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눈코입(2009) 2020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nm

2009년에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와룡은자(최영일) 작가가 연재를 시작해 총 32화로 완결된 작품.

내용은 방귀 냄새가 유난히 지독해 학창 시절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받아 온 방구봉이 원한을 품고 어른이 되자 냄새로 전염이 되며 방귀를 끼면 즉사하는 방귀 바이러스를 만들어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퍼트리고 방귀 TV라는 인터넷 생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파를 탄 와중에, 방구봉의 학창 시절 동급생이었던 이소영과 실담이 유일한 생존자가 되어 방구봉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마신슈트, 민폐지왕과 함께 안 좋은 의미로 다음 웹툰 3대 웹툰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본작을 그린 와룡은자 작가는 다음 웹툰 작가 중에 안티 많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단 작가와 작품을 별개로 구분해 놓고 볼 필요성이 있다.

이 작품의 메인 소재는 전염병에 의한 대참사가 방귀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장르를 분류하면 바이러스물이다. 볼프강 피터젠 감독의 1995년작 아웃 브레이크, 존 멀로우스키 감독의 2001년작 에볼라 바이러스, 한국 작품으로는 김성수 감독의 2013년작 감기를 해당 장르의 영화로 예를 들 수 있다.

실존하는 질병을 소재로 한 기존의 바이러스물과 다르게 방귀 바이러스라는 독특한 설정을 넣어서 아이디어는 매우 참신하다.

그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물에 충실한 진행을 하고 있고 나름대로 속도감도 있어서 전개 자체는 무난했다.

방귀라는 소재 때문에 거부감이 들어서 유난히 안 좋게 보이는 것인데, 방귀를 빼고 바이러스만 남겨서 스킨을 제거하고 기본 골조만 보면 해당 장르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대혼란, 격리 수용, 유포자 흑막, 백신을 구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 등등 바이러스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여주인공 이소영은 비염이 있어 냄새를 잘 못 맡고, 또 다른 생존자인 실담은 요가 선생이라 괄약근을 조여 방귀를 참아서 살아 있는데 두 사람이 협력해 방구봉에 저항하면서 백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본편 스토리에 잘 나타나 있다.

본작의 악역인 방구봉은 자신의 방귀로 바이러스를 만들어 퍼트린 것뿐만이 아니라, 방귀를 이용해 하늘을 날고 슈퍼 점프도 하며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불방귀도 끼는데다가, 방귀 폭발까지 일으키는 등 방귀 초능력을 사용하는 슈퍼 빌런처럼 나와서 기상천외한 액션을 보여준다.

단지 어린 시절 방귀쟁이라 놀림 받고 괴롭힘 당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생화학 대테러를 벌여 수많은 사람을 죽음에 몰고 간 동기가 워낙 찌질해서 잉여 캐릭터이긴 해도 본작의 끝판 대장으로선 충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마지막까지 활약했다.

상대적으로 이에 대치하는 투 탑 주인공인 소영, 실담이 방귀 바이러스에 면역되어 있다는 것을 빼면 별 다른 능력이 없어서 구봉에 비해 존재감이 옅은 게 좀 아쉬울 따름이다.

방귀 바이러스란 설정 자체가 워낙 특이한 발상이고, 그 근본 바탕이 사실 방귀 소재의 화장실 유머이다 보니 보통 독자한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유난히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화장실 유머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말하기 이전에 한국 사람의 정서에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국 전래 동화 중에 ‘방귀시합’이라고 해서 방귀 잘 뀌기로 소문난 두 남자가 방귀시합을 했다가 사람 날리고 집 날리고 마지막에는 돌절구를 달로 날려서 달토끼들이 절구에 떡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도 있긴 한데.. 그건 사실 화장실 유머라 보기는 좀 어렵다. (더러움으로 웃기는 게 아니니까)

미국이라면 화장실 유머가 일상적으로 통하는 곳이니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는 똥, 오줌, 방귀 개그로 웃는 것도 일부지, 다수의 시각으로 본다면 좀 무리수가 따른다.

