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2 (Paranormal Activity 2, 2010)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0년에 토드 윌리엄스 감독이 만든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내용은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딸 알리와 함께 살던 다니엘이 크리스티와 재혼을 해서 첫째 아들 헌터를 얻어 넷이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살던 중, 집안에서 밤마다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집안에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자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녹화를 하고 거기에 이상한 게 찍힌다는 건 전작과 동일한 설정이다. 그래서 내용이 쉽게 예상되고 뻔한 레파토리가 반복되서 이야기는 전혀 신선하지 않다.

다만, 전작과 연계해서 보면 2부작 구성을 역순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띄고 있어서 구성은 꽤 흥미롭다.

일단 전작에서 미카, 케이티 커플의 살인&실종 사건이 벌어지기 60일 전이 본작의 시간대로, 작중의 주인공 가족인 다니엘 일가의 크리스티가 케이티의 여동생이다.

크리스티, 케이티의 증조할머니가 부자가 되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는데, 악마가 원하는 건 첫 번째 아들의 영혼인데 두 자매 가문은 몇 대 동안 아들이 없고 크리스티대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아들을 낳아서 악마의 타겟이 된 것이다.

이 작품의 국내 극장 개봉판 러닝 타임은 91분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삭제판이라고 뭐라고 하지만,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한국판이라고 일부러 짤린 건 아니다.

91분짜리가 표준 사양이고, 나중에 무삭제 감독판이 98분짜리로 다시 나온 것뿐이다.

전작은 같은 해인 2010년 1월 중순에 오렌 펠리 감독의 원작에서 10여분 가량이 새로 추가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판이 개봉했던 걸 생각해 보면 어째 시간을 거꾸로 달리는 듯한 느낌이다.

일단 유령 나오는 집을 배경으로 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신선한 소재는 이미 전작에서 써먹었기 때문에, 이번 작에서 또 써먹어서 발상은 별로 신선하지 않다.

다만, 전작이 젊은 연인이 등장했다면 이번 작은 가족 단위로 바뀌어 등장인물 수가 전작의 2배고 스케일도 더 커졌다.

전작에서 어째서 미카, 케이티 커플이 사는 집에 악령이 출몰했는지 그 이유가 본작에서 밝혀져서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후속작이기 보다 프리퀼 같은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이 다음에 나오는 3편이 1, 2편보다 더 이전의 과거 이야기를 다뤄서 넘버링이 프리퀼 이전의 오리진이 됐다)

이번 작의 초반 1시간은 굉장히 지루하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 한밤중에 집안을 감시 카메라로 찍은 것만 줄창 나와서 그렇다. 전작은 그래도 심령 현상이 발생한 뒤 어떻게든 그걸 해결하려고 위저 보드도 해보고, 목사, 심리학 교수에게 상담도 받아보고 그랬던 반면 이번 작에서는 그런 능동적인 요소가 거의 없어졌다.

너무 수동적이 돼서 지루하게 느껴지는 거다.

집안에 뭔가 흉사가 벌어졌는데 주인공이어야 할 다니엘, 크리스티 부부는 감시 카메라 테이프도 제대로 확인해 보지 않는다. 다니엘은 낮에는 일을 하느라 밤에 집에 들어오고 크리스티도 집에서 벌어진 심령 현상을 어떻게 하기 보다는 그냥 방관하고 넘어간다.

다니엘과의 사이에서 낳은 어린 아들 헌터가 사실 악령의 타겟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인 다니엘, 크리스티가 그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으니 좀 답답하다.

처음부터 집안의 흉사를 인지하고 민간 주술로 영적 방어를 시도했던 가정부 마르타의 존재 정도가 그나마 좀 흥미를 끌었는데 스토리상 초반에 리타이어했다가 극후반부에 다시 돌아와 캐릭터 활용적인 면에서 아쉽다.

다니엘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인 알리만이 유일하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여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크리스티고 그녀가 겪는 심령 현상이 주된 내용이다 보니 스토리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알리의 활약을 통해서 크리스티 가문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고, 작중에서는 남자 친구와 재미삼아 시도한 위저보드의 마지막 문구가 본편 스토리의 핵심 요소라는 복선을 깔고 있어서 그 부분은 좋았다.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긴장감의 포텐이 터지는 건 러닝 타임 1시간 뒤부터 끝까지다. 무슨 초필살기를 쓰기 위해 기 게이지 모아놓은 것 마냥 마구 몰아친다.

부엌 싱크대 문이 일제히 펑-하고 열린다거나, 한밤중에 보이지 않는 뭔가에 의해 다리를 끌려 다니는가 하면 집안에서 키우던 개가 보이지 않는 뭔가를 향해 짖다가 발작을 하는 등등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집안의 악령에게 빙의 당한 사람이 난동을 부리는데 결말이 전작의 결말에서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라서 전작을 보지 않으면 내용 이해가 완전히 안 된다는 게 이것 때문이다.

결론은 평작. 이미 한 번 써먹은 내용을 재탕하고 있어서 발상이나 소재의 측면에서 보면 벌써부터 사골 냄새나고 작중 인물들의 수동적인 행동 때문에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작의 프리퀼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전작에서 던진 떡밥을 회수하고 엔딩도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니 시리즈물로서의 연결성은 좋은 편이라 그건 괜찮았다.

본래 현지에서는 2007년에 1편이 개봉, 2편은 2010년에 개봉한 반면 한국에서는 둘 다 2010년 한해에 전반기, 하반기에 걸쳐 연속으로 개봉했기 때문에 흥행을 이어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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