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 워즈(Orc Wars.2013) 판타지 영화




2013년에 애로우스톰 엔터테인먼트에서 콜 글라스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액션 영화.

내용은 전직 해병 출신인 퇴역 군인 존 노튼이 미국 서부의 숲속에 있는 작은 농장을 구입했는데 농장 근처에 있는 터널을 통해서 엘프 공주 알레야와 오크 군단이 넘어오면서 싸움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일단 오크와의 싸움을 그리고 있는데 줄거리만 보면 판타지 액션 영화 같지만, 약간 호러 영화틱한 느낌도 조금 난다.

작중에 오크들이 인간을 해칠 때 미늘창으로 엉덩이 구멍을 푹 찔러 중세 시대 쇠꼬챙이형을 시전하거나, 브로바(처형 도끼)로 머리를 뎅겅 자르는 등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사실 잔인한 장면은 그게 끝이고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총질 액션 부분은 전혀 잔인하지 않다.

작중에 총화기로 오크들을 쏴죽일 때는 저예산 영화라 그런지 어딘가 터지고 날아가는 연출 하나 없이 그냥 픽픽 쓰러진다.

총알이 명중했을 때는 핏방울이 팍 튀는 것 같은데 그것도 초반에 잠깐 나오지, 나중에 가면 검은 연기가 팡 터지는 걸로 대체되고 정작 쓰러질 때는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해서 좀 영화라기보다는 게임 같은 느낌도 든다. 심지어 오크들이 롱보우로 쏘아대는 화살조차 CG로 만들었다.

아군 진영에서 판타지 인물은 여주인공 알레야 혼자 나오는데 엘프 공주란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생긴 건 그냥 가죽 갑옷 입은 금발 아가씨다.

전투력이 정말 바닥을 기기 때문에 모처럼 숏소드를 들고 있지만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도망치거나 기절하기 바빠서 완전 잉여 전력이다.

그런데 숏소드를 든 특유의 검법 자세가 있어서 폼은 무지하게 잡으면서도 실제 오크 척살 수는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 작중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무능한 행보를 보면 욕이 절로 나올 정도다.

반면 남주인공 존 노튼은 전직 해병대 출신이라서 총화기로 완전 무장해 홀홀단신으로 오크들을 몰살시킨다.

오크들이 분명 머릿수는 많지만 많이 몰려나오면 주인공에게 샷건, 기관총, 폭탄 세례를 당해 떼몰살을 당하고, 적게 나오면 기껏 나오는 씬이 주인공 집에 숨어 있다가 한 마리씩 나와서 기습하는 것 정도라 정말 스케일이 저렴하다.

애초에 작중에 오크들이 현대로 차원이동한 게 무슨 포탈 같은 걸 탄 것도 아니고, 그냥 마법을 사용해 달이 불타거나, 두 개의 달이 겹치는 순간 동네 뒷산에 있는 터널 문이 열려서 거기를 지나오면 된다는 설정이라서 오크들이 부대 단위로 나온다고 해도 판타지 대서사시를 바라는 건 무리다.

스텝롤에 나오는 캐스팅을 보면 오크 배역을 맡은 배우는 달랑 21명이다. 이중에 헬멧 착용한 오크를 중복시켜 등장시켰다는 걸 생각해 보면 군단이라고 부르기도 좀 그렇다.

존 노튼은 퇴역 군인이지만 전직 해병대 출신이란 설정이 있어서 오두막집 지하에 총화기가 잔뜩 있고, 포로로 붙잡은 오크를 스턴건으로 고문하며 심문하는 등 군인스러운 설정을 가지고 그에 적절한 행동을 하니 무늬만 판타지 인물로 실제로는 그저 판타지 코스프레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 알레야 공주보다는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

동료의 수도 적고 그나마도 허무하게 죽는 단역이 많은데 그 와중에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인디언 동료인 화이트페더다.

긴 머리에 두 눈이 없어서 하얀 안대를 착용하고 있는데.. 나중에 가면 일본도를 들고 오크들과 맞서 싸운다. 인디언과 자포니즘의 결합이라니 상상도 못했다. (인디언 샤먼+닌자라니 이게 무슨 워 크래프트의 일리단인가?)

오두막집 지붕 위에 올라가 오크 소부대가 집을 향해 돌격해 오는 걸 대전차 라이플로 응수해 흔적도 없이 소멸시키는데 그쯤 되면 정말 오크들이 불쌍해진다. (대전차 라이플 앞에 중세 병장기를 들고 러쉬하다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오크라니, 톨킨옹이 보시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후반부에 가면 오크 수십 마리(그래봐야 21마리지만)가 한꺼번에 몰려와 투석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주인공 일행의 총화기와 장갑차에 맥을 못 춘다.

근데 이게 또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장엄한 집단 전투가 아니라 숲속에 있는 농장을 배경으로 싸우는 거라서 너무 싼티가 난다.

극후반부에 주인공 일행의 현대 무기에 맞선 오크 군단 비장의 무기로 드래곤 한 마리가 나와서 역공을 가하는데 저렴한 연출로 CG 비용을 아끼다 여기다 한 번에 몰아붓는 인상을 준다.

근데 드래곤이 사실 대형 사이즈라기보다는 와이번 수준의 중형 사이즈인 데다가, 입에서 뿜는 불은 물론이고 건물이나 타죽는 사람도 죄다 CG를 사용해서 싼티를 벗지는 못했다.

그래도 바주카포 맞고도 안 죽고 멀쩡히 깨어나 활약하면서 CG값은 한다. 본작의 끝판 대장은 오크 여왕이지만 드래곤이 더 강력하게 나온다.

작중에 나오는 오크 여왕은 하얀 천을 미라처럼 휘감고 긴 손톱을 과시하며 두 발이 허공에 뜬 채 공중부유로 날아와 저주를 거는 주술사로 나오는데 끝까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결론은 평작. 오크가 현대로 차원이동해서 전직 해병대 출신 주인공과 박터지게 싸운다는 설정만 그럴 듯 하고 실제 결과물은 저예산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B급 영화다.

예고편은 그럴 듯하게 만들었는데 그거 보고 낚여서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비는 150만달러다.

덧붙여 이 작품은 어사일럼 같은 저예산 B급 영화 제작소인 애로우스톰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들었다. 이 작품 바로 이전 작은 2012년에 나온 ‘오솜비’다.

애로우스톰 엔터테인먼트는 오사마 빈 라덴 좀비가 나오는 오솜비로 국내에서도 한때 기사가 실렸지만 사실 업계 데뷔작은 ‘던 오브 더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B급 판타지 영화고, 2013년 올해만 해도 좀비 헌터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 모두가 판타지물이다. (오크 워즈, 사가 ~그림자의 저주~, 드래곤의 왕관 등을 만들었다)



덧글

  • 뷰너맨 2013/10/22 02:56 # 답글

    A급 영화를 기대하고 봤다간 정말(...) 그냥저냥 B-C급 영화로 치고 시간 떼우기용도로만 생각하는게 타격이 덜하더군요... 대작 흉내를 굳이 내기 보단 좀 작게 해도 좋았을테고.

    전체적으로 "블리자드의 블랙손" 으로 만들어 보는게 더 좋지 않았을라나 합니다.
  • 잠뿌리 2013/11/04 18:55 # 답글

    뷰너맨/ 그러고 보면 블랙 손도 주요 적이 오크다 보니 오크 워즈란 제목으로 만들어 볼만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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