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타이치(Man of Tai Chi.2013) 액션 영화




2013년에 중국, 미국, 홍콩 합작으로 키아누 리브스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원제는 ‘태극협’. 영제는 맨 오브 타이치로 한역을 더해서 작중에 태극맨을 뜻한다.

키아누 리브스가 감독 겸 작중 악역인 도나카 마크 배역을 맡았고 친한 친구이자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턴트맨으로 참여한 배우 타이거 후 첸(중국명: 천후)가 주인공 채임호로 기용했다.

내용은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린공 태극권의 마지막 제자 채임호가 평소 때는 택배 일을 하면서 태극권의 강함을 알리기 위해 중국 무림왕 선발대회에 출전해 승승장구하는데, 린공 태극권 사찰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헐릴 위기에 처하자 언더그라운드 격투기 클럽을 운영하는 도나카 마크의 제의를 받아들여 돈을 받고 싸우는 격투기 시합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줄거리부터가 쌍팔년도 B급 격투 액션 영화로 그것만 놓고 보면 도무지 21세기 영화 같지가 않다. 중국 액션 영화라서 차라리 아예 70~80년대 무협 영화처럼 만들었다면 또 모를까, 80년대 미국 B급 격투 액션 영화를 중국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내용은 굉장히 진부하고 뻔하다.

태극권 고수인 주인공이 돈을 벌기 위해 격투기 시합에 참가하면서부터 자신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폭력성이 깨어나 난폭해져서 막 나가다가, 나중에 제정신을 차리고 사건의 흑막을 때려잡는다. 반전이나 예상치 못한 전개 따위는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까지 허접할 수 있나?라는 의외성은 있었다.

일단 이 작품에서 채임호의 류파는 린공 태극권인데.. 그것도 초반과 막판에만 잠깐 나올 뿐이고 실제로 거의 대다수의 격투씬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중국 무술도, 이종 격투기도 아닌 거의 막싸움에 가깝다.

태극권 고수라며 박치기, 암바, 엘보우, 백 바디 드롭, 마운트 펀치 등을 사용하는 걸 보면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아무리 자기 내면에 잠들어 있는 폭력성이 깨어나 흑화되어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하는 태극권의 정신을 버리고 강권으로 상대를 박살낸다는 설정이 있다고 해도 중국 액션 영화가 아닌 미국 액션 영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태극권이 나오는 씬은 기술 구사는 둘째치고 쓸데없이 태극권 제스쳐를 자꾸 취하고, 막판에 나오는 다나카 마크와의 최종 대결에서는 손이 닿지도 않은 거리에서 기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풍까지 쏘니 미국이 동양에 가진 환상, 오리엔탈 판타지의 정점을 찍고 있다. 요즘 시대의 사람이 보면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망가진 건 바로 사건의 흑막인 도나카 마크다. 키아누 리부스가 직접 배역을 맡은 캐릭터인데 극 후반부에 가서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채임호가 싸우지 않고 도망 다니다가 홍콩 경찰이 출동해 조직이 괴멸 당하고 도나카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도망쳤다가, 사찰을 찾아와 ‘넌 내게 인생을 빚졌어!’라는 대사를 반복하며 싸움을 걸어와 일 대 일로 맞붙다 깨지기 때문이다.

언더그라운드 격투 클럽의 오너로 채임호를 대상으로 한편의 트루먼 쇼를 찍으며 순수한 격투가가 타락하는 모습을 사회 부유층들에게 중계를 한다는 그럴 듯한 설정을 가지고 있고, 소속 격투가가 피니쉬 힘 명령을 어기면 본인이 직접 검은 가면을 쓰고 나와 뒤처리를 하면서 작중 끝판 대장의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정작 최후의 결투씬에 나오는 모습은 뭔가 찌질하고 잉여한 캐릭터라서 키아누 리브스가 언제 이렇게까지 망가졌나 싶을 정도라 보기 괴로웠다.

