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웹툰: 예고살인(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김용균 감독이 만든 호러 스릴러 영화.

내용은 다음 웹툰 작가인 강지윤은 광기의 역사라는 호러 만화로 대박을 터트려 일약 스타 작가로 거듭났는데 그녀의 원고를 담당하던 다음 웹툰 편집장 서미숙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그게 새로 보낸 원고 속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그 이후 만화에 나온 살인 내용이 현실에서 진짜 사건으로 발생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핵심 설정은 웹툰을 그렸는데 거기 나온 내용대로 현실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인 예고를 하는 것이고 그걸 보고 동분서주하는 이기철 형사와 강지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걸 가지고 그린 그림으로 웹툰을 만든다. 그리고 그게 현실에서 사건으로 벌어진다. 포인트는 이 두 가지인데 사실 이 발상 자체는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존 카펜터 감독의 묵시록 3부작 중 하나인 매드니스와 클라이브 바커의 대표작 피의 소설을 예로 들 수 있다.

매드니스에서는 작가 서터 케인이 쓴 공포 소설이 현실화되고, 피의 책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와 소통하는 영매가 된 주인공의 몸에 죽은 자들의 이야기가 새겨져 피의 책이 된다.

불과 1년 전인 2012년에 개봉한 더 레이븐에서는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모방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해 포와 수사관이 살인범을 찾아나서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듯 소재와 발상은 이미 나온 것들이지만, 그걸 소설이 아닌 만화. 그것도 웹툰으로 응용한 것은 나름 참신하다.

원고를 그림 파일로 스캔하거나, 혹은 타블렛으로 직접 그려 원고를 완성, 이메일로 주고받고 컴퓨터에 모든 기록을 남길 수 있으며, 아이패드, 스마트폰 등으로도 볼 수 있어서 집 바깥에 있어도 언제든 볼 수 있는 편의성을 갖춘 설정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웹툰에 나온 사건이 현실화된다는 설정에 맞춰서 실사와 극화체의 웹툰 그림을 자연스럽게 교차시키면서 세련된 연출을 보여준다.

이건 기존의 호러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작품만의 고유한 특성이며 웹툰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현실 웹툰 교차 연출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호러 영화로서 보면 약간 기대에 못 미치는 구석이 좀 있긴 하다.

우선 근본적으로 원혼의 복수극을 그렸다는 점에 있어서 메인 스토리 자체는 식상하고 전개도 좀 뻔하다. 원혼에 의한 살인 사건이 쭉 벌어지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다가 반전과 함께 드러난 진실 앞에서 눈물 주르륵 흘리며 사과하고 반성하면서 원혼의 넋을 달래주는 등 정말 지겹게 봐 온 K호러의 정석이다.

전반부는 그래도 귀신이 갑툭튀하여 복수를 하는 내용이라 귀신물로 적당히 볼만한데 후반부는 ‘사건의 진범은 누구?’라는 명제 하에서 추리 스릴러가 되어 버리고 지나치게 반전이 자주 나와 오히려 식상하고 지루하다.

귀신물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끝나는데 그 과정에서 반전이 3개나 나오니 반전에 너무 집착하는 K호러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 나온다.

그리고 사실 웹툰으로 그린 게 현실화된다는 설정도 전반부에 해당하는 거지, 후반부로 넘어가면 작중 강지윤이 웹툰을 그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서 웹툰 살인 예고라는 메인 설정이 아예 실종된다.

이 작품의 백미는 사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클라이막스 부분이 아니라, 초반부에 나오는 두 번째 희생자 에피소드다.

베테랑 배우 권해효가 작중 조선기라는 장의사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시체 안치소에서 벌어지는 주살씬이 진짜 대단했다.

이 작품 관련 기사를 보면 여주인공 강지윤 역의 이시영을 조명하느라 바쁜데 실제 본편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건 권해효다.

권해요의 출중한 연기도 그렇고 그 에피소드의 연출, 내용. 귀신 분장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전부 다 갖춘 완전체로 무서움을 안겨 준다.

그 장면 하나만 따로 빼서 보면 한국 호러 영화의 무서운 장면을 이야기할 때 열손가락 안에 꼽을 만하다.

그 에피소드로 이 작품의 공포 분위기는 급상승하지만.. 귀신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추리 스릴러로 이어지니 어쩐지 노선을 잘못 잡은 느낌마저 준다.

개인적으로 엔딩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건의 진상만 놓고 보자면 사실 떼몰살 엔딩이 나와야 속시원한데 정작 본편의 결말은 그렇지 않고 웹툰 기법의 스타일리쉬함을 보여주기 위한 듯한 엔딩씬은 멋지기보다는 씁쓸했다. (폼나게 마무리를 짓고 싶어한 것 같지만 보는 사람이 생각할 때는 글쎄올시였다)

결론은 평작. 소재와 발상은 참신하지 못해도 웹툰으로 응용한 것은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공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싸구려 신파극과 반전 집착이라는 K호러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작품이다.

K호러의 한계점이 그대로 보인 작품이긴 하지만 적어도 발상과 소재 응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미래 발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흥행 성적은 약 120만 정도인데 이게 다른 영화와 비교하면 많은 수라고 할 수 없지만, 공포 영화로선 무려 5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하지만 3개월 뒤인 10월에 국내 개봉한 컨저링이 국내 총 관객수 160만을 돌파하면서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덧붙여 이 작품은 베트남에 개봉해서 9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약 3억원의 매출을 올려 베트남 개봉 한국 영화 박스 오피스 역대 1위를 달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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