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스페이스 (Stranded, 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캐나다에서 로저 크리스티안 감독이 크리스챤 슬레이터를 주연으로 기용해 만든 SF 호러 영화. 원제는 스트랜디드. 한국 개봉명은 다크 스페이스다.

내용은 달에 세워진 우주 탐사 기지에서 어느날 갑자기 운석 폭풍을 만나 운석 파편에 직격 당해 탐사선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뒤, 탐사 대원 에바의 활약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지만.. 그녀가 운석에 붙어 있던 포자를 가지고 왔는데 그게 실은 외계 물질로 에바에게 달라 붙어 그녀를 임신시켜 외계 생물체로 태어나 전기 기술자인 브루스의 DNA를 복제해 클론 인간으로 성장해 사람들을 해치는 이야기다.

작중의 상황이 탐사선이 파손되어 전기 잔량이 얼마 안 되고 산소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계인의 습격을 받는 것이라 설정만 딱 놓고 보면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뛸 것 같지만 문자 그대로 설정만 그럴 듯할 뿐이다.

일단 저예산 영화로 SF 호러 영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엉성한 탐사선 내부 안에서만 메인 스토리가 진행된다.

영화 포스터에서는 크리스챤 슬레이터가 우주복 입은 게 나오는데 실제 영화 본편에서는 운석 피해로 우주선이 타 버렸다는 설정이 있어서 우주복을 입기는커녕 산소 마스크만 몇 번 쓰는 걸로 나온다. 당연하지만 탐사선 밖 우주로 나가는 씬 한 번 없다.

포스터만 보고 그래비티 같은 작품으로 잘못 알고 보면 영화 보다가 뒷목 잡고 쓰러질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외계인이 나오는 SF 호러 영화다.

달에 있는 우주 탐사 기지에 운석 파편이 떨어졌는데 거기에 실려 온 포자 때문에 외계인이 인간 몸을 빌어 탄생, 거기다 복제 인간으로 성장하여 습격해 온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초반 도입부만 보면 탐사선이 파손되어 여기저기서 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흔들리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재난물이 아닐가 생각되는데... 초반부를 지나서 갑자기 여주인공 에바의 배가 부풀어오르더니 외계인 아기가 태어나 에일리언 짭스럽게 진행되다가 피부가 짓물러지는 환각, 환영을 보는 전염병 설정이 나오더니.. 외계인 아기가 급성장해서 복제 인간이 되어 클론의 역습 우주 스릴러판을 찍고 있다.

재난물, 외계인물, 질병물, 스릴러물 등등 뭔가 장르는 여러 가지를 잔뜩 끼워 넣었는데 그 중에 어느 것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일단 그래도 비중이 가장 큰 건 복제 인간의 습격 부분이다.

복제 인간은 작중 전기 기술자였던 브루스의 DNA를 채취하여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자라나 사람을 해치는 외계인인데 설정상 자가 번식, 증식, 성장 등을 다 해서 만능 생물체 같지만.. 결국 이형의 생김세를 드러내기 보다는 좀비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SF 호러물로서의 임펙트는 좀 떨어진다.

이 외계 괴물이 실체를 드러내는 것은 맨 마지막 장면인데 그 전까지는 계속 좀비 인간처럼 나와서, 뭔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 같은데 딱 끝내 버려서 볼일 보러갔다 끝까지 싸지 않고 중간에 뚝 끊고 나온 듯한 찝찝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저예산 영화다 보니 등장인물 수는 적은데 본의 아니게 외계인 아이를 낳은 에바는 둘째치고, 함장인 제라드 브라크만은 원칙주의자, 의사인 랜스 크라우스는 사람 말 끝까지 안 듣고 무조건 의학적으로만 접근해서 상황 파악 못하는 둔감한 캐릭터라서.. 이렇게 단순한 사고 방식을 가진 캐릭터들이 별 다른 저항,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복제 인간 한 명한테 탈탈 털리는 전개가 쭉 이어져서 정말 답답하다.

사실 복제 인간이 무슨 힘이 그렇게 센 것도, 특별한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며, 외계 생물체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무슨 고유한 무기는커녕 호신용 총 한 방도 맞추지 못하고 털리니 오히려 역으로 긴장감이 없고 시시하게 다가온다.

결말에 이으러 주인공 일행의 활약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외계 생물체의 완전 승리로 끝나는데, 역대 호러 영화 중에서 이렇게 밋밋한 전개의 엔딩이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면 굳이 픽션인 영화를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80~90년대 SF 호러물이 그나마 나은 게 거기선 그래도 ‘사투’라는 말에 걸맞게 인간 주인공 일행이 외계 생물체와 싸우다 처음에 발려도 막판에 가서 대역전시켜 없애 버리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아무리 저예산이라고 해도 각본이라도 좀 신경 써서 잘 만들었다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작품 각본은 발로 쓴 듯 못 만들었다는 차원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재미가 없어 설정이 아까울 뿐이다.

결론은 비추천. 엉성한 배경, 무능력한 주인공, 발로 쓴 각본 등등 B급을 넘어선 Z급 영화로 올해 나온 작품 중에서 뒤에서 손을 꼽을 만한 망작이다.

크리스챤 슬레이터가 모처럼 주연으로 나왔지만 역시 안 된다. 이 정도되면 정말 흥행 참패 보증수표가 된 듯. 크리스챤 슬레이터 본인의 연기력 문제라기보다는 뭔가 작품 운이 굉장히 안 따라주는 것 같다. 왜 하필 이런 망작에만 나오는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국내 홍보 문구는 굉장히 그럴 싸하다. 에일리언, 스타워즈 제작진의 SF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하며 작중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우주복 입은 모습까지 나오는데 각하의 명대사를 인용하자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다.

덧붙여 이 작품은 공교롭게도 그래비티랑 개봉 시기가 비슷하다. 이 작품은 10월 10일, 그래비티는 10월 17일에 개봉해서 약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작품을 그래비티로 오인하고 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주위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작품을 그래비티 같은 영화라고 하면서 권해주자.



덧글

  • LONG10 2013/11/01 22:19 # 답글

    왠지 마지막줄이 가장 중요하게 보입니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으로 대충 볼 때는 몰랐는데 뜯어보니 역시 영 아닌 영화였군요.

    그럼 이만......
  • 듀얼콜렉터 2013/11/02 09:15 # 답글

    크리스챤 슬레이터는 이제 거의 B급 전문배우라고 봐도 될듯 싶죠. 금년초에 실베스터 스텔론 주연의 불릿 투 더 헤드에 악역 조연으로 나오기도 했는데 영화도 망하고 크리스챤의 연기력도 애매하고 왕년의 인기는 물 건너 간듯 싶네요.
  • 잠뿌리 2013/11/04 19:04 # 답글

    LONG10/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런 망작을 소개해주는 것 자체가 대단히 관대한 것 같습니다.


    듀얼콜렉터/ 안습한 배우지요. 리즈 시절이 한순간이고 쇠퇴기가 너무 빨리 찾아와 아직까지 계속 부진한 게 안 되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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