매트릭스의 네오나 콘스탄틴의 콘스탄틴 시절의 카리스마를 생각하면 보기 괴로운 수준이다.

이 작품의 존재 의의는 두 가지다. 첫째는 키아누 리브스가 망가지긴 했어도 악역으로 출현한다는 것, 둘째는 과거의 잘생긴 외모를 회복했다는 것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나이가 49살이란 걸 생각해 보면 한때 뱀파이어 의혹이 불거질 정도의 동안을 복구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복구한 그 외모는 영화 개봉 이후에 다시 망가져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의 한 카페에 나타난 키아누 리브스가 급노화한 모습으로 굴욕을 당했다는 기사까지 올라왔다.

결론은 비추천. 21세기에 선보인 20세기 B급 격투 액션 영화로 키아누 리브스의 감독 데뷔작이지만 그의 필모 그래피에 흑역사로 남을 작품이다. 좋은 배우가 반드시 좋은 감독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게 이 작품이 주는 교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비 2500만 달러를 들여 2008년부터 제작을 시작해 무려 5년 동안 만들었지만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특히 중국 개봉 성적은 2250만 위안으로 참담한 수준인데 관객들의 혹평까지 이어졌다.

반면 미국에서는 11월에 개봉했는데 IMDB 평점 6.1, 로튼 토마토 지수 71%에 오우삼 감독이 칭찬까지 했지만, 개봉 주말 흥행 수익이 61000달러 밖에 안 됐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채임호가 스카웃되기 전에 다나카 마크의 격투 클럽에 소속되어 싸우다 죽임을 당한 격투기 선수 치탁 배역을 맡은 배우는 스티브 유다.

미국 국적을 취득해 한국계 미국인이 된 스티브 유지만 성룡 소속사에 들어가서 그런지 유난히 중국 영화에 자주 출현하는데 이 작품에도 나올 줄은 몰랐다.

트로이의 보아그리우스 역으로 나왔던 전 WWE 프로 레슬러인 네이던 존스처럼 프롤로그에 잠깐 등장해 힘을 과시하다 끔살 당하는 단역이긴 하지만.. 일단 외모 자체는 강자의 포스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명백히 동양인의 규격을 벗어난 근육 몸이 장난이 아니었다.

스티브 유가 허리가 안 좋아서 군대를 가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 나오는 근육 몸을 보면 진짜 액션 영화에 특화되어 있다.

근데 국내에 이 작품 관련 기사에서 스티브 유 스틸컷을 소개면서 무슨 내용인지 몰라도 긴장감이 흐른다!라고 썼는데.. 그 스틸컷은 작중 치탁의 사망씬이다.



덧글

  • 잠본이 2013/11/09 19:17 # 답글

    스티붕유 지못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먹통XKim 2013/11/09 20:58 # 답글

    리브스의 영화 로닌도 평이 더럽게 나뻐서 재촬영하고 그래도 엉망이라죠..이건 제작비가 무려 2억 달러나 들였음에도
  • aLmin 2013/11/10 03:03 # 답글

    키아누 많이 늙었네요..
  • 블랙 2013/11/11 11:28 # 답글

    타이거 후 첸이 매트릭스 리로디드에 나왔을때는 못생긴 여자배우인줄 알았었는데 이번에 남자 배우인걸 알고 놀랐습니다. (저 헤어스타일은 매트릭스 리로디드 나왔을때랑 변함이 없군요)
  • 잠뿌리 2013/11/13 00:57 # 답글

    잠본이/ 스틸컷 오보는 진짜 안습이지요. 하필 죽는 장면을 가져다 놓고 기사를 쓰다니.;

    먹통XKim/ 키아누 리브스는 정말 감독 일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 이어 로닌까지 실패를 하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지요.

    aLmin/ 키아누 리브스가 나이에 비해서는 동안입니다. 다만, 그 나이가 올해로 49살로 두달 뒤면 벌써 50살이죠.

    블랙/ 저 헤어 스타일이 솔직히 주인공 캐릭터에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으로 나와서 몰입이 잘 안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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