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D. : 알.아이.피.디. (R.I.P.D., 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내용은 마약 거래 현장에서 황금 조각을 발견해 파트너 바비 헤이즈와 함께 그것을 몰래 빼돌리려던 닉 워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없던 일로 하려던 중 수년 동안 쫓던 마약 거래상 가르자의 은신처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접하고 무장 경찰들을 데리고 잡으러 갔다가, 갑자기 배신한 바비의 총탄에 맞고 사망한 직후 영혼계의 이상한 사무실로 도착해 고인 전담 사건 처리반 R.I.P.D(레스트 피스 디파트먼트)에서 소속되어 서내 최고의 총잡이인 로이 펄시퍼의 파트너가 되어 망령 잡는 경찰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평범한 형사였던 주인공이 졸지에 인간 세계 이면에 숨겨진 비밀 조직에 소속되어 베테랑 선배와 함께 콤비가 되어 외계인에게 통하는 특수한 총을 가지고 사건 사고를 해결한다!라는 게 1997년에 베리 소넨필드 감독임 만든 ‘맨 인 블랙’의 내용인데 이 작품도 사실 구도만 놓고 보면 딱 그런 필이라 맨 인 블랙의 유령 경찰판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맨 인 블랙에서 외계인이 지구인의 모습을 하고 숨어산다면 이 작품에서는 저승에 가지 못하거나 혹은 가다가 빠져 나온 망령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숨어산다. R.I.P.D는 그렇게 현세에 숨어사는 망령들을 찾아내 제압하는 것이다.

오리지날 설정이 있다면 작중의 유령 형사들은 보통 사람의 눈에 보이는 아바타 폼을 따로 갖고 있어서 주인공 닉의 파트너인 로이를 예로 들면 속알맹이는 19세기 카우보이 할아버지인데 남들 눈에 비치는 모습은 금발벽안의 글래머 미인이다. (참고로 닉의 아바타 폼은 중국인 노인이다)

하지만 참신한 설정은 그게 전부다. 설정 자체는 맨 인 블랙과 비슷하고 스토리 자체는 전형적인 형사 버디물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형사 버디물이기 때문에 너무 단순하다.

그 과정에서 닉, 로이 콤비의 선후배 간에 생긴 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해서 모처럼 고인 처리 전문 사건 부서라는 설정이 붕 떠 버린다.

애초에 말이 좋아 고인 처리 전문 사건부서지, 작중에 나오는 망령은 오컬트보다는 에일리언 같은 느낌을 준다. 그냥 외모만 흉측하게 생겼는데 보통 때는 인간 모습을 하고 숨어 산다.

초반까지는 그래도 망령은 영혼이 썩기 시작한 거라 악취를 내기 때문에 냄새로 식별할 수 있고, 특히 인도 음식에 반응하니 내용이 정해진 질문 매뉴얼을 이용해 본색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이게 중간부터 망령들이 수틀리면 바로 본색을 드러내서 악취나 질문 매뉴얼 등등 앞에 나온 설정이 의미가 없어진다.

애초에 닉이 주도하는 수사 방식도 현대식이고 표적도 분명히 정해져 있으며 사건의 흑막도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망령에 대해서 깊이 파고들 구석이 없다.

망령이란 것도 외모가 흉측한 것 이외에 힘 좀 세고 맷집 좋은 걸 빼면 별 다른 특성이 없어 개성이 부족하다.

주인공 콤비 역시 설정상 유령 형사로 먹지도, 자지도 않고 사망한 시기의 모습 그대로 불로불사라는 설정이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눈에 띠는 특징은 아니다.

모처럼의 사후 세계, 고인 처리 전담 부서, 유령 형사라는 설정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듯한 느낌을 준다. 말로만 유령, 망령이 어쩌고 하는데 실제로 본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나 할까?

액션의 기본은 망령 전용 총탄을 사용한 총기 액션이라서 화려함과 다양성이 떨어진다. 그냥 망령의 머리를 총으로 잘 쏘아 맞히면 다 해결돼서 그렇다.

그래서 액션 파트 부분은 건슈팅 게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분명 망령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총 한 발에 한 마리씩 확실하게 끝장나니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을 준다.

