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환상스케치(2009) 2019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fss#5

2009년에 마진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35화로 완결된 작품. 마진(정경화) 작가가 2008년 다음 공모전에서 ‘연향비’를 출품해 우수상을 수상하고서 그 다음해에 정식 연재를 시작한 것이다.

내용은 고등학교 2학년생인 김시민이 만화 동아리 소속으로 만화가 지망인 그림쟁이인데 언젠가부터 그림에나 나올 법한 환상의 존재를 일상생활에서 보게 되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자신이 그린 여자와 똑같이 생긴 주논개라는 여학생을 만나 첫눈에 반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작중에 나오는 복색이나 등장인물의 말투가 일본풍이라고 덧글로 까이고 있어서 ‘환상스케치 복색 논란, 그 오해와 진실’이라는 한복, 기모노 비교 분석의 전문적인 글도 올라온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작중의 일본풍이란 게 매의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딱 보이 미츠 걸에 환상의 존재를 본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가미되어 있어 라이트노벨 같은 느낌마저 주지만.. 실제 본편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작품은 전체 분량을 반으로 나눠서 전반부와 후반부로 크게 나눠진다.

그냥 미술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진로 문제로 고민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만화가 지망인데 주위에서는 그걸 반대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 고민하고 갈등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그게 현실적으로 다가오긴 하는데 만화적 재미가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

등장인물 이름도 김시민, 주논개, 하륜 등 역사의 위인들 이름을 차용했는데 각 캐릭터의 개성이나 매력이 드러나지는 않는 게, 현실의 진로 문제 고민 속에 파묻혀 헤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10대 학생 독자한테 공감은 살 수 있지만 재미를 주지는 못한다. 근데 이것도 전반부에만 해당할 뿐, 후반부에 가면 또 이야기가 완전 달라진다.

후반부의 경우는 시민과 논개의 보이 미츠 걸 전개가 뒤늦게 시작된다. 논개가 하륜과 사귀는 사이인데 시민이 논개에게 반해서 끼어들어 삼각관계를 이루면서 연애물로 진행된다.

그런데 전반부까지 전체 분량의 절반 가까이 진행한 진로 문제가 한 번에 사라지고, 삼각관계 연애물로 바뀌니 전후반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온도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이미 하륜이라는 남자 친구 있는 논개한테 고백한 직후 차였는데도 포기 못하겠다며 들이대는 시민의 모습을 보면 본격 NTR물 느낌 난다.

아무런 복선이나 암시 없이 갑자기 하라구로가 된 하륜은 둘째치고 주인공 시민의 성격이 만화가 지망의 그림쟁이였다가, 골키퍼가 지키는 골대에 골 넣으려고 마구 들이대는 NTR 주인공으로 변해서 도무지 몰입이 안 된다.

하륜이 나타나 남의 연애를 방해하지 말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짝사랑해 온 미련을 버리지 못해 먼저 전화해놓고 논개가 전화 받으니 난데없이 애인있는 사람이 자기 좋아해주는 딴 남자 전화 받으면 어떻게 하냐 어장관리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희대의 찌질한 대사를 하니 이쯤되면 웹툰 역사에 손에 꼽힐 만한 어그로 유발 씬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막판에 이르러서는 하륜의 하라구로 속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논개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나오니 주인공의 찌질함이 역으로 부각되서 답답하다.

논개, 하륜 커플이 메인 커플이고 시민은 그저 NTR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모테 솔로 그림쟁이로 돌아간다는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연애에 한눈팔다가 잠시 잊어버린 그림쟁이 꿈을 되찾는 것에 감동을 받는 게 아니라 허무함이 느껴진다.

전후반 통틀어 스토리가 늘어지는 것도 문제인데, 한 화 한 화 내용을 알차게 담은 게 아니라 너무 적은 분량을 담고 있어서 그렇다. 별 다른 내용 없이 한 화가 지나가버리는 일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스토리 진행 속도가 느리게 다가오는 것이다.

한 화로 충분히 압축 가능할 만한 내용을 여러 화로 나눠서 그린 듯한 느낌을 준다. 몇 화를 쭉 몰아서 봐도 스토리 진전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다.

웹툰의 표현 기법, 연출상 그런 것도,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보통 분량 조절에 실패해서 내용이 넘쳐흘러 한 화 내용을 상하로 나누는 다른 작품과 정반대로 이건 한 화 분량이 너무 없는 거다.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그린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데 작중 시간은 또 화살처럼 빨리 가서 순식간에 몇 개월이 지나고 수능까지 끝난다. 무려 36화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별로 진행된 것도 없는데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그림쟁이 주인공이 일상생활에서 환상의 존재를 볼 수 있고, 진주 지역 출신 위인들의 이름을 딴 등장인물이 나와서 그럴 듯하게 시작했지만.. 기대나 예상과 전혀 다른 스토리로 전개되는데 그것도 일관성이 없어 전후반으로 크게 나뉘어 주인공 시점에서는 허망한 결말이 나오니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스토리의 문제에 비하면 왜색 논란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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