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고(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김용화 감독이 만든 야구 영화. 만화가 허영만 선생 원작의 ‘제 7구단’을 바탕으로 삼아 중국에 투자를 받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내용은 중국 연변에 있는 용화 서커스단의 명물인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 조련사인 웨이웨이가 전 단장인 웨이웨이의 할아버지가 남긴 10억 빚 때문에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던 와중에 에이전트 성충수에게 스카웃되어 한국에 건너와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여 인간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내용이 핀트가 어긋나거나 혹은 납득이 가지 않는 게 많다.

초반부에 대부업체의 빚쟁이들이 찾아와서 빚 독촉을 하긴 하는데 그들 앞에서 특유의 포즈를 취하며 ‘롱화 서커스단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그게 정말 공감이 안 갔다.

작중 포지션상 그들이 악당이긴 한데 분명 링링의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거액의 빚을 진 건 사실이라 불의와의 타협 드립까지 나올 정도는 아니다. 사채업이었다고 해도 빚진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사실 본작에서 웨이웨이가 링링에게 야구를 가르친 동기도 그렇게 와 닿지 않는다. 야구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생전에 야구 도박을 즐겼기 때문에 링링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야구는 집(홈)에서 시작해 집으로 돌아와서 좋아요. 라는 말로 감성에 호소하려고 해도 몰입이 안 된다.

웨이웨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고 또 돈에만 관심이 있지 한국 야구는 시시하다고 작중 대사로 말할 정도니 과연 주인공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중반부가 넘었을 때 나오는 계약서 문제 때도 돈이 우선이지 링링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이 자리를 못 치켜 링링이 사고친 것에 대해서 반성하기는커녕 돈 타령이나 해대니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정말 몰입하기 힘들었다.

거기다 자신이 관리 감독 의무를 제대로 안 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이게 다 링링 탓이라고 하니 진짜 보기 불편할 정도다. 인간미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여주인공으로서는 완전 낙제점이다.

중국 소녀 웨이웨이의 존재는 사실 중국 자본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작품이라서 영화판 오리지날로 들어간 것인데 적어도 이렇게 정감 없는 캐릭터는 중국 정서에 맞을지 몰라도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후반부에 링링을 키웠고 말도 가르치고 뭐도 하고 해서 링링의 마음을 잘 안다고 절규하는데.. 그렇게 말해봤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무작정 야구를 가르치고 동물 야구 시켜도 돈 벌고 수틀리니 이게 다 니 탓!하면서 투정부리니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동물 학대의 절정을 찍고 있기에 보는 내내 ‘아오 씨바 이것들 혹성탈출 라이즈 찍어야 제정신 차리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 작품에 한해서 동물들이 인류에 반란을 일으켜도 이해가 된다.

감독은 동물 학대 논란이 나올 줄 몰랐다고 하는데, 도리어 그 반응이 이해가 안 갈 정도다.

작중 링링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야구를 배웠고, 그 뒤에 야구 선수로 뛰었다. 무릎이 안 좋아서 야구를 계속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야구를 계속 하기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휴식 시간을 주기는커녕 말로 위로 한 번 받지 못한 채 무보수로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 조련사인 웨이웨이는 불공정 계약서를 들이밀고 돈 타령을 하며 에이전트 성충수는 어떻게든 링링을 팔아서 이득을 보려고 하니 이게 동물 학대가 아니면 뭘까?

링링이 마운드에 섰을 때 웨이웨이가 채찍을 휘둘러 야구를 시키는 건 동물 학대의 직접적인 요소가 아니다. 동물 학대로 볼만한 부분은 바로 위에 선수로서 혹사시키면서 정작 선수 대접은 안 해주는 처사다.

