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Tad: the Lost Explorer, 2012) 2012년 개봉 영화




2012년에 스페인에서 엔리께 가또 감독이 만든 3D 어드벤처 영화.

내용은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는 테드는 어린 시절부터 고고학자를 꿈꿨지만 어른이 되어 공사장 인부가 되어서 잉여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한 사고로 험버트 교수 대신 고대 잉카 제국의 전설에 나오는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 비밀의 열쇠인 반쪽 짜리 석판 들고 페루로 떠났다가, 라보프 교수의 딸이자 석판의 남은 반쪽을 가진 사라와 만난 뒤 컵포넨이 이끄는 해적 집단 오딧세우스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대의 유적, 유적으로 통하는 길에 대한 암호문, 비밀의 열쇠. 보물을 노리는 악이 조직. 온갖 위험한 트랩이 가득한 유적. 영원한 생명과 마지막 반전 등등 정통 모험물이 갖춰야 할 요소는 다 갖췄다.

이 작품에 참신한 점이 있다면 초중반부까지는 인간보다 오히려 동물들의 활약이 더 크다는 점이다. 그래도 테드의 애완견 제프는 사고뭉치라서 활약보다 사고를 더 많이 치는데 반면 사라의 애완조인 벙어리 앵무새 벨조니는 작중의 활약이 진짜 데우스 엑스 마키나다.

초중반에 걸쳐 대활약하는데 벨조니가 없었다면 이 작품은 진작에 끝나버렸을 것이다. 역대 3D 애니메이션 역사상 이만큼 활약한 동물도 드물다.

제프가 사고치고 벨조니가 수습을 해서 밸런스를 맞추기 때문에 이 개새 콤비도 매력적이다.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는 테드 일행이 워낙 잉여하게 나와 개새 콤비가 사고치고 활약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도 모험물이란 정체성은 절대 잊지 않아서 후반부에 마츄피츄 유적 지하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모험 영화로 진행된다.

유적 안에서는 갖가지 트랩이 튀어나와 위협을 가해오고 그 상황에서 모험가로 각성한 테드가 대활약해서 사건을 해결한다. 뻔하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모험물의 정석을 충실히 지키고 트랩의 스케일이나 연출이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것 치고는 생각보다 대단해서 나름대로 긴장감 넘친다.

작중에 벌어진 주요 사건이나 개그 등에 복선이 숨어 있다.

잡상인 기질이 풍부한 프레디가 테드에게 강매한 물건이 나중에 거의 키 아이템처럼 나온다던가, 나이프, 회전 톱날, 망치, 드릴에 전자 사전 검색까지 갖가지 기능을 갖춘데다가 탈착까지 가능한 컵포넨의 기계팔이 그런 편리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오히려 막판에 가서 그를 파멸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가 하면, 테드의 공사장 인부 경험이 큰 도움이 되는 것 등등 떡밥 회수를 워낙 잘해서 짜임새가 있다.

영원한 생명이란 소재에 대한 반전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볼만 했다. 석골렘과의 사투가 벌어지는데 그게 본작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씬이다.

중간에 맥스 모돈 CF에서 2D 애니메이션도 잠깐 들어가 있고, 엔딩 스텝롤이 흐를 때는 만화풍의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는데 그게 의외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타이틀 끝에 3D를 달고 있는 만큼, 3D 효과를 의식하고 만든 장면이 많아서 3D로도 충분히 볼 만 하다.

성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성우의 더빙 퀄리티가 낮은 게 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다른 캐릭터는 모두 전문 성우가 맡았지만 남자 주인공 테드는 하하, 여자 주인공은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보라가 맡았다.

우선 하하는 여전히 연기 톤 하나 없는 생목소리로 더빙을 맡아서 자기 목소리만 내고, 보라는 목소리 자체는 미성이지만 이 작품이 첫 번째 더빙작이다 보니 국어책 읽는 듯한 무미건조한 연기를 하고 있어서 최흉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하하는 목소리 더빙 실력은 둘째치고 본작의 주인공 테드와 이미지 매치가 안 된다. 초반부에는 어벙하지만 나중에 가서 모험가로 대호각성하여 대활약하는 게 테드 캐릭터인데 하하의 실제 이미지랑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 보니 캐릭터와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고 그 갭을 도저히 메울 수가 없다.

더구나 연예인 성우가 더빙을 맡으면 항상 생기는 문제. 자기 유행어를 밀어 붙이는 쓰잘데기 없는 애드립이 나와서 귀에 거슬린다. 본작의 경우네는 뜬금없이 빠름빠름~ 올레~ 이런 대사도 나오고 테드 배역의 하하 같은 경우는 자신의 유행어인 특유의 추임세. ‘~잉’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남자다~잉, 그렇다~잉)

결론은 미묘. 참신함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모험물의 왕도로 승부를 보는 작품으로 생각한 것보다는 재미있었고 아동용 어드벤처 영화로 안성맞춤이라 추천하고 싶지만.. 한글 더빙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깎아먹어서 옥의 티가 됐다. 연예인 성우 더빙에 내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정글에서 만난 퓨마를 대처하는 방법이라며 투우 개그가 나오는데, 왜 갑자기 그런 장면이 나오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 작품이 어느 나라에서 만든 건지 알면 이해가 갈 것이다. (누가 스페인 애니메이션 아니랄까봐 이런 개그를 넣다니!)

덧붙여 본작을 만든 엔리께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2013년에 열린 제 27회 고야상에서 신인 감독상, 각색상,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페인 현지에서는 흥행몰이를 해서 당시 같은 시기에 스페인에서도 개봉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 마다가스카3, 아이스 에이지4를 누르고 애니메이션 부분의 절대 지존 자리에 올랐다.



덧글

  • 잠본이 2013/11/23 17:28 # 답글

    괜찮은 작품을 연예인 더빙이 또 한번 침몰시킨 사례군요(...)
  • 잠뿌리 2013/11/23 20:03 # 답글

    잠본이/ 더빙 퀄리티가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너무 낮췄습니다. 그저 연예인 더빙이 웬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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