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요괴(豆富小僧.2011) 2013년 개봉 영화




2011년에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이 쿄고쿠 나츠히코의 소설 ‘두부소승쌍육도중후리다시 –본조요괴성쇠록)을 원작으로 삼아서 만든 판타지 3D 애니메이션. 원제는 두부소승. 한국판 제목은 두부요괴다.

일본 최초의 3D 장편 애니메이션을 표방하면서 2D와 3D 상영관을 동시 개봉했고, 워너브라더스에서 배급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2013년에 메가박스에서 개봉했다.

내용은 에도 시대 때 요괴들의 우두머리 미코시뉴도의 아들인 데마에는 두부소승이라는 요괴인데 실수투성이에 외모가 너무 귀여워서 사람들을 놀래키지 못해서 요괴 동료들에게 놀림을 받고 아버지한테도 꾸지람을 받아 홧김에 어머니를 찾아가겠다며 가출을 했다가 너구리 요괴들의 음모로 낡은 오두막집에 갇히는데.. 그로부터 200년 후인 현대 시대에 이르러 재개발 공사로 오두막집이 헐렸을 때 탈출하여 도시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두부소승은 에도 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의 요괴로 두부 한 모가 담긴 접시를 든 작은 스님의 모습을 요괴로 한 밤 중에 인간의 뒤를 따라 걸어다닌다. 인간에게 두부 맛보기를 권해서 그걸 먹으면 먹은 사람 몸에 곰팡이가 생기게 한다는 이야기는 후대에 창작되어 추가된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포스터에 적힌 홍보 문구를 보면 겁나 웃긴 모험, 2등신 귀요미 요괴의 겁주기 프로젝트라고 적혀 있는데 사실 본편 스토리하고는 전혀 무관하다.

본편 스토리는 데마에가 어머니를 찾아 여행을 하는 엄마 찾아 삼만리 요괴판에 가깝고 인간에게 겁을 주다 실패해서 ‘다들 미워! 나 엄마 찾아갈래’라는 여행이 동기가 생긴 거지, 겁주기가 핵심 내용인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의 관점은 어린 아이의 시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어른이 볼 때는 좀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부분이 많다.

먼저 작중 데마에가 처한 200년 후의 상황이 너구리가 득세하고 요괴들이 사라진 세상이라 요괴한테 있어 묵시록적인 세계인데 그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엄마 찾기 퀘스트에 올인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아 부모님과 트러블이 생긴 인간 소녀 ‘아이’를 만났다가,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모습을 목격하고 제정신을 차리는 전개가 나오긴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너무 개연성이 없다.

200년 후의 현대 세계에서 사라진 요괴들이 갑자기 몽땅 부활하는데 그게 데마에의 활약이라고 작중에 나오지만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충분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그냥 작중 데마에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아빠 도와주세요!’ 그 외침 한 마디에 미코시뉴도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고 그 다음 다른 모든 요괴가 부활하는 전개가 나온다.

이게 왜 이해가 안 가냐면 고양이 요괴, 도토리 요괴 등 200년 후에도 멀쩡히 남아 있는 요괴가 있는데 다른 요괴는 다 종적을 감추고 사라진 상태로 사람들이 요괴를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이란 말이 분명히 나오는 상황에서, 데마에의 구조 신호에 단 몇 초 만에 부활해서 ‘네 덕분에 우리가 부활할 수 있었다!’라고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데마에가 무엇을 했기에)

일본판의 캐치 프라이즈가 ‘겁주기를 못해도 너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인데 이것만 보면 데마에가 뭔가 대활약할 것 같지만 그게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뜬금포를 작렬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볼 때는 갸웃거리게 된다는 건 이런 이유가 있다. 아이가 볼 때는 그런 스토리의 개연성 같은 건 아무래도 좋겠지만 말이다.

철없는 아이가 부모의 자식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인지라 극후반부에 데마에의 자기 희생씬은 나름대로 짠해서 눈물 나오게 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와의 재회도 회상씬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 데마에 엄마의 정체가 뭔지, 또 데마에는 어떻게 부활했는지 그게 전혀 설명이 되지 않고 해피 엔딩을 위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아무리 아동용이라고 하지만 너무 구성이 허술하다.

클라이막스 전투 때 미코시뉴도와 시바이보노가 각각 요괴, 너구리 부하 전원과 합체하여 거대화되어 싸우는 장면도 뜬금없긴 한데 태풍 속에서 초 거대화된 요괴 두 명이 싸워서 스케일이 크고 예상 외로 박력이 넘쳐서 그 부분은 괜찮았다.

요괴들이 3D화 되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 중에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주인공 데마에와 그의 아버지 미코시뉴도. 그리고 중반부에 대활약하는 바케네코(고양이 요괴) 미케다.

개인적으로 미케네가 마음에 들었다. 삼색털 고양이 인간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컬러풀한 디자인과 늘씬하게 잘 빠진 외모, 늠름한 여장부의 풍모까지 갖췄다. 미케네가 없었다면 이 작품 내용은 중간에 배드 엔딩으로 끝났을 것이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일단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는데 미국 3D 애니메이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온다.

캐릭터 디자인도 전체적으로 귀엽고 3D로 표현된 요괴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D 배경에 3D 캐릭터를 집어 넣은 비주얼이다.

배경은 2D 그림으로 정지되어 있는데 거기에 3D 캐릭터를 집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거라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결론은 평작.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아이가 볼 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어른이 볼 때는 이해가 조금 어려울 정도로 구성이 허술해서 스토리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데 귀여운 캐릭터와 적당한 감동이 있으며 비주얼적인 부분은 신선하게 다가와서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후카다 코쿄의 성우 데뷔작이다. 귀엽긴 한데 너무 늘어지는 연기톤의 목소리라서 순진하기 보다는 바보 같은 면이 강조되어 좀 그렇지만 극후반부에 나온 데마에의 자기희생 장면에서의 대사는 목소리와 매치가 잘 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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