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왕 이야기(The Sword In The Stone.1963) 미국 애니메이션




1963년에 디즈니에서 울프강 라이트만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디즈니의 18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내용은 영국의 왕 우서 팬드래건이 후계자가 없이 죽고 교회 앞 바위에 꽂힌 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사람이 새로운 왕이 된다는 예언의 글귀가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다가 실패했는데, 엑트로 경이 자신의 아들 케이로 하여금 엑스칼리버를 뽑게 하기 위해 기사로 훈련시키는 와중에 종자인 아더가 숲속에 사는 마법사 멀린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아더왕의 어린 시절을 다루었는데 지금 관점에서 보면 남성판 신데렐라 같은 느낌도 좀 있다. 아더는 기사의 종자로서 엑토르 경, 케이 밑에서 살며 온갖 잡일을 다하는 소년인데 엑스칼리버를 뽑아서 영국의 왕이 되어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뀐다.

작중 아더를 구박하는 엑토르 경, 케이는 신데렐라의 계모와 언니들 남성판 느낌 난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 치고 아더의 활약은 거의 없다. 아더는 거의 관찰자 시점으로 나오고 작중에서 하는 일은 거의 잡일 밖에 없어서 신데렐라의 남성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멀린이 아더를 제자로 삼아 마법을 가르치는 것도 거의 마법 체험에 가깝지, 실제로 무슨 주문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육체보다는 정신적인 성장을 위한 조언을 주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작중에서 아더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

결국 아더가 하는 일은 원작과 똑같이 기사들의 토너먼트에 종자로 나왔다가 케이의 칼을 챙겨오지 못해서 교회 앞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를 빼왔다가 영국의 왕이 되는 것이다.

말이 좋아 진정한 용기와 지혜를 배우는 거지 실제로 작중에 아더가 그걸 깨우치거나 자각하는 건 아니다. 억울해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의 감정 표현은 하는데 그렇다고 뭔가 성장을 하는 것도, 종자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발빠지게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미 영국의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났고 정해진 결말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그런데 애가 어려도 너무 어리니까 왕으로서의 품위나 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별로 감흥이 없다.

마녀의 도움을 받아 유리 구두를 신고 무도회에 가서 왕자의 마음을 후린 신데렐라보다도 활약상이 적다.

물론 작중 아더가 이 작품을 보는 아이들이 감정이입 대상이란 걸 생각하면 그렇게 만들 수도 있다고 납득은 가지만, 주인공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이 약해서 아무래도 좀 아쉽다. 차라리 멜린이 기르는 부엉이인 아르키메데스가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다.

그래서 사실 볼만한 건 멀린의 마법뿐이다. 아더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갖가지 마법을 선보인다.

청소 도구가 스스로 움직여 청소를 하게 만들거나 아더, 멀린이 물고기가 되거나, 다람쥐, 새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극후반부에 나오는 마녀 핌과의 변신 대결로 이건 지금 봐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그 장면만 따로 놓고 보면 아더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도 모를 정도다.

주조연의 위치가 바뀌어 멀린이 진 주인공이고 아서는 병풍 내지는 공기 주인공이다 보니 작품의 완성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 그 때문에 본작은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디즈니 영화들은 질이 떠진다는 혹평을 들었다. (솔직히 주인공 아더가 하는 짓거리나 비중을 보면 그런 평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빡친 디즈니에서 1934년에 영국의 소설가이자 여배우 P.L 트래버스가 쓴 시리즈 소설 메리 포핀스를, 1964년에 로버트 스티븐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로 만들어 비평, 흥행 둘 다 크게 성공하고 그 당시 온갖 영화제에서 영화상을 휩쓸었다.

결론은 평작. 제목은 아더왕이지만 멀린만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디즈니에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출판사들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이 작품에 나온 장면을 책표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극중 삽입곡을 레코드와 악보로 만들어 판매했다.

덧붙여 본작에서 멀린과 마법 대결을 벌인 숲속의 마녀 밈은 공식 명칭이 마담 밈인데 역시 그 존재감과 캐릭터성 덕분에 디즈니 관련 애니메이션, 게임에서 자주 나온다.

1992년에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나온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의 월드 오브 일루젼’에서 4스테이지 보스로 나오고, 킹덤 하츠 시리즈에서도 출현한다.

추가로 작중에 마담 밈이 잠깐 동안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긴 머리 거유 미인으로 60년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감탄할 정도로 상당한 미모를 자랑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마담 밈 젊은 시절 버전의 팬픽과 코스프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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