싸구려 신파다 VS 신파가 아니다란 말도 있지만 이건 신파극이라고 할 수도 없다. 작품 전반에 걸쳐 이기주의 쩌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줄곧 보여주다가 막판에 눈물 펑펑 쏟으며 깨닫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감동 쩔어!’가 되는 건 절대 아니란 말이다. 감동 받는 것도 감정이 고조되는데 있어 절차가 있는 법이지 눈물과 기적을 비벼서 이걸로 됐지?하고 퉁치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야구 자체의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원작 자체가 약소팀에 고릴라 선수가 입단해 쳤다하면 홈런이라 연승행진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고 이 작품도 그와 같지만, 영화판의 오리지날 설정으로 넣은 에이전트와 조련사의 고릴라 이용해 먹기 프로젝트가 본편 내용이다 보니 스포츠물이라고 하기도 좀 민망한 수준이다.

스포츠물이 아니라는 실드도 있지만 그럼 애초에 ‘야구하는 고릴라’로 홍보하는 것 자체가 모순된 일이다. 고릴라가 야구는 하는데 스포츠물은 아닙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면 술은 마셨는데 음주 운전은 안했습니다. 라는 말과 어디가 다를까.

거기다 작중 끝판 대장전이 링링 VS 레이팅의 고릴라 VS 고릴라 야구 대결 구도인 데다가, 최후의 순간 전하려는 감동의 매개체가 야구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스포츠물처럼 전개해 놓고 스포츠물로서의 지적이 들어오자 스포츠물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건 너무 자기 편한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애초에 그 고릴라가 야구하는 소재는 80~90년대라면 또 모를까, 지금 현대에서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는 무리라서 한계가 역력히 드러났다.

소재가 흥미를 끌지 못해도 영화 본편이 재미가 있으면 입소문이라도 나서 너도 나도 보러 갔을 텐데, 드라마로서는 납득이 안 가는 내용이고 스포츠물로선 너무 부실하니 영화 자체의 재미가 실종되어 있어서 도무지 답이 안 나온다.

이 작품에 유일하게 괜찮은 게 있다면 CG 기술력이다. 디지털 캐릭터 링링과 링링이 야구하는 CG 부분의 구현 기술력이 워낙 출중해서 미국 블록버스트 영화 못지않다.

하지만 스토리의 빈약함이 영상 기술의 대단함을 묻어 버린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와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결론은 평작. 고릴라가 인간과 야구를 하면서 벌어지는 풍자와 해악을 그린 원작 만화에서 고릴라 야구 선수란 설정만 따와서 휴먼, 아니 애니멀 드라마를 만들어 놓고 설득력 없는 감성 호소만 계속 하니 재미도, 감동도 없는 작품이다. CG가 아깝다는 실드조차 칠 수가 없다.

오로지 고릴라 링링의 CG와 3D 등 비주얼만 조금 남을 뿐이다. 한국 영화의 영상 기술력이 이만큼 발전했으니 다음에 나올 영화가 기대된다는 게 유일하게 긍정적인 요소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류현진, 추신수 등 실존하는 야구 선수들과 오다기리 죠가 카메오 출현했다.

덧붙여 이 작품의 제작비는 250억원이지만 한국 흥행 성적은 전국 관객 약 130만명 정도에 그쳐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오히려 1억 위안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흥행 몰이를 했다.



덧글

  • 아돌군 2013/11/16 01:44 # 답글

    극장에서 봤는데 제돈 주고 안본거라 편하게 봤습니다.


    오다기리 죠의 코믹연기가 제일 남더군요..
  • 먹통XKim 2013/11/17 18:27 # 답글

    중국 흥행도 대박은 아닙니다....중국은 자국 영화 강제 위주를 하며 외국영화도 엄청 제한하기에 결국 중국 투자로 해야했기에 1억위안 가운데 거의 70%는 중국투자자 및 배급사에 줘야 했으니까요.태국이나 여러 나라 수출도 했지만 거기선 도통 흥행 소식도 없으니 제작사는 어림잡아도 100억에 달하는 돈을 날렸죠. 그래서 IPTV같은 2차 시장에 기대를 걸었지만 글쎄
  • 잠뿌리 2013/11/18 17:15 # 답글

    아돌군/ 오다기리 죠 본작에 나온 코믹 이미지가 허경환 느낌나서 순간 허경환인지 착각했었지요 ㅎㅎ

    먹통XKim/ 저는 집에서 IPTV로 봤는데 워낙 재미가 없어서 2차 시장에서 성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66340
2489
9753673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