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선 (Soleil Rouge.1971)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1년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합작으로 테렌스 영 감독이 만든 서부 영화. 찰스 브론슨, 알랑 드롱, 미후네 토시로가 주연을 맡았다. 원제는 솔레일 루즈. 북미판 제목은 레드 선이다. 당시 더빙되었던 언어는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3개 국어가 있었다.

내용은 1871년 미국과 일본이 수교를 맺어 일본 천왕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물인 명품 일본도를 선물하기로 결정해 일본 대사가 그것을 갖고 사무라이를 대동하여 워싱톤으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했다가, 기차 내부에서 링크 스튜어트와 곳치 ‘거취’ 킨크가 이끄는 노상강도단에게 습격당하고 외부로는 인디언 강도들까지 만나 혼란스러운 와중에, 거취는 일본 대사로부터 일본도를 빼앗아 가고 링크는 화물칸을 털다가 인디언의 다이너마이트 공격에 의해 의식을 잃고 무리에서 떨어졌는데 이후 몸을 추스른 뒤 일본 대사를 호위하던 사무라이 쿠로다 쥬베이와 함께 빼앗긴 보물을 되찾으러 떠나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의 소재는 꽤 독특하다. 서부를 배경으로 한 카우보이 영화인데 거기에 어울리지 않게 일본 사극에나 나올 법한 사무라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근데 그 사무라이와 카우보이가 콤비를 이루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니 정말 같은 서부극 영화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큼 참신했다.

문화나 사고방식이 서로 전혀 달라서 같이 여행을 하는 내내 티격태격하는 게 자잘한 재미가 있다. 또 카우보이의 총질과 사무라이의 검술이 동시에 나오니 액션도 꽤 신선했다.

하지만 이 두 콤비의 조합과 액션 파트의 활약을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띠는 것도, 인상적인 것도 없다.

스토리는 빼앗긴 보물을 되찾으러 간다는 것으로 굉장히 단순해서 좀 재미가 없다. 영화 전체적으로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낮아서 1시간 내내 사무라이와 카우보이의 꽁트를 보는 것만 같다.

거기다 쿠로다 쥬베이 같은 경우는 그렇다 쳐도, 링크의 동기는 좀 설득력이 떨어졌다.

거취가 자신을 배반하고 보물 칼을 빼앗은 뒤 달아났다고 하는데.. 거취의 배반은 처음부터 예정된 게 아니고 사실 링크가 화물칸 털다 인디언의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은 걸 방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줄거리대로라면 분명 최종 보스는 거취가 되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인디언들이 나타나 풀숲에서 최종 결투가 벌어지는 등 설정이 좀 허술하다.

게다가 최종 결투 때는 원한을 잊고 다들 한 팀이 되어 잘 싸우다가 싸움이 끝나니 갑자기 서로 죽고 죽이는 참사가 벌어지니 좀 당황스럽다.

그리고 이 작품 포스터나 홍보물 보면 거취, 링크, 쥬베이, 크리스티나 등 4명의 인물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놓았는데.. 포스터만 보면 주인공 파티 3~4인의 서부 대모험! 느낌이 나겠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다.

사실 거취는 악당. 크리스타는 준 악당. 주인공은 링크, 쥬베이이기 때문에 4명의 인물이 비중이 동등한 게 아니라 큰 차이가 나며, 출현씬 역시 차이가 많다.

링크, 쥬베이가 카우보이와 사무라이 콤비라서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과 출현씬을 갖고 있고 거취는 악당 보스고 주인공 콤비가 찾아야 할 적이다 보니 비중은 커도 출현씬은 두 사람에 비해 한참 적다.

여주인공, 아니 뭔가 좀 어설픈 여악당으로 분류해야 할 크리스타의 비중은 그야말로 공기 신세다.

크리스티나 배역을 맡은 배우는 우슬라 안드레스로 스위스 출신의 여배우로 007 살인번호의 본드걸 허니 라이더 역으로 출현한 바 있지만, 포스터에 다른 3명과 함께 나오는 건 북미판, 세계판에 한정되어 있지 일본판 포스터에서는 아예 빠져 있을 정도다.

이 작품에서 미후네 토시로가 배역을 맡은 쿠로다 쥬베이는 완고하고 충직한 무사로 나온다.

서양에서 동경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미화, 즉 자포니즘의 정점을 이루어 칼 한 자루로 총 든 상대와 싸우고 왕의 보물인 일본도를 찾기 위해 제 한 몸 바치는 충절과 사창가에서 붕가붕가해도 예를 갖출 줄 알고 설산 위의 웅덩이에 맨몸에 훈도시 하나 입은 채 냉수마찰을 하는 등 자포네스크 무사의 패기를 보여주니.. 일본 사람이 보면 멋지게 보일지 몰라도 다른 나라 사람이 보면 좀 지나친 미화에 보기 거북할 수도 있다.

결론은 평작. 카우보이와 사무라이 콤비라는 게 이색적이긴 하지만 그 설정 이외엔 달리 볼 게 없는 작품이다. 아무리 찰스 브론손, 알랑 드롱 같이 당대 유명 배우가 나와도 서부 영화치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촬영 이력이 매우 글로벌하다. 장르가 서부극, 즉 웨스턴 필름인데.. 미국인 배우 찰스 브론손, 프랑스 배우 알랑 드롱, 일본인 배우 미후네 토시로, 스위스 여배우 우슬라 안드레스, 영국인 감독 테렌스 영이 스페인에서 촬영을 했다.

덧붙여 알랑 드롱은 이 작품을 통해 헐리웃에 진출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추가로 일본판은 개봉 당시 제목을 바꾸지 않고 북미판 제목인 ‘레드 선’을 그대로 들여왔지만 일본어 발음으로 읽으면 ‘렛도 산’이 됐는데, 1년 후 한국에서 일본을 거친 간접 배급으로 들여와서 국내명을 ‘렛드 선’이라고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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