그나마 나은 점은 아군은 사실상 닉과 로이 콤비 단 두 명뿐이고 상대인 망령의 수는 머릿수가 많아서 액션 파트 자체가 비록 건슈팅 게임 같은 분위기라고 해도 나름 몰입해서 볼 만하다.

또 후반부에 차를 타고 적진을 향해 달릴 때의 추격씬이 꽤 볼만했다. 사방에 웜홀이 발생해 여기저기 터지고 무너지는 와중에 망령들을 뿌리치고 달리는데 CG 효과도 적절히 넣어서 재난물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주인공 닉은 15년차 경찰이고 파트너이자 선배인 로이는 19세기 카우보이다. 닉은 감정적이고 반항적이며 현실에 집착하는 반면 로이는 좀 허세 끼가 있긴 하지만 현실에 초연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그래서 작중에 스토리 내내 사사건건 부딪친다.

형사 버디물의 선후배 콤비로서 전형적인 성격과 갈등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닉이 로이를 대하는 태도나 행동이 좀 지나칠 정도로 무례하고 개념이 없어서 보는 내내 불쾌하게 만드는 구석이 좀 있다. (이 콤비의 갈등 관계 해소가 닉이 로이한테 저지른 말, 행동이 심하다는 걸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부터 이루어질 정도다)

아무리 작중에 처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다고는 해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인데 로이가 대인배라서 다 받아주면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19세기 카우보이 출신이라 말투, 행동부터가 어딘가 독특하고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도 실제로 전투력이 높으며 아바타 폼이 금발 벽안의 글래머 미녀라서 거기서 찾아오는 갭과 거기에 얽힌 개그가 깨알 같은 웃음을 줘서 오히려 주인공 닉보다 훨씬 돋보인다.

결론은 평작. 맨 인 블랙의 유령판으로 배경 설정은 그럴 듯 했지만 결국 본편 내용과 스토리는 평범한 형사 버디물에 지나지 않은 작품이다. 뭔가 새롭고 참신한 것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냥 맨 인 블랙의 마이너 버전 정도 되는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면 적당히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닉의 아바타 폼 배역을 맡은 배우는 중국계 미국인 배우인 제임스 홍이다. 작중에 닉이 거울로 자신의 아바타 폼을 보고 ‘쿵푸 팬더에나 나올 것 같은 사람인데요’라는 대사를 치는데 사실 그건 성우 개그다. 실제로 제임스 홍은 쿵푸 팬더에서 포의 의붓아버지이자 국수 가게 주인인 미스터 핑 성우다.

덧붙여 로이의 아바타 폼 배역을 맡은 배우는 슈퍼 모델 출신인 마리사 밀러다.



덧글

  • 블랙 2013/09/09 18:32 # 답글

    라이언 레이놀즈는 계속 망작만 찍고 있네요. 작품이 문제인지 배우가 문제인지...
  • reaper 2013/09/09 18:33 # 답글

    맨인블랙 뿐 아니라 고스트버스터즈랑 질문매뉴얼은 블레이드러너를 떠올리게 하네요 (...)
  • 남채화 2013/09/09 18:48 # 답글

    설정 자체는 약간 [데드 라이크 미] 라는 미드랑 비슷하네요.
    데드 라이크 미에서도 일단 리퍼가 마지막으로 거둔 영혼이 리퍼가 된다는 설정인데
    본래 모습은 자신의 생전 모습이지만 실제적으로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전혀 다르고, 기본적으로 불사라 죽지않고 터프하다는 느낌이거든요.
  • 잠뿌리 2013/09/11 15:34 # 답글

    블랙/ 배우의 운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작품 운이 없는 배우가 여럿있지요.

    reaper/ 만약 유령 설정을 제대로 표현했다면 고스트 버스터즈가 될 수도 있지만 본작의 망령은 너무 외계인이나 뮤턴트스러워서 유령 같은 느낌이 안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남채화/ 이것저것 섞은 게 많지요. 그래서 신선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놀이왕 2013/09/12 10:46 # 답글

    이 영화 만화가 원작이라는군요...
  • 잠뿌리 2013/09/13 14:06 # 답글

    놀이왕/ 설정이 만화 같은 느낌이 들긴 했는데 만화가 원작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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