 우주란 설정이 있어 다차원을 넘나드는 탐정 비트가 차원의 틈을 빠져 나온 외계인을 잡아다가 코어를 회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평행 우주과 다차원 등의 설정만 보면 좀 내용이 어려운 것 같지만 의외로 쉽다. 머나먼 차원에 솔로, 커플의 전쟁이 벌어졌을 때 솔로 진영을 통솔하던 킹왕짱 능력자 비트가 지구 차원으로 넘어오면서 능력을 상실해 잉여 노숙자 신세가 되어 주인공 고정규에게 빌붙어 살면서 벌이는 일이고 사실 SF 설정을 충실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개드립을 치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 작품의 타이틀인 오버 더 디의 ‘디’는 디멘션이라고 쓰여 있는데 독자 댓글 중에 ‘디’가 드립의 디로 해석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갖 드립이 넘쳐난다.

오리지날 개그보다는 패러디가 난무하는데 등장인물의 표정을 미국 드라마, 미국 영화의 등장인물로 패러디하는 경우가 많다.

드립도 적절히 들어갔으면 또 모를까, 한 화를 멀다하고 드립이 들어가 있어 시도 때도 없니 나오니 과한 느낌을 준다.

드립 개그는 한두 번 나와야 재밌지 계속 나오면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한 가지만 계속 먹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더불어 그 드립이 미드, 영화가 중심인데 그게 알 만한 사람만 아는 거라서 개그를 이해하는 허들이 좀 높은 편이다. 그러니 작중에 나오는 개그를 전부 이해하지 못한 독자한테 있어선 드립 허용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드립을 떠나서 볼 때 스토리는 나쁘지 않다. 평행우주를 소재로 한 것 치고는 시공을 초월해 차원을 넘나드는, 그런 전개는 나오지 않지만 비트와 그를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의 갈등이 잘 나타나 있어서 이야기에 몰입은 잘 된다(지나친 드립이 몰입에 방해가 될 때도 있지만)

솔로 천국 커플 지옥 드립에 SF 설정을 가미해 메인 테마로 삼은 것도 나름대로 신선하다. 반전도 충격과 공포를 주는 게 아니라 그것 자체가 개그로 이어지고 엔딩도 개그만화답게 마무리 짓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거나 심각한 것 없이 정진정명 개그 노선을 걷고 있어서 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개그 장르의 한국 웹툰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코믹한 발상으로 시작해 개그물을 그리다가 갑자기 급진지해서 분위기는 심각해지고 내용은 늘어져서 재미가 급락하는 것인데 이 작품은 적어도 거기에는 속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주제가 엇나가지 않고 급전개로 끝나는 것도 아니라서 드립이 좀 지나쳐서 그렇지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는 좋은 편이다.

장르가 개그 만화라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연출력의 좋은 점인데 마지막 화에서 원래 힘을 되찾은 비트의 무쌍난무를 보면 이 작가가 본래 액션 만화 주로 그리던 작가란 사실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스토리 몰입도가 높은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주인공 일행의 밸런스는 잘 잡혀 있는 점이다.

비트는 사건의 중심이자 트러블 메이커지만 사건이 벌어지면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개인간 가이는 팀의 탐정 보조 힘꾼 역할을 수행하며, 정규는 비트에게 호구짓을 당하면서도 냉철한 판단력으로 주위를 관찰,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일행 중 상식인 포지션인 가윤은 팀이 비트의 뻘짓으로 엇나가게 하지 않게 방향을 잡아 준다.

한 명 한 명 개별적으로 놓고 보면 잉여지만 어쩌다 보니 그들 모두 모여 팀을 이루면 제법 잘 돌아가는 편이다.

병풍 내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나 공기 신세의 캐릭터가 없는 것도 장점에 속한다. 나오는 인물 다 제각각 역할이 있고 그걸 충실히 수행한다.

각 화의 분량 조절을 잘해서 딱 적당한 수준이고, 작화 퀼리티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서 굉장히 안정적이다. 웹툰이지만 종이책으로 나와도 보는데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공식 웹툰은 본작이 처음이겠지만, 출판 만화로는 근 10년에 가까운 중견 작가라서 기본기는 탄탄한 것 같다. 이 부분은 웹툰으로 갓 데뷔한 신인 작가의 낮은 작화 밀도와 많이 비교되는 점이다.

결론은 추천작. 과도한 개그 욕심이 불러온 드립 러시가 좀 산만하고 몰입에 방해가 되긴 하지만, 스토리, 설정 자체는 괜찮고 캐릭터 운용도 좋으며 기본기가 탄탄하고 작화 퀄리티도 안정적이라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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