개그 소재를 가지고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니 거기서 찾아온 갭으로 인해 혼란을 느낄 법도 한데,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화장실 유머가 핵심 설정이니 수용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물론 대상 연령층을 좀 낮추면 어린 독자는 한국적인 정서의 논외 범주에 있어서 화장실 유머에 빵빵 터질 수도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만들어진 한국 아동 영화에서 줄기차게 똥, 방구, 오줌으로 웃기는 화장실 유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

근데 어린 독자를 타겟으로 한 듯한 소재와 다르게 메인 스토리는 어른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어느 쪽으로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혼돈의 카오스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결론은 미묘. 아이디어는 참신했고 내용 이해가 어렵다거나 아예 말도 안 되는 건 아니라서 무난한 수준으로 작품과 작가를 별개로 놓고 보자면 평작이다.

미묘한 건 본래 분리시켜 봐야 할 작가와 작품이 웹툰의 특성상 합쳐진 것이다.

웹툰은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댓글을 통해 즉석에서 독자의 반응을 알 수 있다. 그로 인해 작가와 독자의 거리감이 좁혀지고 실제 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댓글을 보고 반응하여 소통을 함으로써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지적해 개선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표현의 수위가 과격하거나 감정적인 경우도 있어 악플도 생기는 거지만 그런 것조차 소통의 의지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지 못한 게 문제다. 이 소통에는 작가가 독자의 반응에 휘말려 주관을 잃는 역기능이 있긴 하나, 그렇다고 해도 필요한 최소한의 소통 의지를 보이지 않아서 논란이 빚어진 거다.

독자들이 바란 최소한의 소통은 본편 완결 후 올라오는 작가 후기를 통해서 작품의 제작 의도와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이었으리라. 전작인 해골 택시 본편 시작 전에 그런 설명이 나왔는데 이 작품, 눈코입에는 유독 그런 게 없다.

독자의 지적과 비난을 작품에 반영할 수 없다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독자의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며 댓글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웹툰 시대라서 더욱 그렇다.

근데 사실 이것도 이상적으로 그렇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사람인 이상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고 안 좋은 말은 듣기 싫어하는 게 본능이고, 이건 어디에 가든 다 마찬가지다. 비판의 목소리도 올바른 지적이 있는 반면 상처주기 위해 심한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 독자의 반응에만 신경을 쓰고 거기에 휘말리다 보면 작품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개성이 없어지는 악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들어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할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구분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현명함과 함께 대단한 용기와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직 연륜과 경험이 많은 베테랑만이 가능한 경지다.

다만, 작가와 작품을 별개로 봐야 하는데.. 하나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작품만 놓고서 보면 재미와 공감 부분에 호불호가 크게 나뉠 수 있어도, 아이디어 부분을 높게 보면 작품 자체가 아주 망작은 아니라서... 만약 작가와 독자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많은 웹툰 작가들이 연재 중 생긴 문제를 연재 종료 후 작가 후기를 통해서 해명해서 갈등을 해소하는데 그것이 곧 소통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유독 그런 게 없다. 바로 이전작인 해골택시에서는 SE, 인터뷰, 작가 후기 등에 나온 작품의 의도와 방향성을 충분히 설명한 것과 비교된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작가 후기에 올라온 축전 중에 미스터 부, NR 시리즈의 전상연 작가의 그림 배경에는 와룡은자 작가에 대한 충고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림만 보면 휙 넘어갈 수도 있는데 뒷배경의 메시지를 자세히 보면 이 작품의 소통 부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의 배경 곳곳에 다른 웹툰 제목이 숨어 있다.



덧글

  • 2013/11/21 19: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1/21 20: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eaper 2013/11/22 19:24 # 답글

    아이들이 똥, 오줌, 방귀의 개그에 웃는 이유는 그것이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해소수단이기 때문이죠. 나이들수록 단순함을 잃기 때문에 그런 걸로 밀어붙인다고 쉽게 해소하긴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이게 개그나 스토리면에서도 해소나 이입을 거의 불가능케 하지 않았을까... 시도만 가상했고 이해는 부족한 것 같아요.
  • 잠뿌리 2013/11/23 20:01 # 답글

    reaper/ 차라리 아예 전부 다 아동용 컨셉을 잡았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이대로는 어른용도, 아이용도 아닌 게 애매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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